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추석 세계문화유산 신청 준비

중국이 추석인 중추제(中秋節)를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신청 준비에 나섰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신랑(新浪ㆍsina.com.cn)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 문화부는 오는 18일의 추석을 전후해 전문가회의를 열고 중추제를 세계 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문제를 확정할 방침이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 신청은 해당 지방이 하도록 돼있지만 중추제는 중국 전국의 공통적인 명절이기 때문에 중앙 부서인 문화부가 신청을 주도키로 했다.

또 관계 부문들은 조만간 중추제 세계 무형 문화유산 신청을 위한 대사 선정과 휘장을 공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중국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의 인터넷 망인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 화교의 인터넷 사이트 중궈차오왕(中國僑網), 페이샹(飛翔)공익기금 등 민간단체들은 8일 이미 인터넷망을 통해 73만명의 네티즌으로부터 중추제의 세계 무형 문화유산 신청 지지 서명을 받았다면서 추석전에 준비 절차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중추제는 흩어졌던 가족이 모여 단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동양 사상이 내포돼 있고, 중국의 전통 명절이어서 유네스코 세계 무형 문화유산 등재 자격이 있다는 것이 중국측의 주장이다.

또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3천만여명의 화교들을 단합시키고 조국애를 불어 넣어보려는 의도도 세계 무형 문화유산 등재 추진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네스코는 2년에 한번 세계 무형 문화유산 신청을 받고 한 국가는 한번에 한 개의 무형 문화유산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중추제의 무형 문화유산 신청은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은 강릉시가 지난 3월 `강릉 단오제'를 세계 무형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 신청한데 자극받아 한국과 공동으로 단오제를 유네스코에 신청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연합뉴스 / 조성대 특파원 2005-9-9)

신라문화와 가야문화가 빚어낸 추석

조선후기에 편찬된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비롯한 한반도 계통 세시기를 남북조 시대에 나온 「형초세시기」 등의 중국측 세시기와 비교하면 여러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두 지역 사이에 상당한 공통분모가 확인되기도 하지만, 역사문화적 및 지역적 차이에서 기인한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는 분명한 차이점도 아울러 관찰된다.

그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1월1일 설날과 1월15일 정월 대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원단(元旦)이라고 하는 설날에 가장 많은 세시 행사가 집중돼 있는 것과 달리, 한반도 문화권에서는 대보름 관련 습속이 여타 절기를 압도한다.

이는 아마도 중국이 1월1일을 새해 첫날로 간주한데 비해 한반도 문화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실질적인 새해 시작으로 여긴 데 따른 흔적으로 간주된다.

이런 극명한 차이는 8월15일 중추절(仲秋節), 즉, 추석(秋夕)에서도 반복된다.

「형초세시기」를 보면 8월15일이 유별난 절기로 간주된 흔적이 도대체 없다.

즉, 이 문헌에서 8월 관련 세시로는 이달 14일에 "민간에서 어린아이 이마에 붉은 묵으로 점을 찍는데, 이를 천구(天灸. 하늘의 침)라 하니, 병을 막기 위함이다" 는 기록과 함께 이날 다섯 가지 색깔을 넣은 명낭(明囊)이라는 주머니를 만들어 찬다는 내용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8월15일이 한반도를 건너오면 사정은 전혀 달라져 중국 문화권에서는 좀 처럼 볼 수 없는 새로운 습속이 대거 등장한다. 송편을 만들어 먹고, 성묘를 하며, 씨름대회를 여는가 하면, 닭 붙잡기 놀이판도 벌이며, 줄다리기 게임도 펼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추석 중시 전통은 한반도 자체적인 전통에서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동국세시기」를 비롯한 거의 모든 조선시대 세시기에서 한가위는 신라시대 습속에서 비롯된다고 간주하고 있는 점은 주목을 요한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의하면 한가위는 신라 유리왕(재위 서기 24-56년) 때 왕경(王京) 6부(六部)를 두 패로 갈라 여인들로 하여금 길쌈놀이를 하게 한데서 비롯됐다가 알려져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추석 성묘 전통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도 궁금하다.

이와 관련해 「삼국유사」에 축약해서 실린 김해 일대 금관가야 왕국에 대한 간단한 역사기록인 「가락국기」가 주목을 요한다.

