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란, 에너지협력 발판 군사접근 모색

중국군 대표단 방문.."이란, 美약점 최대활용"

중국과 이란은 최근 가속화된 에너지 협력을 발판으로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군사 결속도 본격화할 움직임이라고 블룸버그가 18일 분석했다.

이런 움직임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인 이란이 수그러들줄 모르는 고유가로 재정이 넉넉해진 상황에서, 미국을 갈수록 곤혹스럽게하고 있는 이라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카드'를 쥐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날 진단했다. 이란은 세계 석유생산의 4% 가량인 하루 350만배럴을 뽑아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란 관영통신을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 대표단이 테헤란을 방문해 두나라 군사협력 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나세르 모하마디 파르 이란 지상군사령관은 "우리의 적들이 장차 발생할 수 있는 전쟁에서 첨단 군사기술로 위협할 것이 자명하다"면서 따라서 "이란과 중국이 이에 대처하기 위해 방산 및 군사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측은 군사 대표단의 테헤란 방문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양국의 군사 접촉이 최근의 잇단 에너지 부문 협력에 뒤이은 것임을 주목했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그간 이란 핵문제를 시비하면서 테헤란측이 아시아 석유시장을 새롭게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에 이뤄지는 점도 상기시켰다.

이란은 중국 에너지 대기업인 중국석유화학(시노펙)에 자국이 새로 개발하는 주요 유전 야다바란 지분의 50%를 제공했으며 지난 3월에는 향후 25년간 모두 200억달러 어치가 넘는 액화천연가스(LNG) 1억1천만t 이상을 도입키로 계약했다. 이란은 세계 2위 천연가스 생산국이기도 하다.

양국은 또 LNG 수송선 벤처회사 설립 가능성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밖에 테헤란과 카스피 연안을 잇는 고속도로 신설에 2억2천만달러를 투자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이란 강경파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가 지난 6월 선거에서 예상 외로 대통령에 당선되자 즉각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축전을 보내 협력 의향을 표명했다.

중국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봉인을 제거하고 핵프로그램을 재개한데 대해 미국과 EU가 유엔 안보리 제재를 모색할 움직임을 보이자 외교부 성명을 통해 "대화로 문제를 푸는 것을 지지한다"고 즉각 제동을 걸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란 강경 지도부가 고유가와 이라크 사태를 대외 교섭에서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널은 미 국무부 관리도 "이란이 국제 상황이 자국에 유리하게 전개된다고 과신하고 있다"고 비판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백악관이 이란의 뻣뻣함에 당혹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널은 이라크 지도부의 핵심인 이슬람 다수 시아파가 이란과 연계돼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테헤란측이 필요할 경우 `이슬람 카드'를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또 유사시 `석유 무기화'도 서슴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고 저널은 상기시켰다.

즉 이란핵에너지센터측은 호르무스 해협을 통해 하루 1천500만배럴의 원유가 수송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란이 위협받을 경우 호르무스 해협을 봉쇄할 것임을 EU측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EU는 미국이 이란과 대화를 완전히 단절한 상황에서 이란 핵문제를 테헤란측과 협의해왔다.

저널은 이란 문제로 백악관이 갈수록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일각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선재규 기자 2005-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