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에 찢긴 미국] 겉으론 "지원 약속" 속으론 "자업자득"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미국에 세계 각국이 앞다퉈 지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4일 현재 지원 의사를 밝힌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60개국이다. 유엔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유럽연합(EU)도 석유를 비롯한 각종 물자를 대기로 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영국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미국을 돕겠다"고 밝혔다. 호주가 750만 달러, 중국이 10만 달러를 내기로 약속했다. 일본은 미 적십자사에 20만 달러를 기부하고 천막.발전기.물탱크 등 구호장비 30만 달러어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와 닛산이 각각 500만 달러와 50만 달러를 쾌척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웠던 쿠바와 베네수엘라가 지원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100만 배럴, 통조림 50t, 식수 20t, 담요 5000장 등을 보내겠다고 제의했다. 지난해 말 지진해일(쓰나미)로 큰 피해를 본 인도가 500만 달러를, 스리랑카가 2만5000달러를 낸다.

그러나 카트리나로 찢긴 미국을 바라보는 각국의 시각은 이중적이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자업자득'이란 냉소적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독일 잡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3일 카트리나 관련 기사를 내보내면서 '미국, 카트리나 재앙 계기로 지구 온난화 방지 필요성 절감해야'라고 제목을 뽑았다. 기사에서 위르겐 트리틴 독일 환경장관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환경정책이 결과적으로 카트리나 대재난을 초래했다"고 통렬히 비난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목표치를 정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매몰차게 거부해왔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재앙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모르는 미국에 대한 신의 경고"라는 표현도 썼다.

이탈리아의 유력 환경단체인 '레감비엔테'는 "카트리나 재앙은 9.11 테러에 견줄 만한 드라마틱한 사건"이라며 "미 행정부는 환경정책을 즉각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지금처럼 해수면 온도가 계속 올라가면 매년 미 대륙을 향해 북상하는 허리케인의 위력도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환경기구에 따르면 20세기 지구 온도는 섭씨 0.7도 올랐고, 이에 따라 해수면 온도도 섭씨 0.6도 상승했다.

50만 달러를 긴급 지원키로 한 일본도 냉소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이와마 구이치 와코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과의 인터뷰에서 "카트리나로 인해 앞으로 상당 기간 고유가 행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은 모든 분야에서 에너지 절약이 생활화돼 있어 배럴당 70달러까지 올라가도 버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미국은 한동안 적잖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사히와 요미우리 신문도 이날 "과거에도 수차례 카트리나급 태풍이 지나갔음에도 여전히 낮은 수준의 치수 대책을 고집한 루이지애나주 정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재난방지 대책에 있어서는 일본이 미국보다 몇 수 위"라고 꼬집었다. 한 이슬람 웹사이트는 4일 "카트리나는 신이 우리 편에서 싸우라고 파견한 전사(戰士)"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 박신홍.기선민 기자 2005-9-5)

美 9·11땐 ‘불구경’ 이번엔 ‘물구경’

부시 행정부의 재난대처 방식의 서투름이 연일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속히 움직이지 않는 관료주의로 인해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에 대처하는 미국 구호 시스템의 ‘실패’ 사례가 속속 터져나오고 있다. 9·11 테러 때의 구호작전 대실패 이후 미 정부가 4년간 수백억달러를 들여 대폭 정비한 재난방지 및 구호 시스템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피해현장 한쪽에서는 약품과 의료인력이 남아도는 반면 불과 몇 ㎞ 앞에서는 수백여명의 의사들이 놀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AP통신은 4일 외과의사 100여명이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이동병원이 피해현장을 눈앞에 두고도 미시시피주 농촌지역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은 테러 및 자연재해 관리의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가 9·11 이후 대형 재난에 대비, 거액의 예산을 들여 마련한 113개 병상과 최첨단 장비를 갖춘 곳이다. 그러나 연방·주정부간 의사소통 문제로 뉴올리언스와 빌록시 사이를 오가다 환자를 한 명도 돌보지 못한 상태로 닷새나 보냈다.

이 병원 의사 프레스턴 리치는 “비상벨이 울리고 긴급 e메일이 보내져 모두가 일손을 놓고 집합, 이곳에 왔지만 정부관리들은 피해현장에서 몇 마일 떨어진 우리에게 아직도 아무런 임무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통탄했다.

시카고 트리뷴도 이날 허리케인 피해지역인 멕시코만에 미 해군 강습상륙함 바탄호가 정박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바탄호는 수십대의 헬기, 수술실 6개, 수백개의 병상을 갖고 있으며 하루 10만갤런의 깨끗한 물을 생산해내는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이재민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 그러나 이 함정은 허리케인이 상륙한 지난달 29일부터 단 한명의 환자도 수용하지 않은 채 이 해역에서 꼼짝도 않고 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바탄호는 연방정부가 마비에 걸려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오하이오주의 한 의사는 자원봉사 의사가 필요하다는 미국의료협회의 웹사이트 고지를 접하고 보건부에 e메일을 보냈다가 “일단 CNN 방송을 시청하라”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그날 밤 마이크 리빗 보건후생장관은 CNN에 나와 “의사들은 웹사이트에 의료인력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입력해달라”고 말했다.

