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위한 것… 문제 안돼" 삼성그룹, 조목조목 반박

삼성그룹은 참여연대의 보고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삼성그룹은 3일 “삼성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순혈(純血)주의 타파와 국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국적을 가리지 않고 매년 1000명 가까운 우수 인재를 영입해 왔다”면서 “참여연대가 278명의 영입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체 영입 인원의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관료나 판·검사 영입이 정경유착이나 법경유착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대해, “국제 경쟁 환경을 모르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법조인 출신은 삼성에 영입된 뒤 준법 교육 실시를 통해 경영 투명성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삼성 내 법조인 출신의 수는 해외 글로벌 기업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삼성 내 변호사는 다른 국내 기업에 비해서는 많지만, 미국 GE에 비해서는 10분의 1, 미국 휴렛팩커드에 비해서는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또한 공직자윤리법을 어기면서까지 관료를 무차별 영입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삼성에서 일하고 있는 공직자 출신들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정부의 정식 취업 승인 절차를 받은 사람들”이라면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 구조본 관계자는 “참여연대의 주장은 국내 시각에서만 바라본 것이며, 결국 하향 평준화하자는 의미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김기홍 기자 2005-8-4)

참여연대 `삼성 인적네트워크' 발표

관료 101, 학계 87, 법조 59, 언론 27, 경제 22, 정치 13명 등 총 278명 "`삼성공화국'의 힘 발현되고 있음 확인"

참여연대는 3일 취업 등을 통해 삼성그룹에 공식적으로 영입된 고위공직자ㆍ법조계 인사 등을 총망라해 삼성의 `인적 파워'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자료를 담은 `삼성 인적네트워크'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삼성이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차원을 넘어서 아예 장악하려 하고 있고 `삼성공화국'의 힘은 이런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참여연대가 앞으로 발표할 예정인 삼성그룹의 여러 측면을 분석한 7∼8편의 `삼성 보고서'의 첫번째 보고서다.

참여연대는 이번 보고서에서 ▲삼성에 취업한 고위공직자(5급이상)ㆍ법조인(검.판사 경력)ㆍ언론인 ▲삼성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 ▲삼성그룹 관련 6개 재단이사 ▲삼성출신 고위 공직자ㆍ법조인ㆍ정치인 등을 조사해 278명의 경력, 학력 등을 분석했다.

이들 278명을 경력별(복수경력 포함 335명)로 보면 관료출신이 101명으로 최다였고 학계 87명, 법조계 59명, 언론계 27명, 경제계 22명, 정치계 13명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삼성이 영입한 영향력 있는 이들 인사가 ▲삼성그룹의 이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책사안에 대한 로비스트 ▲법률적 위험에 대비한 `방패막이' ▲`강소국론' 등 일상에서 삼성의 가치를 사회전체의 모델로 포장 등 3가지 기능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관료 출신의 경우 46.5%, 법조계 인사는 47.5%를 임직원으로 취업시키는 방법으로 끌어들였지만 학계 인사의 56.3%와 언론계 인사의 67.9%를 재단이사로 영입해 대조를 이뤘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상지대 교수) 소장은 "삼성에 영입된 관료와 법조계 출신은 당면한 사안을 해결하는 임무를 맡았고 학계와 언론계는 삼성의 가치를 사회적 담론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영입인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관료 출신은 삼성그룹과 관련된 주요 현안을 다루는 부처의 공직자를 해당 현안이 진행된 시기에 집중 영입했다고 참여연대는 설명했다.

이들을 출신고교별(미파악 37명 제외)로 나누면 경기고가 2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고 18명, 서울고 16명, 경복고 10명, 부산고와 대전고가 각각 8명으로 조사됐다.

출신 대학(미파악 6명 제외)은 서울대가 159명,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23명, 19명, 성균관대 9명, 육사와 이화여대가 5명씩 이었다.

참여연대는 "삼성은 `규칙에 순응하는 선수'의 차원을 넘어 경기규칙 자체를 필요에 따라 왜곡하는 지배적인 권력자로 부상했다"며 "이런 상황을 바로잡지 못하면 한국사회의 민주질서와 경제의 활력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 강훈상 기자 2005-8-4)

''삼성공화국'' 인맥·혼맥은

삼성그룹은 그룹 내 기업에 취업한 사람들 외에도 사외이사와 재단이사 및 사돈가에 전방위 인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삼성의 혼맥은 다른 그룹에 비해 정·관계보다 재계에 집중, LG그룹과 함께 재벌 혼맥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

참여연대가 109명의 사외이사를 분석한 결과 관료 출신이 37명(33.9%), 학계 32명(29.3%), 법조인 및 경제인 각각 16명(14.7%)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회계사(8명·7.3%)와 삼성 임직원(6명·5.5%), 언론인(3명·2.8%) 출신 사외이사가 뒤를 이었다.(겸직의 경우 중복 집계) 이는 일반 상장기업에 비해 관료의 비율이 높고 경영인의 비율은 낮은 것이다.

이재용씨의 승계 및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관계 부처 출신의 사외인사 영입이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증권선물거래소가 발간한 ‘2005년도 상장법인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현황 분석’에 따르면 665개 상장기업의 사외이사 중 44.6%가 경제인(경영인) 출신이고 이어 학계(21.9%), 법조인(9.9%), 공무원(9.3%) 출신이다.

삼성의 재단이사는 학계 출신이 49명(44.5%)으로 가장 많지만 문화예술인(7명), 사회운동가(5명), 종교인(1명) 등 다양한 경력의 인력이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삼성이 여러 이념과 경력을 가진 인사들을 포용해 이들이 삼성 인맥의 외연을 확장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의 사돈가인 LG그룹 구인회가(家)와 전 내무장관 홍진기가를 연결고리로 해서 다른 재계 및 정·관계와 복잡하고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은 재벌 혼맥의 중심인 구인회가를 통해 대림, 한진, 삼양통상, 벽산, 두산, 코오롱 등의 재계 가문과 연결돼 있고 박정희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신병헌 전 부총리, 김동조 전 외무장관 등 정·관계 집안들과 연결돼 있다. 또 홍진기가를 통해 현대, SK, 한화, 태광 등 재계 가문뿐 아니라 노태우 전 대통령, 노신영 전 국무총리 등 정·관계 집안과도 연결된다.

특히 이병철씨를 축으로 세대를 거듭하면서 재계의 사돈가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일보 / 백소용 기자 200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