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는 조선인 것 아니다”

中 지린성 용담산성 안내판서 역사왜곡

중국 지린(吉林)성 지린시에 위치한 고구려 용담산성에 ‘고구려 사람은 결코 조선인이 아니다’라고 선언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것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국내 학자들에 의해 목격됐다.

이와 함께 중국의 관광지를 안내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china vr.net)에 ‘고구려와 고려는 무관하다’라는 내용의 소개란을 만들어 놓은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해 7월 고구려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뒤 중국 지린성 정부가 세운 용담산성 안내판은 제목부터 ‘고구려 사람은 결코 조선인이 아니다(高句麗人幷非朝鮮人)’라고 선언하고 있으 며, “문헌과 고고학 자료를 종합한 최신 연구 결과 고구려가 중국 고대국가인 상(商·기원전 1600~1046년)나라에서 나왔다는 것이 확정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그동안 고구려를 중국 동북 변방의 소수민족이 세운 나라로 보아온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구려의 기원 자체를 중국(한족)에서 찾은 것이다. 이에 대해,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지난해까지 나온 최신 동북공정 연구결과를 문화재 안내판에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관광지에 대한 VR영상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장군총 등 지안(集安)현 소재 고구려 왕성과 왕릉을 소개하는 화면(www.chinavr.net/jilin/jian/index.htm)을 보면 아래쪽에 ‘관련 글(相關文章):고구려와 고려는 무관’이란 항목이 있으며, 이를 클릭하면 관련 설명이 담긴 화면이 뜬다. 고구려 와 고려가 전혀 다른 별개의 존재라는 주장 자체는 중국이 동북공정을 시작하면서 꾸준히 주장해온 내용이지만 중국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별도의 항목으로 강조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국내 학계는 우려하고 있다.

(문화일보 / 최영창 기자 2005-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