이러는 사이 이재민 캠프 등에서는 수인성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으며 의약품 부족을 호소하며 생명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지 카우텐(56)은 수소문 끝에 85세 된 친척이 뉴올리언스 시내에 살아있음을 확인했고, 그곳에 접근하는 방법도 알지만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구호인력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는 말뿐이다. 그동안 조사반원이 피해현장에 접근하지 못해 인명피해 규모가 수천명~1만명에 달한다는 추측성 발언이 난무했지만 사망자 공식집계가 사건 발생 1주일째인 4일에야 시작됐다. 카우텐은 “책임져 주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구하든 생존자를 구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권총 한자루를 구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몰고 출입금지선을 넘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5일 “2005년 9월 첫째주는 ‘자연재해’와 ‘서투른 관료주의’가 결합된 부시 정권 최대 위기로 기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국가 상층부가 허리케인 직전 그 위협을 과소평가한 점 ▲사건 발생 이틀 후에야 ‘국가적으로 중대한 재난’으로 규정한 점 등을 들어 비난했다.

(경향신문 / 손제민 기자 2005-9-6)

여섯동생을 홀로 챙긴 ‘6세 영웅’

‘여섯 살짜리 꼬마가 고사리 손으로 자신보다 어린 꼬마 6명을 지켰다.’미국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물에 잠긴 지 4일째인 1일 구조대원들은 뉴올리언스의 거리를 헤매는 ‘흑인 어린이 이재민들’을 발견했다. 아기를 안은 6세 어린이가 자신보다 어린 5명을 이끌고 있었다. 아이들 주변에 어른은 보이지 않았다.

구조대원들은 ‘부모가 죽었거나 아니면 아이들을 버렸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는 ‘6세 인솔대장’의 피난 행렬은 상상하기 힘들었기 때문.

다음날 구조대원들은 아이들을 배턴루지의 대피소로 옮겼다. 장난감도 많고 먹을 것도 충분하자 ‘인솔대장’은 비로소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디몬트 러브 예요. 5개월 된 아이는 내 동생 대리넬이고요. 나머지는 사촌들하고 옆집 아이들이에요.”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의 얼굴사진과 인적사항을 전국 미아·착취아동센터 웹사이트에 올렸다. 아이들이 발견된 지 3일 만인 4일 디몬트 군의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구조 헬리콥터에 빈자리가 없어 아이들을 먼저 태운 것이 생이별의 원인이었다.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날 디몬트 군은 자원봉사자의 목을 꼭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 의젓한 ‘인솔대장’에서 코흘리개 꼬마로 다시 돌아간 듯했다. LA타임스는 5일 현재 220명의 ‘카트리나 미아’가 신고됐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 이진 기자 2005-9-7)

미국인, 사재 털어 전세기로 이재민 후송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재민 구호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데 분노를 느낀 한 미국인이 사재를 털어 여객기를 전세내 이재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송하고 임시 거처까지 주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BC방송은 데이비드 페레즈씨가 지난 주말 뉴올리언스 이재민들을 피난시키기위해 20만달러를 들여 보잉 737기를 전세낸 후 86명의 이재민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고 5일 보도했다.

그는 루이지애나주에 내리자마자 그가 미리 구입해 실어간 구호물자를 하역시키고 이재민들의 짐을 직접 나르며 비행기에 탑승시킨 후 샌디에이고로 비행해 미리 주선해둔 현지 주민들의 집에 이들을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었다.

모든 것을 잃고 막막해하던 이재민들은 페레즈씨의 도움에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시했으며 "새 출발을 하겠다"고 기운을 냈다.

에너지 관련 소기업체를 운영하는 페레즈씨는 이번 구호활동에 들어간 비용에 대해 에너지 시추 작업이 잘되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잘 안되면 집이라도 저당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이 잘되면 다시 구호 비행기를 띄울 생각이라면서 "단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하고 한 사람의 삶이라도 이번 일로 좋아진다면 100만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5-9-6)

훔친 보트로 100여명 구한 뉴올리언스 주민

미국 역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카트리나의 위협 속에서 많은 이웃들의 목숨을 구한 한 남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뉴올리언스의 한 건설회사 직원인 리처드 오스틴(45)은 할 일을 했다며 미소를 지을 뿐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목숨을 구한 이재민들은 그를 영웅이라 부르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5일 보도했다.

휴스턴 애스트로돔에서 다른 이재민들과 함께 대피 중인 오스틴은 자신이 구한 아기를 가리키며 "그 때 이 아기는 문이 떨어져나간 냉장고 안에 앉아 물살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꾸벅꾸벅 졸고 있던 아기는 물살이 격류로 바뀌며 냉장고가 확 미끄러지자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이웃에서 훔친 보트로 48시간 꼬박 인명구조작업을 했던 오스틴과 친구 2명은 31일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이 아기를 발견했다.

