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 부활의 역사를 쓰는 오정윤 교수

“패배주의 역사, 국민승리 역사로 다시 써야”

역사속에서 미래를 찾는다 … 다음세대는 당당한 역사의 주인

광복 60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는 각종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회성 기념행사보다 다음 세대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세울 수 있도록, 흐트러지고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곳도 있다.
고구려 중심의 역사의식체계를 수립한 단재 신채호 선생의 사상과 철학을 계승한 이유립 선생. 그를 스승으로 삼은 역사학자 오정윤 교수의 여름강의실을 찾았다.

식민사관에 의해 만연한 패배주의 역사를 백성이 승리하는 역사로 바로 알리기 위해 목청을 높이는 명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자 꿈나무 미래학교장인 오정윤 교수의 강의에 20여명의 학생들은 푹 빠져있다.
꿈나무미래학교 학생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속에 묻힌 선각자들을 깨우고 있었다.
“서희는 어떻게 협상만으로 강동 6주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서희는 관찰력과 통찰력, 언변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송, 서하, 대리, 거란의 국제정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지요. 무엇보다 거란이 옛 고구려땅을 점령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강동6주를 요구할 때, 서희는 오히려 고려가 고구려의 이름과 수도 개성을 이어간다는 정통성을 내세워 거란을 물리쳤다는 겁니다”
미래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단순히 과거사를 연대별로 암기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다.
이곳에서는 역사를 과거의 사실만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겨있는 인류 역사의 보물창고라며 ‘종합과학’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세계사와 한국사 통사, 인물 한국사를 수강한 안현주(경기도 광주시)씨는 “가치관 정립과 꿈·희망·민족애를 키워 주는 강의예요. 또 통합적인 사고력, 분석력, 자기발표력, 창의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다솜(중 1)양은 미래학교에서 실시한 이번 여름방학 ‘실크로드 대탐방’에도 참여했다.
최양은 “우리는 해양과 대륙을 통해 교역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빨리 통일을 이뤄 대륙의 길을 뚫어야 우리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크로드 대탐험을 다녀온 미래학교 아이들은 유럽-중국-신의주-평양-서울에 이어 해저터널을 통해 일본까지 이어지는 ‘신실크로드’에서 우리의 미래를 열어가는 꿈을 꾸고 있었다.

광복 60주년을 맞은 우리사회가 해결할 문제점에 대해 오 교수는 “우리근현대사의 저항과 투쟁의 역사는 인류의 진보와 평화를 향한 정의로운 외침이고, 근대 시민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한 위대한 여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아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사건인 동학농민운동은 의병투쟁으로, 항일무장투쟁으로 4.19혁명으로 광주항쟁으로, 다시 6.10민주화대투쟁으로 계승됐고 분단을 극복하는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고대사를 왜곡하고 일본은 현대사를 왜곡하고 있다.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경제력이 우수하다 할지라도 문화와 인격 후진국으로 동아시아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게 역사공부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매년 8월이면 독립유공자와 친일파 문제가 거론되지만 해결책은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친일파의 자손들이 ‘일제시대 하사받은 땅’을 국가가 빼앗았다며 당당히 반환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정부가 무얼 하는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교수는 “우리 법률이 조선통독부의 토지대장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친일후손들이 땅 소송을 할 수 있다. 항일투쟁을 했던 독립운동가들은 조선총독부에 토지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독립유공자들의 삶을 올바로 찾아내 국민들의 존경과 더불어 생활이 보장 되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도덕성”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역사강의를 통해 “오늘의 현실을 해결하지 못하는 역사는 죽은 역사다. 당시에는 패배했지만 디딤돌이 되어 후세에 실현되는 경우가 많다. 바람 앞에 흔들리는 작은 불씨 하나가 훗날 광야를 불태울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교수의 최근 한국사 강의내용은 통사중심으로 엮어 5권의 책으로 나온다.
꿈나무 미래학교 02-2277-9181 www.miraeschool.com

(내일신문 / 전호성 기자 2005-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