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사극이 몰려온다..'신돈' '서동요' '태왕사신기' '삼한지'

초대형 사극들이 올 하반기부터 줄줄이 안방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MBC는 '제5공화국' 후속으로 '신돈'을 준비 중이며 이어 내년 봄에는 '삼한지'를 선보일 계획으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BS는 '패션 70s' 후속으로 준비 중인 '서동요'의 촬영을 시작했으며 '연개소문'도 기획 중이다. 또 외주 드라마 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은 100% 사전제작 및 내년 9월 방송을 목표로 '태왕사신기' 제작에 착수했다.

장보고의 삶을 다룬 '해신'으로 타방송사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나갔고 현재 '불멸의 이순신'이 인기를 끄는 등 그동안 사극에서 강세를 보여온 KBS는 재정난을 이유로 대규모 제작비가 드는 대하드라마의 제작이 일정기간 불가능하다고 밝힌 상황. 하지만 MBC와 SBS가 스케일이 큰 대형 사극으로 이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왜 사극인가? 사극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안방극장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잡아왔다. 이제 어느 정도 식상할 법도 하다.

하지만 최근 준비되고 있는 사극은 과거의 것과 다르다. 과거 사극들이 조선시대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는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준비되고 있다. '신돈'은 고려말이 배경이며 '삼한지', '서동요', '연개소문'은 삼국시대, '태왕사신기'는 단군시대부터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은규 MBC 드라마국장과 운군일 SBS 드라마국장은 이에 대해 "조선 왕조사에서 드라마틱한 부분은 거의 드라마화했기 때문에 또 다시 이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은 식상감이 있어 실패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삼국, 고려시대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두 드라마국장의 설명은 이미 KBS가 방송한 '태조 왕건'과 '해신' 등에서 입증이 된 부분이다. 문제는 KBS의 입장처럼 대형 사극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제작비가 불가피하다는 것.

그러나 이은규 국장은 "드라마의 시청률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과거보다 커졌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과거와 달리 방송사들이 과감하게 투자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극 붐은 또 최근 젊은 연기자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는 방송가의 상황과도 맞물려 있는 듯하다. 젊은 연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대부분의 멜로드라마와 달리 사극은 출연진의 연령 폭이 넓기 때문이다.

◆SBS '서동요'와 '연개소문' 현재 준비되고 있는 사극 중 가장 먼저 시청자들과 만나게 되는 작품은 오는 9월5일부터 방송될 '서동요'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최고 인기 드라마인 MBC '대장금'의 연출자 이병훈 PD와 당시 극본을 맡은 김영현 작가가 다시 호흡을 맞춘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서동요'는 백제 왕가의 후손 신분을 숨기고 신라에 건너와 마를 팔며 지내다 백제 30대 무왕이 되는 서동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을 예정. 주인공 서동 역에는 조현재가 캐스팅됐으며 신라의 공주로 숱한 화제를 모으며 서동과 결혼한 뒤 남편을 왕의 자리에 올려놓는 여장부 선화공주 역은 이보영이 맡았다.

또 선화공주를 사랑하며 서동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는 사택기루(김도함) 역에는 류진, 역시 서동의 라이벌로 후에 백제 29대 왕위에 오르는 효순장군 역에는 김영호가 각각 캐스팅됐다. 이와 함께 이창훈은 서동에게는 아버지 같은 인물로 백제 기술공방의 책임자인 목나수, 정선경은 기술공방의 여자 책임자로 목나수를 마음에 두고 있는 미진 역으로 출연한다.

SBS가 기획 중인 '연개소문'은 고구려의 장수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다룰 예정으로 당나라와의 전쟁을 박진감 넘치게 다룰 것으로 기대된다.

◆MBC '신돈'과 '삼한지' '신돈'은 고려 말 승려 신돈과 공민왕의 대결을 통해 고려 시대를 재조명할 드라마다. 특히 과거, 시대를 어지럽힌 요승으로 알려졌던 신돈을 시대를 앞서간 개혁적 인물로 그릴 예정이다.

주인공 신돈 역에는 손창민이 캐스팅됐으며 함께 드라마를 이끌어갈 공민왕 역에는 정보석이 발탁됐다. 또 원나라에 공녀로 가 제2의 황후가 되는 기황후 역으로는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김혜리가 출연한다. 이 드라마를 위해 MBC는 용인시와 함께 100여 억원을 투자, 용인에 반영구적인 오픈세트를 짓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내년 4월 방송 예정인 '삼한지'(가제)는 고구려 시조인 동명성왕의 탄생과 고구려 및 백제의 건국과정 등을 통해 당시를 살아간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을 계획. 폐인을 양성했던 무협사극 '다모'의 정형수 작가와 최완규 작가가 공동집필할 예정이다.

MBC는 '삼한지'를 위해서도 전라남도 나주시와 함께 나주에 '삼한지' 오픈세트를 건립하고 있다.

◆김종학프로덕션 '태왕사신기' '태왕사신기' 역시 총 제작비로 300억 여원이 예상되는 대작이다. 만주로 영토를 확장하며 고구려의 중흥기를 이끈 광개토대왕을 주인공으로 할 예정. 광개토대왕 담덕 역에는 한류스타 배용준이 일찌감치 캐스팅됐다. 또 터프가이 최민수가 왕족과 대립하는 귀족 연가려 역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정복자의 이미지가 강한 광개토대왕을 맹장이 아닌 지장의 시각으로 그려갈 계획이다. 또 광개토대왕이 등장하기 전인 1~2부에는 단군신화 중 우리나라 건국신화를 판타지 형식으로 다룰 예정인데 배용준은 단군의 자손으로 태양의 기운을 타고 난 해모수로 등장한데 이어 고구려 시조인 고주몽 역으로도 출연해 역사적 인물들이 윤회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의 공동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 김종학 대표는 최근 "신화를 드라마화하기 위해 홀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으며, 특수효과를 위해 영화 '반지의 제왕'의 특수효과 담당팀이 합류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드라마는 또 내년 9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90여개 국가에서 동시에 첫 방송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그 결과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머니투데이 / 김은구 김태은 이규창 기자 2005-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