아기를 태운 냉장고의 한쪽을 붙잡고 있던 아기의 부모는 자신들은 괜찮다며 아기만 비좁은 오스틴의 보트에 태웠을 뿐이다. 이제 그 부모가 어떻게 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렇게 오스틴과 동료 루이스 라자드(27), 제리 배스천(18)은 외부의 도움이 미처 뉴올리언스에 닿기 전에 무려 1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

오스틴은 "그 때에는 내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며 누군가가 수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야 했고, 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겠다고 작심한 뒤 이를 실행했을 따름이라고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카트리나의 위세가 잠잠해진 후 30일 새벽 오스틴과 동네 친구들은 이웃집에 걸려 있는 보트를 가져다 시민구조대를 구성했다. 전부 합쳐 건장한 남성 16명과 5척의 보트로 급조된 구조대였다. 이미 오스틴의 집은 물에 잠겼고, 대부분 집의 1층 창문 위까지 물이 불어났을 때였다. 남의 보트를 훔친다는 생각은 이들의 머리에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오스틴은 식품과 물이 없어 이틀 동안 초콜릿만 먹으며 물살에 떠밀려 다니는 사람들을 구해 고지대로 피신시켰다. 구조의 제1원칙은 절대로 사람들만 태우고, 물건은 욕심내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노인들을 우선 구조대상으로 정했다.

처음에는 비무장 상태로 구조작업을 시작한 오스틴과 동료들은 도중 무장한 갱들이 보트를 훔치려고 달려드는 일이 생기면서 총으로 무장했다. 그러나 평생 총을 한 번도 쏜 적이 없는 오스틴은 다행히 총을 사용할 일이 안생겼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아들과 함께 집에 매달려 있던 한 80대 할머니는 정식 구조대가 오면 대피하겠다며 끝내 오스틴의 보트를 거부했다. 다음날에 다시 할머니를 찾아갔지만, 할머니는 구조를 거부했고, 정부의 구조대는 여전히 오지 않았다고 오스틴은 안타까워했다.

오스틴은 "해안경비대는 31일 낮이 돼서야 비로소 나타났고, 도시 주민 중 절반 정도가 그 때까지 대피하지 못했다"며 "그들은 너무 가난해서 피할 수도 없다"고 한탄했다.

가족은 안전하게 댈러스에 있는 오스틴은 이제 휴스턴에서 건설현장 일을 찾을 계획이다. 그러나 고향 뉴올리언스에 언제나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연합뉴스 2005-9-5)

[美남부 대혼돈] 세계는 발가벗은 미국을 보았다

‘세계는 최악의 물난리뿐만 아니라 인종 분열, 계층 양극화의 발가벗은 사회학을 목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4일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역인 뉴올리언스를 묘사하면서 이렇게 썼다. 백인은 거의 모두 떠나간 뒤에 남은 뉴올리언스의 흑인들. 떠난 백인과 남은 흑인 사이의 경계선은 인종, 계급(Class)의 단순한 구분선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가르는 처절한 운명선이었다.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의 사회학’은 평생 동안 인종과 계급 문제를 연구해온 사람들마저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미국 사회의 후미진 구석을 바로 눈앞에 펼쳐 보인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뒤에 처진 사람들, 탈출수단이 없는 사람들, 대피경고를 믿지 않은 사람들, 그들은 바로 흑인들이었다. 흑인 시민 35%는 타고 갈 자동차가 없었다. 차가 없는 백인 시민은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뉴올리언스의 대피계획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차 없는 시민들을 위한 버스도, 기차도 뉴올리언스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남은 시민들이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은 피부색깔 때문이라는 절규마저 흘러나왔다.

카트리나가 몰고 온 거대한 물결은 뉴올리언스의 80%를 수장했다. 그러나 배수시스템을 갖춘 고지대에는 돈 있는 이들이 살았다. 가장 낮은 지대로 해수면 아래인 제9구는 시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들의 차지였다.

‘뉴올리언스에서 백인은 어디에 사나’라고 물으면 ‘어디서 온 놈이냐’는 투의 경멸어린 시선을 되받을 뿐이다. 루이지애나 주립대 크레크 콜튼(지리학) 교수는 “‘물은 돈을 향해 흐른다’는 말이 있지만 뉴올리언스에서는 ‘물이 돈을 피해 흘러간다’”고 빗댔다.

시민의 27.9%가 연간 9000달러(약 900만원) 이하로 연명하는 빈곤층이고 시민 3명 중 2명이 흑인이다. 피살사건 발생률은 최근 수년 동안 미국 최고 수준이었다. ‘성공적인 다문화(多文化) 사회’는 사실 인종과 계급으로 갈가리 나뉜 도시였을 뿐이었다.

카트리나 이후 전 세계에 그 실상을 드러낸 뉴올리언스는 이런 모습이었다. 거대한 슈퍼돔만 아니었다면 소말리아의 한 귀퉁이나 다름없었다. 오죽했으면 지구촌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 스리랑카가 도와주겠다고 제안했을까.

사회학자 크리스토퍼 젱크스 씨는 “이 모습은 내가 아는 미국 사회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내가 보고 싶은 미국 사회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몇 개월 후에는 뉴올리언스에 고인 물을 모두 빼내겠지만 ‘사회적 단층선’은 여전할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금 뉴올리언스에서는 ‘붕괴된 제방이 갈라진 사회의 모습을 두고두고 기억나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 이진 기자 2005-9-5)

“제발 도와주세요!”

4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뒤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한 건물 지붕에 쓰인 구조요청. 현재 홍수로 파괴된 도시에는 생존자 구조작업이 한창이다.

(로이터 2005-9-5)

미국, EU와 나토에 긴급 지원 요청

미국이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에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들을 위한 구급상자와 급수차량, 구호식량 등 비상지원을 요청했다고 EU와 나토가 밝혔습니다.

