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 불허' 운동장 잔디 엎어

최근 경기도 양평 모중학교 체육교사가 외부인사들의 운동장 사용 저지를 위해 축구경기중인 운동장에 트럭을 몰고 돌진한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이번에는 안성 모 초등학교가 동문회 체육대회를 막기위해 잔디운동장을 갈아엎는 일이 벌어졌다.

20일 안성 A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B교장은 지난 16일 학교 용원에게 지시, 이 학교 잔디운동장 1천여평 가운데 골대 근처 100여평을 트랙터를 이용해 갈아 엎었다.

B교장은 운동장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동문들의 모임인 H회가 이곳에서 체육대회를 강행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운동장을 갈아엎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문회측은 이로 인해 잔디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열지 못하고 인근 다른 운동장에서 체육행사를 가졌다.

학교측은 20일 오전 갈아엎은 잔디운동장을 모두 원상복구했다.

이와 관련 이 학교 총동문회는 도(道) 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올린 글을 통해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동문들과 체육행사를 가지려 한 것 뿐인데 학교측이 운동장을 갈아엎은 것은 유감"이라며 "B교장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6월말에도 H회가 잔디운동장을 사용하면서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고 차량을 몰고 운동장 안으로 들어와 잔디를 훼손한 것은 물론 교장과 언성을 높이며 말싸움까지 벌였다"며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고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이번에 운동장 사용을 불허했는데도 불구하고 H회측이 체육대회를 강행하려 해 운동장을 갈아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 잔디운동장은 동문회원들의 조카나 자녀들이 교육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라며 "학교와 동문회가 화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동문회에서도 모교 시설에 대해 보다 애정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에는 양평군 개군면 모 중학교 체육교사가 학교측이 운동장 사용을 거부했는데도 대한축구협회측이 '경기도내 저학년 2차 리그' 축구대회를 여는데 항의, 트럭을 몰고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운동장으로 돌진했었다.

(연합뉴스 / 김광호 기자 2005-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