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美환경오염 방치땐 더 큰 재앙" 경고

독일 정부와 언론은 미국이 계속 환경 오염을 방치할 경우 카트리나 재난보다 더 큰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과 1일 카트리나로 인해 미국 시민들이 큰 피해를 당한데 대해 위로하고 도움의 손길을 제의하면서도 미국 부시행정부의 환경 정책에 대한 비판을 빠뜨리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들 지도자들이 비록 외교적 수사를 동원하긴 했지만 지난달 30일자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 칼럼에서 미국의 환경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한 위르겐 트리틴 독일 환경장관의 견해를 널리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리틴 장관은 지난달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플로리다 해안으로 북상하는 가운데 작성한 기명 칼럼에서 "카트리나와 같은 자연재해가 세계경제 및 인류에 미칠 손실을 미국 대통령은 모른 체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리틴은 또 칼럼에서 "'환경오염지도부'가 각성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을 때까지 국제사회는 세계 환경보호를 위한 정교한 안을 내놓아야 하며 독일 정부는 이에 앞장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뮌헨에서 발행되는 쥐트도이취차이퉁은 1일자 사설에서 "카트리나급의 무시무시한 허리케인이 몇차례 닥쳐야 미국 정부는 그 끔찍한 환경정책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또 트리틴 환경장관과 피셔 외무장관이 속한 독일 녹색당의 라인하르트 뷔티코퍼 당수는 부시행정부를 석유 및 핵 관련 이해관계에 얽매인 "환경반동"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나 카르스텐 보이트 미-독 관계조정관은 미국이 무시하는 지구온난화가 허리케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트리틴 장관의 비판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미국이 계속 무시하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환경론자들은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 바람의 세기가 더 강해진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 강진욱 기자 2005-9-2)

"지구온난화가 허리케인 피해 키웠는가" 논란 가열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허리케인을 더욱 광포하게 만들었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한 지난 몇십년 동안 허리케인이 과거보다 훨씬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트리나는 지난달 29일 그 기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시속 280㎞의 강한 바람과 엄청난 비를 동반한 카테고리 5의 최고 허리케인으로 미 동남부 해안지역을 위협했었다.

많은 과학자들이 금세기 후반에는 허리케인의 풍속이 지금보다 5% 정도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미국 동남부 해안 지역의 허리케인 피해는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콜로라도대학의 로저 필케 교수는 허리케인의 강도와 지구온난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미 MIT의 기상학자 케리 이마뉴엘은 지난달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70년 이후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과 태풍의 빈도 및 수명이 50% 증가했으며 이 기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화씨 1도 높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허리케인은 바다 수면으로부터 수분을 빨아들여 세력을 키우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면 온도가 최소한 섭씨 27.2도 이상이어야 하며 수온이 높을 수록 허리케인의 위력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수온의 경우 대기 온도가 올라가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높아지지는 않지만 바다 수온 역시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지구온난화와 허리케인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는 충분히 연구해볼만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뉴시스 / 유세진 기자 2005-9-2)

"고유가에 자유로울 나라없다" 속속 가담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겨놓은 후폭풍에 대비해 전세계 각국이 비축유 방출 등 군사동맹을 방불케 하는 공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석유생산 및 정제시설이 몰려 있는 멕시코만 주변의 피해상황이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예상보다 타격이 클 경우 국제석유시장에 쇼크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국의 공조가 단기적으로 충격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는 있어도 세계 석유수급의 불안정성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끌어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카트리나 후폭풍 차단에 전세계 한마음 =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효과가 국제석유시장에서 하루 만에 다하자 전세계 각국이 국제석유시장에서 기름값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영국은 비축유 방출에 적극 찬성하고 있으며 프랑스ㆍ스페인 등 유럽국가들도 동조할 태세다. 미국에 이어 전략비축유 규모 세계 2위인 일본 역시 1일 비축유 방출 추진의사를 밝혔다. 더욱이 미국과 적대관계인 베네수엘라까지도 비축유 방출에 가담할 뜻을 표명한 상태다.

아울러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중동 산유국은 오는 19일 오스트리아 빈 총회에서 생산쿼터를 하루 50만배럴 늘리기로 잠정 결정했으며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시설을 풀가동해 하루 150만배럴 가량 증산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전세계가 이처럼 똘똘 뭉치는 것은 초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트리나의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유가가 급등, 국제석유시장이 쇼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멕시코만 연안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에는 각각 24개, 18개의 대형 정유공장이 몰려 있어 미국 석유제품 생산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곳의 피해가 클 경우 전세계 유가가 출렁이게 돼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나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 유가 고공행진 멈출까 = 카트리나의 피해상황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자 미국의 비축유 방출 소식에도 1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1달러 가까이 올랐다. 북해산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역시 배럴당 0.14달러, 0.37달러씩 동반상승했다.