미국은 연방재난관리청을 통해 워싱턴 주재 EU 집행위원회 측에 긴급지원을 공식 요청했으며, 첫 요청분은 전투식량 50만개와 담요 수만장, 구급상자와 식수 공급을 위한 급수차량 등이라고 EU집행위는 밝혔습니다.

EU집행위는 추가요청분도 공식 경로를 통해 접수받을 예정이라면서 지금까지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지원을 약속했으며, 일부 회원국은 즉시 파견할 수 있는 특별인력까지 대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나토 역시 워싱턴으로부터 생존자 수만 명을 위한 휴대식량 등 구호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YTN / 이승윤 기자 2005-9-5)

정부, 미국 피해복구에 3천만달러 지원

군병력 파견은 美요청 때 검토

정부는 4일 미국 남부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복구를 돕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3천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또 빠른 시일내 미국과 협의를 거쳐 119구조대와, 비상물자를 공수할 긴급복구지원단을 민항기편으로 급파하기로 했다. 긴급복구지원단장에는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제1차관이 내정됐다.

정부는 이날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해찬(李海瓚) 총리 주재로 카트리나 피해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대미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이강진(李康珍) 총리 공보수석이 발표했다.

이 공보수석은 3천만달러 지원 방안과 관련, "정부와 민간,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모금할 것"이라며 "특히 기독교계에서 먼저 모금운동을 하자는 제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5일 오후 정부와 적십자사, 경제5단체장, 교계 지도자 등이 참석하는 총리 주재 연석회의를 열어 지원금 분담 등 구체적 지원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외교부는 지원단 규모와 관련해 소방방재청 산하 해외긴급 구조대 소속 대원 30명 등 50명 수준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미국측 외교라인과 적십자사 등을 통해 지원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며 "우리 119구조대가 방역, 시신 수습 등 어떤 구체적인 지원활동을 펼칠지는 미측과의 협의를 거쳐 빠르면 5일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인도적 차원의 구호용 군장비가 아닌 대미 군병력 파견 문제는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미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국회와 협의해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수석은 "미국측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깊이 논의되지 않았다"며 "더구나 군파견 문제는 국회의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미측의 요청이 있으면 의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대미 지원 배경에 대해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지원에 동참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이달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방미를 앞두고 한미우호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또 "미국은 지난 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당시에도 우리의 동맹국으로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김재현 기자 2005-9-4)

美, 대형 허리케인 재상륙 가능성에 초긴장

사망자 1만명 육박설..재산피해 1천억달러 상회
뉴올리언스 시민들, 지원부대에 "십자군 왔다" 환호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강타로 대재앙을 입은 미국이 이달 중 또다른 대형 허리케인이 남부 해안지대를 엄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상예보가 나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또 약탈자들에 대한 주방위군의 발포권이 허용된 가운데 장갑차를 앞세운 주방위군이 2일(현지시간) 치안확보에 나섰으나 뉴올리언스의 한 화학공장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고, 약탈과 노략질도 계속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과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다.

민주당과 언론 일각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지난해 루이지애나주가 요청한 둑 보완공사 예산을 대폭 삭감한 사실을 거론, "대형 참사가 예고됐는데도 늑장 대응과 무관심으로 일관했다"며 부시 대통령의 책임문제를 이슈화할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앨라배마, 미시시피, 뉴올리언스 일대를 헬기로 시찰한 뒤 피해 현장인 미시시피주 빌럭시와 뉴올리언스 공항에 내려 조속한 복구를 독려하는 등 민심수습에 나섰다.

◇ 대형 허리케인 재발가능성 43% = 콜로라도 주립대학 허리케인 전문가인 윌리엄 그레이 교수와 동료연구진은 "허리케인 시즌이 아직 절반밖에 지나지 않아 카트리나에 이어 시속 177㎞가 넘는 강풍을 수반한 또 다른 대형 허리케인이 9월중 해안지역을 강타할 가능성이 43%나 된다"고 예측했다.

대서양에서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시즌인 6∼11월 중 매달 기상상황을 예측해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이들 연구진은 "10월에도 대형 허리케인의 위협 가능성은 15% 정도 된다"면서 "앞서 예측한 대로 이 시즌에 열대성 폭우가 20개 발생하고, 그 중 10개가 허리케인이며, 6개는 대형 허리케인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콜로라도주립대의 다른 학자인 필립 클로츠바흐도 "이 시점까지 우리가 목격한 매우 왕성한 허리케인 시즌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이번 카트리나와 같은 대재앙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회복하기 어려운 위기상황으로 빠져들수 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루이지애나 사망자 1만명 초과" = 데이비드 비터 상원의원(공화)은 바톤 루즈 비상대책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카트리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루이지애나주에서만 1만명이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 추측으로는 사망자 수가 1만명이 넘을 것이지만 이는 추정에 불과하다"면서 "공식 집계나 시신 수 계산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방위군 관계자들도 "희생자가 최소한 수천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 피해규모 1천억달러 예상 = 미국의 자연재해 평가기관인 `리스크 매니지먼트 솔루션스(RMS)''는 카트리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1천억 달러(한화 약 102조6천억원) 를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치를 10배나 뛰어넘는 이같은 피해 추정에는 카트리나가 몰고온 강한 바람과 파도 뿐 아니라 뉴 올리언스시가 범람한데 따른 피해도 포함된 것이라고 RMS는 설명했다.

