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회] 국사편찬위원회, 상고사 토론회 개최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은 우리 상고사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동북공정의 논리에 의하면, 고조선은 중국 전국시대 연(燕)나라의 속국(屬國)이었으며, 그 지위가 진(秦) 제국과 한(漢) 제국에까지 이어지다가, 결국 한사군으로 귀결되면서 완전히 중국 군현으로 편입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우리의 상고사 체계를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써, 학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분노를 유발시키는 한국사 왜곡임이 분명하다.

고조선사가 한국사의 서장임은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고조선의 시작을 어느 시기로 볼 것인가, 고조선의 위치를 어디로 설정할 것인가 등 역사의 가장 기본적인 시, 공간 문제 등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학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하여 아마츄어 역사학자인 이른바 '재야사학자'들이 민족사의 입장에서 고조선사의 시, 공간을 확대해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하면서, 국내에서 고조선사에 대한 논의는 아주 복잡한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재야사학 내부에서 다양한 이설들이 제기되면서, 상고사 문제에 더욱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재야사학 내부에는, 고조선 이전에 '치우천황'이나 '환인천제'의 시대를 주장하는 입장도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단군조선'을 부정하고 이른바 '기자조선'부터가 우리의 역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재야사학계 내부에 국사학계와의 의견 차이보다 더 큰 서로간의 입장 대립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야사학계의 현실은 일차적으로 그동안 재야사학자들을 위한 공동 토론의 장이 없었다는 데서 기인하는 문제이다. 중국의 고조선사 왜곡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기존 국사학계뿐만 아니라 재야사학계의 입장에서도 우리 상고사를 점검하고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재야사학자들은 국사학계의 연구 성과를 비판하면서 '흔들기'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국사학계와 재야사학계의 시각 차이를 극복하고, 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상고사의 틀을 세우기 위해서는 '흔들기'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국사학계와 재야사학계 사이의 생산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먼저 재야사학계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입장 차이를 점검하고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국사편찬위원회는 재야사학자들을 중심으로 상고사 토론회를 준비해 보았다. 그동안 재야사학자들이 국사학계의 학술회의에 토론자로 참가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재야사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직접 발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번 상고사 토론회에서는 '고조선사의 제문제(諸問題)'라는 주제로 국사찾기협의회 회장 고준환 교수(경기대 법학부) 등 아마츄어 역사학자 3명이 발표하고, 그에 대해 서영대 교수(인하대 사학과) 등 대학 및 박물관에 소속되어 있는 전문 역사학자 3명이 지정 토론하는 이례적인 형태로 진행될 계획이다.

그리고 종합토론 시간에는 고구려연구회 회장 서영수 교수(단국대 역사학전공)의 사회로 발표자 및 지정토론자 6명 외에, 박용준 씨(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등 아마츄어 역사학자 2명이 추가로 더 종합토론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재야사학계 내부에도 서로 다른 입장 차이가 존재하고 있음과, 또 장차 국사학계와의 생산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재야사학계 내부의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 반복되던 재야사학계와 국사학계 사이의 논쟁을 위한 자리라기보다는, 그동안 마련되지 못했던 재야사학계의 다양한 가설을 경청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표자인 국사찾기협의회 고준환 회장(경기대 법학부 교수)은 그동안 국사학자들이 위서로 취급해 온 ≪규원사화≫≪환단고기≫ 등을 재평가하여, 단군조선의 실사(實史)를 전하는 중요 사료로 적극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두 번째 발표자인 박찬덕 씨(유교문제연구소)는 단군조선은 비과학적 설화에 근거한 것으로 실존(實存)의 역사가 아니라고 비판하면서, 나아가 우리의 고대사는 만선사관(滿鮮史觀)을 주장한 일제의 잔재인 '고구려중심사관'을 청산하고 ≪삼국사기≫ 등 우리의 국사서 기술대로 신라→고구려→백제의 순서로 다시 환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 발표자인 국사광복회 최재인 씨는 만주대륙에서 발생한 동이의 숙신족이 서남쪽으로 남진하여 황하문명을 건설했으며, 중국 동북지방의 문명은 아세아족의 근원인 숙신의 문화로부터 중국황하문명으로 이전되었다고 주장한다.

■ 일정

- 일시 : 2005년 9월 23일(금) 오후 1시∼오후 6시
- 장소 : 국사편찬위원회 국사관 3층 대강당
- 주제 : 古朝鮮史의 諸問題
- 주최 : 국사편찬위원회
- 주관 : 한국고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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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5-9-15)

제도권·민족자주사학자들 만나 "고대사 규명"

중국의 ‘동북공정’ 정책과 일본의 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우리 고대사 문제가 역사학계의 난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중심으로 제도권 사학자들과 민족자주 사학자들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만열)는 오는 23일 오후 1시 경기도 과천의 국사편찬위원회 대강당에서 민족자주 사학자들을 초대한 가운데 ‘2005년 상고사 토론회’를 갖는다. 국가 공공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가 민족자주 사학자들을 불러 함께 학술행사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조선사의 제(諸)문제’라는 부제가 붙여진 이번 토론회에는 고준환 국사찾기협의회 회장(경기대 교수)과 박찬덕 유교문제연구소 대표, 최재인 국사광복회 회장 등이 차례로 나서 각각 ‘단군조선의 실사(實史)’, ‘고조선과 한사군의 위치 및 한민족 뿌리문제’, ‘중국 동북지방의 상고사문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정토론자로는 서영대 인하대 사학과 교수, 김성환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관, 복기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학예연구원이 각각 선정됐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하는 한국고대학회 이융조 회장은 “평소 많은 이견과 논란이 있어 온 한국 고대사와 관련된 주제에 대해 상호 이해와 공통된 해석을 가질 기회가 필요하다는 바램에서 이번 토론회가 이뤄졌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학술행사가 우리 상고사 전개과정의 구명에 일대 전환점을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첫번째 발표자로 나서는 고준환 국사협 회장은 “우리 민족이 통일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려면 사대식민사관 등으로 왜곡되고 잘 못 알려진 한국사 즉, ‘2000년 반도의 패배사’를 극복하고 단군조선 2095년사를 포함한 ‘반만년 대륙의 영광사’를 바른 국사로 되찾아 올바르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어서 학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고 회장은 21일 “지금까지 사대식민사학자들은 단군조선을 단지 신화로 간주, 2095년 동안 실존했던 역사를 부정하는 쪽으로 일관해 왔다”며 “현존하는 단군조선 시대의 유물유적과 ‘환단고기’, ‘규원사화’ 등 사료적 가치가 있는 문헌자료 등을 통해 단군조선이 실사임을 명백하게 밝힐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 송성갑 기자 2005-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