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대신 벌떼 습격받은 중대장

훈련 중 벌떼 습격으로부터 부하들을 피신시키고 자신이 대신 벌에 쏘여 실신까지 했던 중대장이 있어 부하사랑의 미담이 되고 있다.

육군 3사단 예하 혜산진부대 박준모(29) 대위는 지난 1일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에서 전술훈련을 실시하던 중 중대원 김모(21) 일병이 위험하기로 소문난 장수말벌 벌집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이에 중대원들을 긴급 대피시키던 박 대위는 급기야 성난 말벌들이 김모(23) 병장을 향해 돌진해오자 김 병장을 밀쳐내고 자신의 방향으로 말벌들을 유도했다.

말벌떼에 쏘인 박 대위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실신해 부대 의무실로 긴급 후송됐으며 해독 주사 등 응급조치를 받고 깨어날 수 있었다.

박 대위는 평소 병사들이 수능공부를 할 수 있도록 `수능 만점방'이라는 동아리를 결성하고 자비로 수능 문제집과 참고서 300여권을 마련해 주는 등 남다른 부하사랑을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대 관계자는 "가을철 독이 오를대로 오른 장수말벌에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면서 "전쟁을 상정한 훈련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박 대위의 행동은 부하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살신성인의 정신과 진배없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 / 이해용 기자 200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