◇ 뉴올리언스 치안불안 여전 =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지 닷새째인 이날 뉴올리언스에서만 아직 5만여명이 고립되거나 임시대피소에서 구조 및 구호를 기다리고 있다.

CNN은 경찰의 숫자보다 무장한 군중의 수가 훨씬 많다면서 한 경찰관은 현재 뉴올리언스의 상황을 소말리아에 비유했다고 전했다.

홍수사태로 60시간 근무를 했던 한 경찰관은 "많은 동료들이 구조활동중에 익사했으며, 일부는 경찰 배지를 반납하기도 했다"며 "벌집처럼 총상을 입은 시신들과 함께 머리 윗부분이 총에 맞아 떨어져 나간 시신도 보았다"고 말했다.

◇ 주민들 "십자군왔다" 환호 = 물, 식량과 의약품을 실은 군용 트럭들이 물에 잠긴 도로를 줄지어 헤치며 뉴올리언스 시내 컨벤션 센터에 속속 도착, 갈증과 허기에 지쳐있던 7천여명의 이재민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었다.

일부 주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함성과 손짓으로 반기는 광경이 TV를 통해 전해졌다. 일부 인사들은 "마침내 십자군이 왔다"며 환호했다.

군당국은 구호품 수송및 치안에 나선 군인들에게 "여기는 이라크가 아니다"며 총구가 땅으로 향하도록 지시하는 등 이재민들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다.

◇ 부시 "이번 참사 잊지않을 것" = 부시 대통령은 앨라배마, 미시시피, 뉴올리언스 일대를 헬기로 시찰한 부시 대통령은 피해 현장인 미시시피주 빌럭시와 뉴올리언스 공항에서 내려 조속한 복구를 독려했다.

부시 대통령은 "오늘 내가 목격한 이 참담한 상황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참사는 우리가 지금까지 맞은 참사 중 가장 혹독한 것인 만큼 전국민이 오랫동안 복구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뉴올리언스 공항에서 전날 연방정부의 구호노력이 미진하다고 비난했던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레이 나긴 뉴올리언스 시장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 국제유가 일시하락..美경제 요동 가능성" = 미국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카트리나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6천만 배럴의 원유 및 휘발유를 긴급 방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1.88 달러(2.7%) 하락한 배럴당 67.57 달러에서 거래가 마감됐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무연 휘발유 10월 인도분 역시 갤런당 2.1837 달러로 전날에 비해 9.4% 급락했다.

앞서 전략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는 26개 선진국들의 모임인 IEA는 카트리나로 촉발된 석유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하루 200만 배럴씩 앞으로 한달간 6천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먼 브라더스와 골드만삭스, 베어스턴스 등의 월가 전문가들은 카트리나의 여파가 커지고 있다며 3.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리먼 브라더스의 에던 해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카트리나가 파괴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3.4 분기 미국경제 예상 성장률을 이전의 4.1%에서 3.8%로 0.3% 포인트 낮췄고, 베어 스턴스의 존 라이딩 미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이전의 4.5%에서 3.5%로 1.0%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연합뉴스 / 조복래 특파원 2005-9-3)

미국 사회의 결함 드러낸 뉴올리언스 무법사태

유럽의 주요 언론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직격탄을 맞은 뉴올리언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안부재의 무법상황은 미국 사회가 가진 뿌리깊은 분열과 결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2일 일제히 논평했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가 수마가 할퀴고 간 잔해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약탈과 강간, 총격전을 `충격' 속에 지켜보고 있다면서 뉴올리언스의 대혼란은 `유일 초강국' 미국이 가진 어두운 그늘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최대 일간지 선은 "미국 속의 무법천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종말의 현장"이란 제목으로 현지의 무법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23만명의 사망자를 낸 서남아시아 쓰나미 때를 연상시키는 대혼란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세계로 타전된 뉴올리언스의 상황은 일견 남아시아 쓰나미를 연상시키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스리랑카 주민 사지와 친타카(36)의 말을 인용, 아시아인들이 미국인들에 비해 훨씬 더 문명화된 인구임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전했다.

친타카는 인터뷰에서 "남아시아 쓰나미 때에는 단 한 사람도 약탈당한 사람이 없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미국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 아시아인이 훨씬 더 문명화된 인구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언론들은 `안보'를 강조하며 엄청난 예산을 이라크 전쟁에 투입했던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와 지방 정부가 이번 재해를 맞아 드러낸 무능력을 질타했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부시 대통령과 같은 세계 안보의 챔피언이 있는 나라 미국의 대도시가 물에 잠겨 무정부 상태에 빠지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은 잔인한 장면"이라면서 "오사마 빈 라덴이 보면 배꼽을 잡고 웃을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고 비꼬았다.

