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반도 첫 발해 무덤벽화 공개

작년 9월 발굴… 훼손 심해 하반신 일부만 남아
수차례 도굴… 금동 장식품·벼루등 유물 몇점뿐

지난해 9월 북한에서 처음 발굴된 발해벽화무덤의 전모가 공개됐다.

함경북도 화대군 금성리에서 발견된 이 벽화 무덤은 지난해 10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굴 사실이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최근 북한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의 계간학술지 ‘조선고고연구’ 2005년 1호에 게재되면서 드러났다.

고분은 벽화나 벼루 양식 등으로 보아 서기 8~9세기로 추정되며 벽화는 훼손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상태가 좋은 벽화는 무덤 북동 벽 아래쪽에 남아있는 인물의 하반신< 그래픽 참조 >상이다. 연꽃 위에 선 신선과 인물, 각종 장식무늬 등을 그린 벽화 조각이 바닥에도 떨어져 있었다. 송기호 서울대교수(발해사)는 “지금까지 발해 고분 벽화는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 정효공주(?~792) 묘와 헤이룽장(黑龍江)성 닝안(寧安)시 삼릉둔2호분에서 발견됐지만, 한반도에서는 처음”이라며 “지금까지 발굴된 발해 벽화 무덤에는 무덤 주인공이 그려져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하반신 인물상은 묘 주인공의 시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무덤은 단칸무덤(무덤 안에 방을 한 개 만든 무덤)으로, 길이 45㎝, 두께 20㎝ 정도의 돌을 14단으로 견고하게 쌓아 무덤 방을 만들었다. 무덤의 크기는 남북 12m, 동서 8.5m이지만, 봉분이 무너져 내리면서 현재 남은 높이는 0.5m 정도다. 이번 벽화가 발굴된 함경북도 화대군 금성리는 발해의 수도였던 상경용천부(중국 헤이룽장성 닝안시)에서 남쪽으로 400여㎞ 떨어져 있다.

(조선일보 / 신형준 기자 2005-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