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구글'로 불려지는 검색업체 바이두닷컴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화려한 데뷔식을 치렀다.

5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두는 상장 첫 날 주가가 4배 이상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나스닥에서 바이두닷컴은 122.54달러로 거래를 마쳐 기업공개(IPO) 공모가 27달러에 비해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장중 한때 바이두는 주가가 151.20달러까지 치솟아 공모가 대비 5배를 넘기도 했다.

이번 바이두의 IPO는 지난해 대박을 내며 인터넷주 돌풍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인 구글이 나스닥에 상장된지 1년여만에 이뤄진 것으로 중국의 경제 급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제2의 구글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 "닷컴 붐 시절이 안부럽네"

바이두는 닷컴 붐이 무너진 이래 최고 첫날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업체 실렉티카가 지난 2000년 3월 369% 급증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낸 것이다.

역대 IPO 가운데 최고 대박은 VA리눅스시스템이었다. 이 회사는 1999년 12월 상장돼 첫날 무려 700%가 올랐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바이두는 지난해 IPO 돌풍의 주인공 구글 이후 첫날 주가가 100달러를 넘은 첫번째 사례가 됐다. 시가총액은 8억9800만달러에서 40억달러로 뛰어올랐다.

월가에서는 바이두의 이번 IPO대박에 대해 구글이 한 때 바이두 인수를 추진했다는 점이 미국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데 크게 일조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바이두의 주식 발행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도 주가 폭등에 일조했다. 바이두는 IPO 당시 404만주만 발행했다.

◇ 바이두는 제2의 구글?

바이두는 구글과 자주 비교가 된다. 구글은 바이두의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바이두의 수익 대부분이 검색 광고에서 나온다. 구글이 지난해 큰 주목을 끌며 상장될 때 실리콘 밸리의 거대 IT기업들에 비해 매출과 수익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바이두도 매출면에서 급성장하고 있지만 그 규모면에서는 아직 미미하다.

지난 6월 30일까지 바이두의 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53% 증가한 84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익은 5배 증가한 150만달러를 기록했다. 3월 31일 기준 바이두는 2350만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두는 인터넷 시장을 둘러싼 극심한 경쟁속에서 상장이 이뤄졌다는 점도 구글과 유사하다.

바이두는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중국 인터넷 포털업체인 넷이즈닷컴, 시나, 소후닷컴 등과도 한판 경쟁을 벌어야하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바이두는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에서 인터넷 유저 규모는 올해 1억1500만명에서 오는 2007년 1억87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에서 전체 온라인 마케팅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억3000만달러로 추정된다.

바이두는 "검색광고 시장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온라인 마케팅 분야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로빈 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온라인 사업 규모가 증가하는 만큼 바이두의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대한다"며 "인터넷 보급률은 한자릿수로 매우 낮지만 중국 온라인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검색 엔진 바이두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포부다.

(머니투데이 / 박희진 기자 200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