한국의 한 다국적 회사에 근무하는 여직원은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이 벌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 주요 언론들은 이번 재해의 최대 피해자가 흑인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백인 이웃들에 비해 가난한 흑인은 허리케인이 닥쳐옴에도 대피보다는 잔류를 택했고 그 결과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과 경제적 격차 속에서 쌓인 분노는 약탈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대혼란을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뉴 올리언스는 미국내 흑인 인구가 5번째로 많은 주로 인구의 67%가 흑인으로 구성돼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번 대혼란은 인종문제 차원에서 접근해야 이해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미국의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룩셈부르크의 장 아셀본 외무장관은 "이번 참사는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강력한 정부가 필요함을 새삼스럽게 인식시켜주고 있다"며 "미국은 자국 내 빈민을 돕기 위해 더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이창섭 특파원 2005-9-3)

미 허리케인 피해 지원 40개국으로 늘어

미국의 카트리나 피해지역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나라가 한국을 비롯해 40개국 가까이로 늘어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쿠바와 베네수엘라나 도미니카공화국 같은 소국도 포함돼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이재민 지원용으로 백만 배럴의 석유를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호주는 8백만 미달러를 미국 적십자사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쓰나미 피해를 입었던 스리랑카도 2만5천달러를 미 적십사에 전달했습니다.

(SBS 2005-9-3)

중남미국, 카트리나 피해 자국이민자 지원 나서

美, 온두라스.엘살바도르 병력 지원 제의 등에 무응답

멕시코,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들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내 병력 파견 제의와 함께 국내 성금 모금 등을 전개하며 피해 복구 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이번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지대에는 상당수의 불법체류자들을 포함해 중남미권 이민자들이 대규모로 거주하고 있다.

멕시코는 뉴올리언스 일대 자국 이민자들 가운데 최대 10만명이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산하며 멕시코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계좌를 개설해 성금을 모으고 있다고 멕시코 언론이 2일 전했다.

특히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상당수 자국민 이민자들이 불법체류 신분으로 인한 추방을 두려워해 구조 요청을 꺼릴 것을 우려, 직접 TV 방송 연설을 통해 "두려워하지 말고 미국 구조 관리들의 지시를 따를 것"을 촉구했다.

이번 카트리나로 약 4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는 온두라스 당국은 현지 구조 노력을 돕기 위해 의료 전문기술을 가진 군부대 병력 135명을 파견할 계획임을 밝혔다.

온두라스 현지 영사관은 뉴올리언스 일대에 15만명으로 추산되는 자국 이민자들 가운데 사망자 발생 보고는 접수하지 않았으나 아직도 상당수가 뉴올리언스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이라크에 여전히 자국군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엘살바도르도 약탈행위를 비롯한 각종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는 지대의 치안유지를 돕기 위해 미국으로 군병력을 파견하겠다고 제의했다.

엘살바도르 당국은 카트리나 피해 지대에 자국민 9천600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이날 이같은 병력 파견 제의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한 미국과 극도로 대립해온 베네수엘라는 이날 수백명의 군병력과 구조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해 비행기 수 대분의 원조 물자를 미국으로 보낼 준비를 모두 끝냈다며 지원 의사를 공식화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보낸 성명에서 연료를 비롯해 식수 정화 시설, 통조림 50t 분량을 보낼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쿠바도 전날 의회에서 이번 카트리나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묵념 시간을 가졌으며 미국에 구호 지원을 제공할 의사를 밝혔다.

브라질 관영 통신은 뉴올리언스에 브라질인 1만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자세한 피해 상황은 전하지 않았다.

페루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자국민 10명의 소재지를 파악했다면서 이들의 현 상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 페루 현지 영사 관리들은 휴스턴에 자국민들을 위한 비상전화 연락망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파나마,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베네수엘라, 트리니다드토바고, 칠레 등도 자국 이재민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영섭 특파원 2005-9-3)

"뉴올리언스에서 한국軍을 보고싶다" <美네티즌>

"한국군(軍)이 뉴올리언스 시가에서 우리를 돕는 것을 보기전에는 만족할 수 없다."

미 CNN 방송이 1일(현지시간) 미 연방비상관리청(FEMA) 국장의 말을 빌려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스 상황을 "시가전 양상"이라고 묘사한 가운데 한 미국인 네티즌이 CNN에 보낸 e메일의 한 대목이다.

노스 캐롤라이나 샬로트시에 사는 짐이라는 네티즌은 "국제사회는 (우리를) 돕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군을 언급했다. 6.25 때 미군이 도왔다는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이 네티즌은 이어가기를 "네덜란드인들은 어디 있나. 그들은 둑 쌓기 도사 아닌가. 프랑스인은 어떤가. (뉴올리언스는) 본래 프랑스 것이었다. 참, 그렇지 프랑스인들이지"라며 프랑스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e메일은 CNN이 전날 오후 늦게 뉴올리언스 실황을 전하는 '상황실'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에게 "국제사회가 폐허가 된 멕시코만 해안지역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데 대해 쏟아진 의견 메일의 하나다.

CNN은 이 가운데 "일부가 흥미로운 내용"이라며 이 e메일과 함께 "물을 것도 없이 당연하다. (그동안 우리가 돕기만 했는데) 오랜만에 처지가 바뀌었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너무 많이 도와왔다. 이제 우리를 돕는 게 누군가를 보면 우리의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다"는 e메일도 소개했다.

다른 e메일은 "우리가 준 도움과 지원을 토대로 (아직) 삶의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쓰나미 피해자들 말고는 우리를 도와야 한다"며 "멕시코가 (밀입국 말고) 우리를 돕기 위해 사람들을 보낼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가문의 친구인 사우디 아라비아로부터 도움을 기대하면 너무 이상할까. 사우디는 우리의 용병덕분에 적들을 물리치고 석유로 우리나라를 쥐어짜내 거대한 부를 계속 쌓고 있는데"라는 e메일도 소개됐다.

