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중국 군사압박 정면돌파" 경고

중ㆍ러 합동군사훈련 실시 등 최근들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천수이볜(陳水扁) 대만총통이 외교전을 통한 정면돌파를 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만은 이번 합동군사훈련을 대만상륙을 가상한 훈련으로 간주하고 있다. 민진당 중국사업부 둥리원(董立文)주임은 타이완르바오(臺灣日報)와의 인터뷰에서 중ㆍ러 양국의 합동군사훈련은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하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협박성 언행을 일삼으며 이를 다른 국가에도 강요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평화적 수단이 아닌 전쟁을 통해 양안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만정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천 총통은 지난 22일 열린 해외공관장 정례보고회의에 참석, 공관장들에게 국가주권을 올바로 주장하고 중국의 외교적 봉쇄를 적극적으로 뚫을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쯔유스바오(自由時報)에 따르면 천 총통은 이날 비수교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 고위 공직자 및 정치인들간 교류가 확대될 수 있도록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천 총통은 올초 이탈리아와 피지 방문을 예로 들며 “대만 외교력에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외교활동 공간을 넓히라”고 주문했다.현재 대만 정부의 가장 큰 목표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100여 곳의 해외공관을 통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미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의 군사,외교적 활동영역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대만이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중ㆍ러 합동군사훈련은 이제 중국의 대 대만 군사정책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헤럴드경제 / 박세영 기자 2005-8-23)

서해에 울린 포성… 중국 주도 '반미연대' 신호탄인가

중국, 러와 군사훈련 계기 '신(新)질서' 구축나서
인도·베트남과도 관계강화… 한·일엔 반감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중·러 합동군사훈련에는 8개국 군사관계자들이 참관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4개 회원국과 인도·파키스탄·이란·몽골 등이다. 이 현장에 미국 일본 한국은 참관이 거부됐다. 피아(彼我)구분이 뚜렷해진 이 합동훈련을 놓고, 전문가들은 냉전붕괴 이후 중국이 미국에 대응하는 새로운 질서 구축에 적극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 인민해방군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정점으로 한 4세대 지도부 등장과 함께 중국의 군사 전략에 나타난 뚜렷한 변화는 장막 속에서 은둔하던 중국군이 양자·다자 간 군사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02년 10월10~11일 키르기스스탄과 양국 국경지대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는 인민해방군 창군 이래 첫 외국 군대와의 합동군사훈련이었다. 그 후 중국은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및 파키스탄·인도·프랑스·영국·호주 등과 잇달아 군사훈련을 가졌다.

◆ 反美동맹화하는 상하이협력기구

중국의 군사동맹 구축은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SCO는 2002년 중국이 주창해서 만들어진 다자 간 협력기구. 중국·러시아와 함께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등 6개국이 회원국이다. SCO 정상들은 지난 7월 초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 모여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SCO가 노골적인 ‘반미 연대’ 움직임을 보인 것은 미국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시민봉기인 ‘색깔혁명’으로 정권 유지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과거 숙적과의 화해

중국은 과거 국경분쟁을 치렀던 러시아·인도·베트남 3개국과 관계를 개선, ‘주변정리’에 성공을 거두었다. 러시아와는 이미 군사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회복했고, 인도·베트남과도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달 쩐득렁 베트남 국가주석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갖고 늦어도 2008년까지 국경 획정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4월 인도를 방문해 만모한 싱 총리와 국경획정 원칙을 정하고 경제·통상협력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델리 협약’도 체결했다.

◆ 미국의 동맹 고리 약화시키기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지난 4월 18~19일 중국 방문에서 중국을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 국가로 승인했다. 앞서 작년 말에는 대만해협에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무조건 미국 편을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재 블랙홀’인 중국은 호주로부터 막대한 양의 철광석과 석탄을 수입, 호주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기 편에 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국은 또 EU국가들 가운데 무기판매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 및 독일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미일동맹의 한 축인 일본에 대해서는 안보리진출 반대 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 북한과의 군사교류 강화

지난 2003년 8월 중국 인민해방군 쉬차이호우(徐才厚) 총정치부주임은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 같은 해 10월 북한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6·25참전 52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거행해 답례한 데 이어, 인민무력부 이태일 부부장이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미일 군사동맹과의 대치관계에서 북한을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일보 / 조중식 특파원 2005-8-22) 

中-러 군사협력·무기판촉 ‘윈-윈’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중국과 러시아의 사상 첫 합동군사훈련이 25일 막을 내린다. 중국과 러시아는 8일 동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산둥(山東) 반도 일대에서 실시한 이번 합동훈련을 통해 군사외교적으로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선 전투력 제고는 물론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라는 소득을 챙겼다고 평가하고 있다.

첨단무기 판매에 눈독을 들여온 러시아로서도 이번 훈련은 자기들의 무기 성능을 전세계에 한껏 과시하는 기회였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는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TU22, TU95, TU160 등 항공모함 저격에 유리한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비롯해 일부 첨단무기를 중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중·러 양국 군 지도부는 이번 첫 훈련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추가협력을 약속했다. 합동훈련이 내년에도 계속 열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이번 훈련이 양국의 군사동맹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미국 등이 비상하게 주목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장병들은 훈련 폐막을 하루 앞둔 24일 산둥성 칭다오(靑島) 부근의 자오난(膠南)시 일대와 서해 앞바다에서 이번 훈련의 핵심인 상륙작전을 마쳤다.

이날 훈련에는 중국의 해병사단과 러시아 해군 제55해병사단 소속 일부 병력이 참가했다. 특히 상륙훈련 지점이 대만과 비슷한 지형이어서 중국은 대만이 독립운동을 계속 추진할 경우 언제든 무력행사가 가능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베이징의 군사소식통들은 관측하고 있다.

이날 상륙훈련에는 차오강촨(曹剛川) 중국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부장,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인 중앙아시아 4개국 국방부 고위인사들이 나란히 참관했다.

아시코프 키르기스스탄 국방장관(중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사상 첫 합동훈련을 벌이게 된 것은 양국 지도부의 결단 덕분”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훈련이 지역내 안전보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번 훈련에 자체개발한 첨단무기를 대거 선보였다. 국산 설계로 지난해 12월 취역한 구축함 광저우(廣州)호가 이번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남해함대 소속인 광저우호는 배수량이 8,000t급으로 미사일, 레이다, 헬기 등을 보유해 대잠수함 작전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훈련에 참가한 쑹(宋)급 잠수함은 지난 23일 해상봉쇄 훈련 때 자체개발한 대함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국이 자체개발한 무기를 공개한 것은 대내외에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관측되고 있다.

(경향신문 / 홍인표 특파원 2005-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