하지만 비축유 방출에 각국이 적극 참여하면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 한때 갤런당 2.90달러까지 치솟았던 미국 휘발유 선물가격은 1일 2.41달러까지 급락한 데 이어 2일 시간 외 거래에서는 2.34달러로 떨어져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2~3일 내에 드러날 미국 석유생산 및 정제시설의 정확한 피해규모다. 수마의 상처가 클수록 유가는 요동칠 것으로 보이며 피해가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초고유가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은 “고유가는 세계 석유수급의 불안정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며 “석유소비국의 비축유 방출 공조체제도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제시설에 타격이 크면 제품가격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비축유 방출로 유가를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울경제 / 손철 기자 2005-9-2)

온난화 막고 에너지도 얻고~

이산화탄소를 포획해 저장한 뒤 해저의 메탄을 채취할 수 있을까
기술적·경제적 문제 해결되지 않았으나 연구개발에 박차 가하는 선진국들

만일 ℓ당 12km를 달리는 자동차로 한해에 1만5천km를 운행한다면 1250ℓ, 즉 1t이 넘는 휘발유를 연소시켜야 한다. 이때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3t이나 된다. 이처럼 탄화수소를 태우는 곳에서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이산화탄소를 포획한다면 지구 온난화를 획기적으로 막을 수 있다. 현재의 기술로 자동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획하기는 어렵지만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배출가스를 모을 수 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포획해 저장할 수만 있다면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

‘불타는 얼음’의 놀라운 가능성

그동안 천덕꾸러기로 여져졌던 이산화탄소의 놀라운 가능성은 한국과학기술원 이흔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을 통해서 알려졌다. 당시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된 논문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심해에 저장돼 있으면서도 활용하지 못하는 메탄(CH4)을 채취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으로 얼음 상태로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를 실용화할 가능성을 밝힌 셈이다. 이 교수는 “기존의 방법으로 메탄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는 기술적, 경제적 효용성이 떨어졌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면 자연을 채취하면서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대체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무엇이기에 환경과 에너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일까. ‘불타는 얼음’이라 불리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바닷속 미생물이 썩으면서 생긴 메탄과 물이 높은 압력에 의해 얼어붙은 고체연료다. 겉보기에는 ‘드라이아이스’를 닮았다. 드라이아이스는 불에 타지 않지만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불을 붙이면 활활 타오른다. 손바닥 위에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놓고 태우면 얼음이 타서 물이 되는 ‘마술’을 감상할 수 있다. 높은 압력과 낮은 기온에 의해 물분자 안에 얼음 상태로 갇혀 있는 메탄가스가 연소해 얼음이 불에 타는 마술 아닌 마술을 선보이는 셈이다.

실제로 핵자기공명 장치(NMR)를 통해 나노미터 크기의 메탄 하이드레이트 분자를 살펴보면 마술의 신비를 엿볼 수 있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은 분자 구조가 비슷하다. 이를 떠올리며 이산화탄소를 단위 구조당 2개의 작은 구멍과 6개의 큰 구멍으로 이뤄진 메탄 하이드레이트 옆에 두면 얼음으로 둘러싸인 메탄이 빠져나간다. 그 자리엔 이산화탄소가 대신 들어간다. 실험실에서 이산화탄소 100개가량 댈 경우 메탄 64개가 회수되는 효과를 보였다. 메탄이 모조리 빠져나오지 않는다 해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체가 고체로 바뀔 때 200배 정도로 압축되는 것을 적용하면 메탄 얼음 1ℓ에서 200ℓ의 메탄가스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메탄 얼음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는 까닭은 에너지원으로서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방대한 매장량에 매혹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에 매장돼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양을 천연가스로 환산하면 1천조에서 5경㎥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인류 전체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기준으로 200~500년가량 쓸 수 있는 양이다. 게다가 질적인 면에서도 탁월하다. 연소 과정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만 나오며,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놀라운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1930년대에 발견된 이래 오랫동안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엔 화석연료가 풍족해 바닷속 메탄 얼음에 눈을 돌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메탄을 분리하는 데 쓸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포획하는 화석 연료 발전소까지 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선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땅속으로 주입해 장기간 보관하면서 일정한 공정을 통해 질소 같은 기체는 제거하고 순수한 이산화탄소를 별도로 저장해 해상기지로 운송하게 된다. 해상기지에선 파이프라인으로 메탄 하이드레이트 부근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시켜 메탄을 축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주로 알래스카, 시베리아, 극지방 등의 동토 지역과 수심 500m 이상의 바닷속 깊은 곳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온과 고압이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생존조건’인 셈이다. 국내의 울릉도와 독도 부근의 해저에도 6억t에 이르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에서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가스 소비량으로, 약 252조원의 에너지 수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유를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자원화 전략에서 찾기도 한다.

국제적 컨소시엄의 공동연구도 대안

현재 일본은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탐사와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근해의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7조4천억㎡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일본 내 천연가스 연간 소비량의 100년치에 해당되는 양이다. 이미 2002년에 일본 주변 해역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채굴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확정한 일본은 2012년쯤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에너지원으로 삼으려고 한다. 미국은 2000년에 ‘메탄 하이드레이트 연구 개발법’을 제정하고 2015년 상업적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러시아는 전세계 해양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14%가량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호츠크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막대한 매장량에다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할 유력한 방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용화를 가로막는 요인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얼음 메탄에서 메탄가스를 분리하는 데 따르는 기술적,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메탄가스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이나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물과 가스는 화학적 결합이 아닌 물리적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분리될 때 메탄이 손쉽게 방출될 수 있다. 메탄이 시추 과정에서 연소되지 않고 공기 중으로 나오면 이산화탄소보다 강한 온실효과를 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심해의 엄청난 에너지원을 ‘그림의 떡’으로 여길 수는 없다. 일단 메탄가스를 얻는 데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 역시 간단한 일은 아니다. 자칫 저장고에 오류가 생기면 짧은 시간에 고농도의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 생물체를 질식사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 메탄가스를 안전하게 분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생각하면 국제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연구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지구 온난화의 재앙과 비산유국의 설움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겨레21 / 김수병 기자 200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