모두 그동안 미국이 다른 나라를 돕기만 한 만큼 이제 국제사회도 미국을 도와야 한다면서 뭔가 불만을 드러내는 글들이다.

9.11 테러공격 이래 지속된 불안감으로 인한 사회적 긴장과 외국인에 대한 불신, 이라크전 피로감, 고유가 등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가운데 카트리나에 강타당해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수천명의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약탈과 무법천지 양상이 나타나는 데 따른 상처난 자존심과 불안과 불만이 반영된 것 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숀 매코맥 대변인이 외국의 지원 제의 사례를 들면서 "어떤 지원도 사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한 기자는 "좀 놀랍다. 부시 대통령이 오늘 아침만 해도 우리 일은 우리가 처리할 것이라고 했는데 정부 입장이 바뀐 것인가" 묻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은 외국의 지원 제의 사례와 내용, 수용 여부, 실행 여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요청 용의 등에 대한 질문과 외국 언론들이 자국 정부의 대미 지원제의를 보도한 내용의 진위 확인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한 기자는 "미국이 주방위군을 이라크 등에 너무 많이 파병해 병력이 다소 모자라는데 군대를 보내 돕겠다는 나라도 있느냐"고 묻기도 해 앞서 뉴올리언스 시가에서 한국군을 보고 싶다고 한 네티즌의 말이 전혀 엉뚱한 것은 아님을 보여줬다.

NBC 기자는 "우리 회사에 들어온 일부 e메일은, 미국은 쓰나미 때처럼 다른 나라의 재난에 항상 도움을 줬는데 다른 나라들은 이번에 그렇게 적극 나서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며 "외국으로부터 좀더 많고 적극적인 지원 제의가 없어 실망스러운가"라고 대변인에게 물었다.

매코맥 대변인은 "지원 제의 나라가 점점 늘고 있다"며 "미국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세계가 손길을 뻗어주는 사실에 미국은 용기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지만, 지난해 플로리다 허리케인 피해 때는 보지 못한 미국 국민들의 반응이 e메일과 국무부 브리핑에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 윤동영 특파원 2005-9-2)

"뉴올리언스는 시가전 상황"<CNN>

"시가전 상황이다."

미 CNN은 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직격탄을 맞은 뉴올리언스 현장에서 구난활동을 벌이고 있는 연방비상관리청(FEMA) 국장이 치안부재의 무법 상황을 이같이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날 밤 "어둠이 내리고 폭력사태가 늘어나면서 구조활동이 위협받고 있다"며 "아직 물에 갇힌 주민들에 대한 구조 활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구조돼 대피한 수천명의 주민들은 시체와 사람 오물 사이에 살고 있다"고 현지 참상을 전했다.

다음은 CNN이 전한 `무시무시한' 현장 모습.

『1일 오후 시내 한 경찰서에서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관들이 거리로 뛰쳐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머리 위에선 헬리콥터 소음이 들리고 멀리 한 쇼핑몰이 불탔다.

경찰은 CNN 기자에게 위험하다며 시가에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총격과 강간 위험에 대한 경고도 있었다.

시 컨벤션 센터엔 수천명이 음식도 물도 전기도 없이 갇힌 채 희망이 점전 사라져가고 있다.

주민들은 거리의 무질서에 좌절하면서 구조기관들의 공조와 시의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곧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테니 인내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주민들이 대피해 있는) 슈퍼돔에 있는 한 이재민은 "제발 주방위군을 보내지 말라. 이곳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확성기를 가진 사람을 먼저 보내라"고 경고했다. 상당수가 총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그는 그냥 슈퍼돔 구석에 시체를 끌고가 버려놓고 있는 절박함과 무법의 현장 상황을 전하면서 "10대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을 강간하고 다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내 다른 곳에선 일단의 무장한 사람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건물은 불타고, 상점에선 사람들이 닥치는 대로 물건을 약탈하고 있었다.

환자들을 소개하고 있던 채러티 병원은 저격 총격을 받고는 소개 활동을 중단했다.

현장의 크리스 로런스 기자는 컨벤션센터의 안팎에 "수많은(many, many)" 시신이 있다며 "휠체어에 앉은 채 숨진 한 할머니는 담요 한장에 덮여 벽 구석에 방치돼 있다. 무시무시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 남자가 발작을 일으킨 것도 봤다. 문자 그대로 바로 눈앞에서 죽어가고 있었다"며 이재민들이 "동물처럼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건물 땅바닥에는 많은 노인과 병자를 비롯해 수천명이 그냥 누워있거나 유아와 작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 윤동영 특파원 2005-9-2)

무법천지 뉴올리언스 "약탈자 사살" 경고

"약탈꾼과 폭도는 사살하라(shoot and kill)"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뒤 무법천지로 변한 뉴올리언스의 약탈행위를 막기위해 주 정부가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루이지애나주의 캐슬린 블랑코 주지사는 난무하는 폭력을 끝내기 위해 약탈자와 폭도들에 대해서는 사살하라는 지시를 주 방위군에 하달했다고 강력 경고했다.

