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정신 실종된 서울, 여고생 3명 밤에 무차별 집단폭행 당해

여고생 3명이 밤늦은 귀가길에서 취객들에게 칼로 위협받고 폭주족으로부터 집단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일을 지켜본 행인들 가운데 아무도 말리거나 경찰에 신고도 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여고생 A,B,C는 지난 20일 밤 10시 잠실에서 친구들과 헤어진 후 집에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중 칼로 위협하는 술취한 남자 2명을 따라 택시를 탔다. 다행히 택시기사가 남자들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이들이 술취해 잠든 사이 여고생들을 목동역 근처에 내려줘 화를 피하는 듯 했다.

택시비가 없는 여학생들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새벽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불행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는데 10대후반으로 보이는 남,녀 2명이 술에 취한 상태로 오토바이를 타고 오더니 무작정 A,B,C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 여고생들은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더 놀라운 일은 옆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신고를 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어 10명이 넘는 오토바이 폭주족 무리들이 현장으로 오더니 이 여고생들을 가까운 중학교 운동장으로 끌고 가 얼굴을 발로 차고, 옷을 벗기려 했다.

운동장에는 새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묵묵히 자기운동만 할 뿐 `도와달라`는 여고생들의 외침에도 아무도 달려오거나 신고조차 해주지 않았다.

결국 여학생 일행중 겨우 빠져나 온 C양이 경찰에 신고했고 폭주폭행족들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도주했다. 하지만 그 땐 이미 여고생 3명 모두 피범벅이 되도록 맞은 후였다.

(헤럴드경제 / 김윤미 기자 2005-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