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 통일국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통일국가를 묻는 시험문제를 내면 보통 교과과정을 이수한 대부분 사람들은 ‘통일신라’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최초 통일국가를 외세의 도움없이 고구려와 발해의 많은 영토를 회복한 ‘고려’로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교육대학원 노보영(26·여)씨의 석사논문 ‘남북한 국사교과서의 고려사 서술 비교’에서 남북한 역사교과서인 ‘국사’와 ‘조선력사 4’의 고려사를 비교한 결과 50년 이상의 분단 상황과 이념 차이로 남한은 대체로 정치·사회적 지배세력에 큰 비중을 뒀고, 북한은 역사의 주체를 사회 대중이라고 보고 교과서를 만들어 서로간에 이질화된 내용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 따르면 거란과 몽골전쟁 부분을 ‘국사’에서는 장수들의 활약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을 설명했지만, ‘조선력사 4’는 설화에 나오는 설죽화의 활약을 역사적 인물처럼 다루는 등 대중의 역할을 강조했고 이런 상황을 만든 지배세력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했다.

노씨는 “남북한이 역사를 보는 관점이 분명히 다르므로 견해의 차이를 좁히는 방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남북한 역사학의 공통점을 찾아내 교류와 공감의 폭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 이귀전 기자 200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