블랑코 주지사는 이라크 작전을 마치고 돌아온 300명의 아칸서스 주 방위군이 뉴올리언스에 투입됐다고 밝히면서 "이들은 전투경험이 있고, 탄환이 장전된 M-16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 주 방위군은 사살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나는 그들이 지시를 이행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바다로 변한 뉴올리언스에서는 시신들이 떠다니는 가운데 다수의 약탈자들이 권총 등을 소지한채 상가와 빌딩, 일반주택 등에 침입, 마구잡이로 약탈과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식량과 물, 의약품 등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는 이재민들도 약탈과 자동차 탈취를 일삼고 서로 총격전을 벌이며 도시 곳곳이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주 방위군과 경찰이 약탈범과 폭력 소탕에 치중하느라 이재민 구호와 소개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면서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사람도 발생하고 있다. 찰리 메란콘 하원의원은 뉴올리언스 남동부에서 무분별한 폭력과 약탈이 횡행하면서 폭력의 부산물로 100명 가량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찰관계자를 인용, 폭력사태가 심해지면서 뉴올리언스의 일부 경찰관은 이를 저지하기 보다 차라리 사표를 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이날 현재 주방위군 7400명을 수해 지역에 급파했으며, 2일중 1만8000명 이상으로 파견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도 뉴올리언스의 약탈행위가 심각하다고 보고 "약탈자들에겐 관용이 없다"며 엄중 문책할 방침을 분명히했다.

(이데일리 / 조용만 기자 2005-9-2)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미국판 쓰나미 카트리나 피해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전례없이 강력한 위력에 놀란 미국인들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피해규모에 다시 경악하고 있다.

카트리나는 이미 허리케인으로서의 힘을 완전히 상실한 채 중부권을 지나고 있지만 남부에 집중된 피해지역의 경제적 피해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급격하게 커져 미국의 자연재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피해지역마다 물이 계속 불어나고 있어 주지사들은 대피한 주민들에게 아직 복귀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짧게는 앞으로도 며칠, 길게는 수주 일이 지나야 거주지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함께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시설이 제대로 가동되기 위해선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70.85달러까지 치솟는 등 카트리나 피해는 전세계로 파급되고 있다.

이에따라 조지 부시 대통령은 휴가 일정을 이틀 앞당겨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으로 복귀해 백악관에서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정부 구호활동을 독려 하고 있다.

◇ 둑 무너져 피해 키워 = 사망자 수습조차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 아직 사망자 수를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나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에 선 이미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날 허리케인의 직접적인 타격을 피해 한숨 돌렸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는 인근 폰트차트레인호의 둑이 밤새 60m 가량 무너져내린 뒤 피해가 급격히 불어났다. 뉴올리언스의 한인 밀집 거주지역도 완전 침수된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80% 가량의 도시가 물에 잠겼으며 일부 지역 수심은 6m에 달한다"며 "물위에 시신들이 떠다니고 있으나 구조대원들은 생존자를 구조하느라 시신 수습도 못하고 있다"고 참상을 전했다.

미시시피주의 연안도시 빌럭시도 수 백 명이 침수 가옥에 고립돼 이중 8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빌럭시의 할러웨이 시장은 "이건 우리들의 쓰나미"라고 한탄했다. 핸콕 카운티에선 비상요원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사망자가 발견 된 집에 검은색 페인트를 칠한뒤 돌아와 시신수습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냉동트럭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루이지애나 등 4개주의 정전 피해 인구는 230만에서 500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복구에는 수 주가 걸릴 것이라고 전력회사들이 경고했다.

◇ 무법천지로 변한 뉴올리언스 = 피해지역에선 주민들이 소개된 상태에서 일부 약탈자들이 상점 문을 부수고 들어가 생필품과 보석류를 노략질하는 사례가 무수히 발생해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CNN은 뉴올리언스의 도심인 커넬거리에서 약탈자들이 가게 철제문을 열고 들어가 음료수와 기저귀등 생필품과 보석류를 털어 달아나는 장면을 계속 방영하고 있다.

또 AP는 약탈자들이 큰 쓰레기통을 들고 들어가 의류와 보석류등을 닥치는 대로 퍼담고 있으며, 일부는 경찰과 주방위군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노략질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류매장에서 청바지 10벌을 왼손에 걸치고 나온 한 사람은 "상점에서 갖고 나온 물건이냐"고 묻자 "절대 아니다"고 소리친 뒤 "상점은 모든 사람들의 소유물 아니냐"는 등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한 가정주부는 "지금 뉴올리언스는 이라크의 바그다드 중심가와 같은 분위기"라면서 "모두 정신이 나간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 국제유가 폭등 = 카트리나가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시설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70.85달러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돼 있는 석유생산 및 정제시설들에 대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리라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다.

백악관이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에너지부는 일부 정유사들이 전략유 공급을 요청해와 이를 검토 중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현물 가격은 배럴당 69.84달러로 전날에 비해 2.6 3달러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현물은 배럴당 66 .13달러로 전날에 비해 0.13달러 올랐으며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은 배럴당 58. 36달러로 전날보다 0.75달러 하락했다.

미국의 최대 석유수입항인 루이지애나 항구는 현재 폐쇄중이며 전력공급이 재개되기 전에는 기능회복이 어려운 실정이다.

(매일경제 / 서정희 특파원 2005-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