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력 대만에도 뒤진다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미국의 73.5% 수준으로 경쟁국인 대만보다 뒤처졌다는 정부의 평가가 나왔다. 지난 10년 사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특허는 늘었지만 질적 성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3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특허등록 건수 상위 13개 국가가 지난 94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특허기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등록한 특허는 지난 94년 943건(세계 10위)에서 2003년 3944건(세계 5위)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특허의 질을 보여주는 기술력지수는 같은 기간 9위에서 8위로 한 단계 상승하는데 그쳤다. 미국 MIT 대학이 특허기술의 피인용 횟수를 이용해 산출한 값으로 특허기술의 질적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기술력지수는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우리나라는 73.5로 8위로 평가됐다. 2위는 일본(80.6), 3위는 독일(75.4), 4위는 대만(73.8)이었다.

캐나다(73.66)와 영국(73.62), 프랑스(73.52)는 우리나라보다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은 13위인 72.8로 우리나라를 바싹 뒤쫓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분야별 기술력지수는 정보통신은 3위, 반도체 4위, 전기전자 5위 등으로 이 분야의 특허의 양과 기술력 지수가 모두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자동차(10위), 의료기기(10위), 항공(8위), 바이오(8위) 등은 다른 국가보다 특허의 양과 기술력지수가 모두 낮았다.

특허기술의 변화 속도를 보여주는 기술 순환주기는 우리나라가 7.7년(03년)으로 13개 국가 중 가장 빨랐다. 이는 우리나라의 특허가 기술 순환주기가 긴 생명공학?소재분야보다 정보통신?전기전자 분야 등 기술 순환주기가 짧은 것에 집중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허기술과 과학 논문의 연계를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연계지수는 0.47건(2003년)으로 13개 국가 중 10위였다. 이는 미국(2.96건), 캐나다(3.03건) 등 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우리나라의 특허기술에 과학연구 논문의 활용도가 낮은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원은 지적했다.

(파이낸셜뉴스 / 홍창기 기자 200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