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닷컴, '중국의 지배' 현실화

중국 닷컴이 엄청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급상승하고 있다.

세계 인터넷 사이트의 순위를 측정하는 알렉사(Alexa)의 지난 12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 사이트 순위(트래픽 기준) 20위권 안에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닷컴이 7개나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전만해도 20위권 진입은 엄두도 못냈던 중국 닷컴들이 파죽지세의 기세로 '사이버 월드'를 휩쓸고 있는 것.

중국 닷컴 중 20위권에 올라 있는 곳은 바이두(5위), 시나(6위), 163닷컴(9위), 소후(10위), 큐큐(12위), 3721닷컴(14위), 올에스(20위) 등이다.

이중 바이두, 시나, 163닷컴, 큐큐,소후 등은 종합 포털 사이트로 게임포털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바이두는 중국 검색 시장에서(8월말 현재) 점유율 53%로 구글(32%)을 밀어내고 현지 시장에서 토종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 세계 웹사이트 트래픽 순위

163닷컴도 중국에서 자체 제작한 온라인 게임 '몽환서유'로 현지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기세는, 20위권에 8개 사이트를 올려 놓은 미국과 견줘 봐도 거의 대등할 정도.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을 앞지르는 것도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6월 인터넷 사용 인구 1억300만명을 기록, 미국(현재 1억3천만명 추정)에 이어 처음으로 1억명 시대를 열었다.

이는 일본 전체 인구와 맞먹는 것으로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 6억9천여만명 중 7명에 1명 꼴로 중국인이라는 뜻이다.

또 중국의 인터넷 사용인구 비율은 7.9%로, 67%인 미국에 비해 잠재 성장 가능성은 엄청나게 크다.

중국은 지난 상반기동안 전년 동기 대비 900만명이 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NHN(15위)과 네이트(19위)만이 20위권에 들었다.

2,3년전만해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당당히 올려 놓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위상이 적잖게 떨어진 것이다.

국내 인터넷 사용인구가 3천257만명으로 1억명이 넘는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역부족인 데다, 이용 인구율은 71.9%로 거의 정점에 올라 있고, 해외 시장 개척은 아직 성과가 미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진출 현황을 보면, 중국만 봐도 NHN이 인수한 게임포털 '아워게임'은 현지 순위 84위, CJ인터넷이 시나닷컴과 공동 운영중인 '아이게임'은 10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일본도 NHN의 게임포털 '한게임재팬'이 25위, 나머지는 100위권 밖에 있으며, 미국은 다음이 인수한 라이코스가 55위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정우철 동양증권 연구원은 "2년 전만 해도 20위 안에 미국과 한국 닷컴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지금은 20위 안에 중국의 7개 기업, 일본의 2개 기업이 들어오면서 미국은 소폭, 한국은 대폭 밀린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세계 인터넷 사용자 저변으로 볼 때 영어나 중국어 서비스를 하지 않을 경우 이런 추세를 반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뉴스24 / 이관범 기자 2005-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