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뜨거워진 지구… 이유 있었네

온난화 가속… 인도·파키스탄은 50도까지 올라가
"문명권 모여있는 중위도의 인구밀집 산업활동 탓"

지구가 달아오르고 있다. 6~7월 용광로 더위가 세계를 덮쳐 수백명이 사망했다. 올 6월 세계 평균 기온은 과거 30년간 6월 평균기온보다 0.64도 높았다(세계 1100개 지점 지상기온 분석 결과, 일본 기상청 22일 발표). 세계 기온 자료가 남아 있는 1880년 이래 최고다. 이뿐이 아니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5년의 매년 6월 평년차(그해 6월 기온과 30년 평균의 차이)는 지난 125년 중 8위 안에 모두 들어간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 고온 현상이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 미 서부 도시 200곳 최고기온 경신=지난달 인도 동북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는 최고기온 50도, 월평균 기온이 37도를 넘는 폭염으로 300명 이상이 숨졌다. 지중해 연안에 닥친 더위로 6월 이탈리아에서만 2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남미 북부, 동아시아와 중국 등도 이상 고온을 겪었다. ‘살인 더위’는 7월에도 계속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선 지난주 21명이 숨졌다. 22일 라스베이거스 최고기온은 1942년 이후 최고인 47.2도까지 치솟는 등, 미국 서부 도시 200곳이 지난주 도시별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미 기상청이 발표했다. 포르투갈과 알제리 등은 1940년대 이래 최악의 가뭄까지 겹쳐 식수 부족과 농작물 고사(枯死)로 고통받고 있다.

◆ 지구온난화 가속화가 원인=지난 100년간 6월 평균기온은 0.6도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상황은 달라졌다. 일본 기상청은 “1990년대 후반부터 고온 현상이 빈발하고 있으며, 특히 2001년 후반부터 기온과 해수면 온도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에다 수십 년을 주기로 하는 장기적 기후 변동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원태 한국기상청 기상연구관도 “특정한 지역만 기온이 높아지면 국지적 기후 요인 때문이지만, 전 세계적 고온 현상은 지구 온난화가 원인”이라면서 “이는 심각한 생태계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데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간 1.5도 올랐는데, 이 정도 변화만으로도 겨울이면 꽁꽁 얼었던 한강의 결빙 횟수가 눈에 띄게 줄고 연안 어종이 바뀐다는 것.

황진택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상무는 “올 6월의 이상고온 현상은 적도권 일부를 제외하면 주로 문명권이 모여 있는 중위도 지역에서 나타났다”며 “이는 인구밀집과 산업활동에 따른 열섬 현상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 이동혁, 임민혁 기자 200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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