러 극동대학 '발해연구소' 창립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국립극동대학(총장 쿠릴로프)이 발해사 전문 조사연구기관을 표방하는 '발해연구소'를 창립한다.

이런 사실은 최근 이 대학이 한국의 관련 기관과 연구자들에게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연구소 창립행사를 통보하며 참석을 요청한 것을 계기로 알려지게 됐다.

지난 92년 이후 연해주 지역 발해사 조사연구를 벌이고 있는 고려학술문화재단(이사장 김창수) 나선화 이사(이화여대박물관 학예실장)는 "극동대학에서 발해연구소 창립을 통보하면서 창립식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26일 말했다.

문화재위원을 겸하는 나 이사는 "러시아의 주요 대학이 발해연구소를 창립한다는 사실은 연해주 지역 발해사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인 우리로서는 대단히 의미 있는 사건"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한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과 중국, 일본측도 광범위하게 참가하는 발해 연구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동대학은 1995년에는 고려학술문화재단 지원에 의해 '한국학대학'이라는 단과대학을 별도로 설립해 이 분야 전문인력을 길러내고 있다. 특히 이 단과대학에서 배출된 일부가 발해사 연구에 투신하고 있다.

극동대학은 발해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고려학술문화재단을 포함한 국내 여러 기관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등지의 이웃 나라 관련 기관과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측이 추진하는 소위 동북공정과 관련, 연해주 지역 발해사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증폭되고, 나아가 그에 대한 대항적 측면에서 중국 또한 이 지역 발해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시점에서 극동대학의 행보는 주목을 요하고 있다.

한국 문화재청 산하 국립기관들인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한국전통문화학교 외에 고구려연구재단,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등의 기관이 연해주 지역 발해 및 선사유적 조사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또한 러시아 당국에 이 지역 공동 학술조사를 제의한 사실이 최근 여러 통로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 김태식 기자 2005-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