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홈피·게임까지 "베껴 베껴"

싸이월드 등 한국히트작 모방
카트라이더의 넥슨 "법적대응"
온라인 저작권 분쟁 계속 늘 듯

김정주 넥슨 사장은 최근 중국 88조이닷컴의 게임 ‘카트레이서’에 대해 법적대응을 벌이는 것을 검토중이다. 한 눈에 봐도 자사의 게임 ‘카트라이더’와 게임 진행 구성은 물론 자동차·아이템·캐릭터 디자인까지 유사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비앤비 등 넥슨의 다른 게임도 중국에서 베껴 만들고 있다.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저작권 분쟁이 온라인으로 번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한국 제품을 모방한 중국 제품이 나타나는 것은 이제 흔한 일. 그러나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온라인 모임 및 게임 서비스 등 역시 새로운 ‘베끼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모임 서비스인 ‘싸이월드(www.cyworld.co.kr)’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에탕닷컴(www.etang.com)’과 ‘하와(www. hawa.cn)’는 싸이월드의 ‘복제품’에 가깝다. 배경화면(스킨) 위에 두 개의 큰 화면틀(프레임)을 배치한 전체적인 구도는 물론이고, 자기 소개 사진, 게시판 등 메뉴 표시, 자기방 꾸미기(미니룸) 등 세부적인 부분들의 위치와 크기, 표현 양식이 거의 같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권창현 홍보팀장은 “지난해부터 싸이월드를 모방한 사이트들이 나타나 중국에 서비스 중지를 요청했다”며 “싸이월드의 성공을 그대로 이식하려는 시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NHN도 ‘게임시티(www.gamecity .cc)’라는 중국 사이트 때문에 같은 고민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게임시티가 NHN 한게임의 ‘아기고래쿠아’, ‘와일드슈터’, ‘붕붕판다’ 등 플래시 게임 10여종을 그대로 베껴 제작, 운영하는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게임시티는 심지어 한게임의 ‘토이’ 캐릭터 그림 속에 삽입된 한글조차 바꾸지 않고 서비스했다.

NHN 관계자는 “중국측에 경고장을 발송하고 소장을 제출해 일단 해당 게임의 서비스를 중지시켰으며,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베끼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온라인 시장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2004년 기준으로 중국의 인터넷 도메인 수와 인터넷 사이트는 각각 43만개와 66만여개에 이른다. 이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가장 벤치마킹할 만한 성공 사례가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라는 것.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 중국사무소의 경우 2004년부터 우리기업들이 접수한 온라인 문화상품 관련 법률 상담은 100여건에 달한다. 김주영 엔씨소프트 팀장은 “온라인 콘텐츠는 기술적인 특허기술과는 달리 오프라인 상품으로 만들거나 또다시 온라인에서 베끼기 쉬워 집중적인 모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역시 일본을 벤치마킹해 온라인콘텐츠를 발전시켜왔다. 넥슨의 대표적인 게임 ‘비앤비’ ‘카트라이더’ 등은 일본 허드슨사와 닌텐도사의 캐릭터나 게임 구성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양국 간의 온라인 콘텐츠 저작권 분쟁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국가판권국 등 정부 기구에 신고하거나 개별기업에 경고문을 보내 해당 서비스를 중지시켜도 곧바로 다른 업체가 똑같이 베끼기 때문이다.

권기영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장은 “무조건 중국에 단속을 요구하기보다, 한국의 저작권자를 홍보하고, 중국의 업체들이 저작권 협상에 나서도록 양국의 공감대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백승재 기자 2005-8-4)

메이드 인 코리아 '흔들' .. 첨단제품까지 무차별 카피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이들 제품을 그대로 베낀 중국산 ''짝퉁''들이 활개치고 있다.

중국 시장뿐 아니라 제3국에서도 중국산 짝퉁들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나돌고 있는 데다 국내 시장에도 저가를 무기로 속속 침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정품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데다 내수시장까지 타격을 입게 돼 업계는 물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자동차부품·건자재 등 국내시장 피해 속출=자동차 부품과 건자재 시장에서는중국 짝퉁들이 국내 대기업들의 이름을 버젓이 달고 유통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외관으로는 구분이 안 될 만큼 똑같지만 품질에서는 크게 못 미쳐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자사 인조대리석 브랜드인 ''하이막스''의 모조품 때문에 영업에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 영업팀 박명걸 과장은 "피해 사례를 확인해 보면 100% 중국산 짝퉁으로 판명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값싼 중국산 인조 대리석이 LG화학의 패턴명과 컬러명까지 그대로 도용해 마치 LG제품인 양 유통되고있어 영업팀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창호재도 중국산 짝퉁 제품의 공략 대상이다.

LG ''하이샤시''의 경우 ''하이샷시''''하이섀시'' 등의 이름을 붙인 제품들이 대량유통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일부 첨단기술 제품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부품들이 국내에서 나돌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장쑤성에서 뉴EF쏘나타 모조품 앞 범퍼를 판매하던 부품상이 중국 공상행정관리국에 적발됐다.

◆ 중국 및 제3국 시장 경쟁력 약화=휴대폰 온라인게임 화장품 등 해외나 중국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 여지없이 중국산 짝퉁들이 등장,한국 업체들을 골탕먹이고 있다.

저가 화장품 업체인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홍콩 시장에 진출한 지 3개월여 만에 짝퉁 제품을 적발해 홍콩 세관에 신고했다.

휴대폰의 경우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팬택계열 제품의 모조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짝퉁 휴대폰은 삼성전자 ''애니콜(Anycall)''과 흡사한 ''애미콜(Amycall)''.중국 칭다오에서 1400위안(18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한국 온라인게임 짝퉁의 천국이다.

한국 게임 중 중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싶으면 무조건 베끼는 것이일상화됐다.

한국에서 최고 인기 게임으로 떠오른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중국에서 ''카트레이서''란 이름의 짝퉁이 만들어졌다.

이 게임은 거꾸로 한국으로 들어와 서비스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판매하고 있는 QQ는 GM대우의 경차 마티즈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다.

◆ 한국업체 대책 부심=LG화학은 자사 브랜드의 모방 도용 사례가 급증함에 따라브랜드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일반인도 홈페이지를 통해 도용 사례를 신고할 수있도록 메뉴를 개편해 신고자에게 포상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LG화학 산업재사업본부장 박규석 부사장은 "짝퉁 건축자재로 인해 기업 신뢰도와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한편 법적제재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 MP3 제품의 모조품이 국내까지 들어와 피해를 입게 된 엠피오 관계자는 "일단 모조품을 수입 판매하는 업체에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한편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샤 제조업체인 에이블씨엔씨측은 "자체적인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인터넷 쇼핑몰인 ''뷰티넷'' 회원들을 대상으로 미샤 모조품을 발견해 신고할 경우 우수 제보자에게 매달 5만원의 포상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짝퉁 제품들을 뿌리 뽑기는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방실·김동욱·임원기 기자

(한국경제신문 200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