이에 의하면 시조 수로왕이 사망한 뒤 그 아들 거등왕(居登王) 이후 마지막 구충왕(仇衝王)에 이르기까지 금관가야 후대 왕들은 수로왕 사당에 매년 일정한 날에 제사를 지냈다. 그러면서 「가락국기」는 그 제삿날이 정월 3일과 7일, 5월5일, 그리고 8월5일과 15일이었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자료에 의하는 한 8월15일 성묘 전통은 이런 가야의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8월15일을 술과 풍성한 음식, 요란한 음악으로 장식하는 놀이 문화는 신라요, 그에 대비되어 엄숙하게 재계하고 제사하는 의식은 가야에 각각 뿌리가 닿고 있다는 사실이 묘한 대비와 습합을 아울러 이루고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 / 김태식 기자 2004-9-26)

[전교학신문]성균관 전례 연구위 황의욱위원이 말하는 명절예절

①우리나라 4대 전통명절은? ②한가위 유래와 관련된 신라시대의 왕은? ③추석때 조상께 올리는 의식엔 제사와 차례 중 어떤 용어가 적합한가? ④절을 할 때 몇번 하는가? 당신은 이상의 추석관련 퀴즈에서 몇개를 맞힐 수 있는가. 만일 2개 이하라면 이번 추석만은 신문에 난 개봉영화 정보만을 뒤적이는 유유자적파에서 벗어나 전통예절 공부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 황의욱 성균관 전례연구위원회 상임위원에게 명절에 알아둬야 할 전통예절에 대해 들어봤다.

◇ 추석의 기원 = 설 한식 단오 추석등 전래 4대명절 중 하나.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제3대 유리왕때 길쌈 장려를 위해 6부의 부녀자들에게 내기길쌈을 시켰다. 두패로 나누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해 7월16일부터 날마다 6부의 뜰에 모여 길쌈을 하게 했다.

8월15일에 그 공이 많고 적음을 살펴서 지는 쪽은 술과 밥을 장만, 이긴 편을 축하해주었다고 한다. 서라벌에선 이날 8월15일을 가배라고 했는데 이것이 한가위라는 신라의 큰 명절이 되어 내려왔다. 한은 正(정)의 뜻으로 한가운데, 즉 8월 중에서도 한가운데의 날임을 뜻한다.

◇ 차례와 제사의 차이점은? = 명절날 조상께 올리는 의식은 제사가 아니라 차례란 표현이 정확하다. 제사와 차례의 차이점은 이렇다. 제사는 3사람이 술을 한 잔씩 올리는 정식의례다(三獻三酌). 반면에 추석은 단헌단작(單獻單酌)으로 1사람이 1번만 잔을 올리면 된다. 차례란 것은 차를 한 잔 드리는 것과 같이 간단한 제사란 의미다.

즉 제사보다 한층 간결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차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주자가례’를 기본으로 했으나 실정에 맞게 변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차례상엔 그 해에 난 햇곡식 햇과일을 올리는 것을 중심으로 차리면 된다.

◇ 절하는 법은? = 명절 때 가장 헷갈리는게 절하는 방법. 대충 우왕좌왕하다가 얼떨결에 끝내 다음 명절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게 바로 절예절이기도 하다. 알고보면 쉬운 절예절로 이번에는 확실히 하도록 하자.

Q: 절은 몇번 해야 하나?

A: 남자는 양이라 기본수가 1 이며 여자는 음이라 기본수가 2 이다. 남자가 1번 절하면 여자는 2번 절하게 되며 의식때는 기본횟수의 2배를 하게 된다.

Q: 차례를 지낼 때 여자와 남자가 서는 쪽이 다른가. 보통 남자는 앞줄에, 여자는 뒷줄에 서는데 이게 맞는 예법인가?

A: 아니다. 차례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앙을 기준으로 동쪽에는 남자, 서쪽에는 여자가 서는게 맞다. 착각하는 것중 하나가 여자는 차례 등에 참례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 잘못이다. 전통시대에도 여자는 차례 제사 등에 남자와 같이 참여했다. 성별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는 것역시 절의 횟수와 마찬가지로 음양의 이치에 따라서다. 동쪽이 양이고 서쪽이 음이기 때문이다.

하늘, 강하고 밝음이 양이며 땅, 순수하고 짙은게 음이다. 하늘같은 남자, 땅같은 여자란 표현도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결코 고하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Q: 큰 절을 할 때 성별에 따라 손의 위치가 달라지는가.

A: 그렇다. 또 강조할 것은 흔히 차례를 지낼 때 평절로 큰절을 대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예절에서 벗어난 것이다. 반드시 큰 절을 해야 한다.

여자는 길사때는 오른손이 왼손 위로 오게 모으고, 남자는 반대로 한다. 각각 여자는 4번, 남자는 2번 한 뒤 일어나서 두손을 앞으로 모아 공수한다.

◇ 친척 일가 모임에서의 바른 호칭? = 명절 등 오랜만에 일가친척 모임에 가면 연상의 항렬낮은 조카뻘 ‘어른’이 있게 마련. 이럴 땐 行高年高(항고연고)라 해 일단 항렬이 우선이다. 다만 항렬이 나보다 낮더라도 말은 높이는게 상식이다.

또 흔히 작은 아버지를 삼촌이라 부르는데 이또한 잘못된 것이다. 삼촌은 촌수를 말하는 것으로 작은 아버지, 숙부 등이 올바른 호칭이다.

(세계일보 / 김성회 기자 2004-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