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후반기 노대통령] 각계 인사 10명의 충고

경제 살려라 , 말을 줄여라 , 측근 버려라
"인터넷 많이 하는 CEO는 망해"

노무현 대통령이 25일로 5년 임기의 후반기를 시작한다. 학자들과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 기업 최고경영자(CEO), 경영컨설턴트 등 각계 인사 10명에게 임기 후반기의 노 대통령이 ‘바꿔야 할 것’을 물어보았다. 다음은 5명 이상이 꼽은 것이다.

① 경제와 실질로 승부하라

10명 중 9명이 경제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평길 교수는 “과거사나 연정 등 뜬구름 잡는 얘기는 접어 두자”고 했고, 변대규 대표는 “최우선 순위를 경제에 둬야 한다”고 했다. 조동성 교수는 “남은 임기 동안 계획 세운 것을 실행하는 데 전력하라”고 했고, 김민전 교수는 “대통령이 정치 이슈로 복귀해선 안 된다”고 했다.

② 말은 줄여야 먹힌다

김중권 전 실장은 “국민·당원에게 편지 보내고, 쉽게 말했다가 해명하는 일이 반복되면 대통령 권위가 무너진다”고 했다. 신율 교수는 “혼자 편지를 쓰면 참모진에서 걸러주는 기능이 마비된다”고 했다. 박문수 소장은 “말이 먹히려면 말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③ 측근을 버려라

박문수 소장은 “아마추어인 386 측근보다는 경제·정책 전문가를 중용하라”고 했고, 박관용 전 의장은 “코드인사, 회전문인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최평길 교수는 “대통령 말만 잘 듣는 ‘예스맨’ 대신 전문가를 찾으라”고 했다.

④ ‘마이웨이’는 금물

김중권 전 실장은 “대통령이 정부 내 논의절차 없이 자기 생각대로 정책에 대해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변대규 대표는 “의도가 좋고, 진정성이 있다고 일이 다 되는 게 아니다”고 했고, 신율 교수는 “외교·안보 문제에서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장하성 교수는 “자기 생각에 함몰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⑤ 편가름 그만

신율 교수는 “대통령이 편을 가르면 갈등 조정이 불가능하다”며 “보수·진보 매체도 모두 받아들이라”고 했다. 박관용 전 의장은 “낭비적 논쟁 대신 미래로 가야 한다”고 했고, 구본형 대표는 “적과 아군을 구별해서 한쪽 손만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마음으로 야당에 양보하라”는 말도 나왔다.

⑥ 기타

이 밖에 “정책의 일관성을 가져라”(4명) “인터넷 많이 하는 CEO는 망하니 인터넷 줄여라”(3명) “여야 가리지 말고 외부인사를 자주 만나라”(3명) “헌법을 지켜달라”(3명) “즉흥적 정책이 안 되도록 밤에 관저에서 보고받지 말라”(2명) “기업 현장을 자주 찾아가라”(2명) “쓸데없는 위원회와 로드맵을 없애라”(2명)는 주문도 나왔다.

■도움 말씀 주신 분

박관용 전 국회의장(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평길 연세대 교수(대통령학 포럼 대표)

조동성 서울대 교수(한국경영학회 회장)

장하성 고려대 교수

신율 명지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변대규 휴맥스 대표

박성수 성공경영연구소장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대표

(조선일보 / 배성규, 박민선 기자 2005-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