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그 이후’…생태계 교란하면 인류도 멸종

◇인간, 그 이후/마이클 볼터 지음·김진수 옮김/320쪽·1만2000원·잉걸

1972년 당시 소련 지역의 빙하퇴적물을 연구하던 미국 컬럼비아대의 조지 쿠클라 박사는 닉슨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다음 빙하시대가 그 누구의 예상보다도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있으며, 그것은 또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작스럽게 찾아올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단 수십 년 만에 빙하기가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닉슨의 과학자문위원들은 이를 극비에 부쳤다. 그러나 지금 그 자문위원들은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쿠클라의 경고는 실질적인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말이다. 나중이 아니라 ‘바로 지금’ 대규모의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전 지구의 해수순환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했다. 극지의 얼음이 녹아 확산되는 담수의 유입은 바닷물 농도를 바꾸어 해수순환을 교란시키고 이에 따른 기온의 급속한 하강은 빙하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책은 생명체의 기원과 진화, 멸종에 대한 생물학 물리학 지질학 유전학 분야의 광범위한 연구결과를 훑으며 감히(?) 인간의 멸종을 경고한다.

영국의 고생물학자인 저자는 특히 6500만 년 전 공룡의 멸종에 주목한다. 공룡이 그러했듯이 지구의 거대한 포식자인 현생 인류가 지구환경에 끼치고 있는 폐해는 대량멸종사건 당시의 상황과 맞먹을 정도라고 한다.

“인류는 자기조절 시스템인 ‘지구 생명계’에 깊숙이 개입해 지구의 작동방식에 끊임없이 역행함으로써 지구 생태계를 교란시켜 임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생물학자인 윌리엄 해밀턴은 하나의 종이 자신의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심지어 자신의 멸종까지 이끌 수 있다는 수학적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저자는 ‘자연은 스스로 작동한다’는 이론을 지지하지만 지금의 지구환경 위기는 점점 인간의 손이 미치는 범위를 벗어나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진화론적으로 볼 때에도 포유류는 이미 정점을 지났다. 공룡이 사라진 뒤 포유류 과의 수는 급속히 증가했으나 1000만 년 전, 500만 년 전, 200만 년 전, 그리고 1만 년 전으로 나누어 비교해보면 그 수치는 수직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제껏 진화한 생명집단 중에서 가장 복잡한 생명체가 마침내 멸종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우리 자신, 생물학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족속이 마치 진화의 분류체계에서 비켜있는 양, 그렇게 순진하게만 생각해온 것은 아닐까….” 원제 ‘EXTINCTION’(2002년).

(동아일보 / 이기우 기자 2005-8-20) 

미, 지구환경금융 분담금 지급 거절

개발도상국의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기금인 지구환경금융, GEF가 미국의 분담금 지급 거절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말했습니다.

미 정부는 2006 회계연도 동안 GEF에 1억7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지만 미 의회는 GEF의 자금 지원 의사결정 체제가 불투명하고 부적당하다며 승인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미국은 GEF 전체 분담금의 20%를 맡고 있는 최대 분담금 납부국가이고 그 다음으로 일본이 18%를 분담하고 있습니다.

지구환경금융, GEF는 지난 1991년 설립됐으며 유엔개발계획과 유엔환경계획, 세계은행이 공동으로 관장하고 있습니다.

(YTN / 임승환 기자 2005-8-20) 

“원자력발전이 대안” 곳곳서 건설 붐

中·印 주도…유럽·미주 등 선진국도 ‘잰걸음’

고유가의 영향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 붐이 일고 있다.

20일 세계핵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 분포해 있는 원전은 총 440기인데, 새롭게 건설 및 계획이 진행중인 원전이 135 기에 이른다. 각국이 고유가 속에서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원자력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공업국들이 원전건설 붐을 주도하고, 선진국들도 속속 원전 건설에 관한 규제를 풀며 경쟁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 원전 붐 주도하는 ‘친디아’ = 새롭게 건설 및 계획이 진행중인 원전 135기 가운데 인도에 32기, 중국에 29기로 45%가 양국에 몰려있다.

중국정부는 조만간 80억달러 규모의 원전을 발주할 예정이며 2020년까지 총 500억달러를 원전 건설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중국엔 원전 9기가 가동중인데 발전량은 478억㎾로 전체 전력생산량의 2.2%에 불과하다. 현재 2기의 원전이 건설중이며, 8기의 원전이 건설계획에 착수했고, 추가로 19기가 더 건설될 예정이다.

중국이 원전 증설에 막대한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공표하자, 영국계 미국회사인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의 아레바, 러시아의 아톰 스트로이 엑스포트가 사활을 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 정부는 원전기술의 중국수출을 엄격히 금해왔으나 웨스팅하우스 등은 “중국에 원전 1기를 수출하면, 미국에 513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적극적인 의회로비를 벌여왔다. 원전기술 중국 이전 금지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8년 해제됐다.

인도는 현재 원전 15기가 가동중이며, 총 발전량은 150억㎾다.

인도는 이어 8기의 원전을 건설중이며 24기를 신규 발주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인도는 핵비확산조약(NPT)에 가입하지 않은 채 제멋대로 두차례나 핵 실험을 실시, 핵보유국이 됐다. 미국은 이 때문에 그간 인도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며 핵기술 이전을 금지해왔으나 지난 7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인도와 원전 기술협력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그간 러시아 등의 원전기술에 의존해오던 인도는 미국의 선진 원전기술을 도입, 새로운 원전 건설을 할 수 있게 됐다.

◈ 선진국들의 높아지는 관심 = 유럽과 미주지역에서도 고유가 및 교토기후협약에 따른 파장으로 원전건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원전 103기를 가동하고있는 최다 원전보유국이다.

반핵 환경론자들의 로비 등으로 인해 1970년대 이후엔 원전이 전혀 신설되지 못했으나, 7월말 통과된 에너지법이 원전 보수 및 신설을 용이하게 함에 따라 새로운 원전 건설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는 2010년을 완공목표로 원전 4기를 건설중이며 추가로 9기를 준비중이다. 한국에서는 2015년까지 원전 8기가 건설되며 일본에서는 현재 건설중인 1기 외에 12기를 준비중이다.

(문화일보 / 이미숙 특파원 2005-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