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물론 간도도 우리영토 확실해요"

“옛 지도에는 우리나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독도는 물론 동해, 그리고 고구려ㆍ간도까지 모두가 수백년 전부터 한국영토라는 사실을 지도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우리나라 최초의 고지도 박물관인 ‘경희대 혜정박물관’을 개관한 경희대가 한국일보와 공동으로 15일부터 두달간 서울 삼성동 COEX에서 광복 60년 고지도 특별전 ‘아 대한민국 COREA’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김혜정 혜정박물관 초대 박물관장은 13일 “전시회에는 혜정박물관 소장품 중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서양고지도 60점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관람객들은 고지도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인식과 가치관의 변화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특히 전시되는 고지도들은 동해ㆍ독도ㆍ제주도ㆍ간도 등을 우리 영토로 표기하는 한편 한국을 ‘COREA’ 로 명시하는 등 우리 역사를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며 한일관ㆍ한중관ㆍ세계관 등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가 우리 민족의 역사적 정통성과 국가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을 딴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혜정박물관은 김 관장에 의해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희대 수원캠퍼스에 자리잡은 박물관은 김 관장이 35년 동안 수집한 15~20세기 동ㆍ서양 고지도와 및 지도첩, 고지도 관련 사료 등 900여점이 전시ㆍ보관돼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지도를 보관하고 있는 대영박물관보다 3배나 많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고지도 전문 박물관이다.

1595년 벨기에에서 제작된 일본열도, 우리나라를 한반도로 표기한 1655년의 중국지도첩, 1924년 바티칸 교황청이 우리나라 천주교 교구의 관할 영역을 표시한 지도 등은 희귀한 지도로 세계적으로도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대학시절인 20대 초반에 일본의 고서점에서 우연히 고지도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는 그는 “처음엔 고지도가 너무 아름다워서 수집했으나 점차 고지도의 학술적 가치를 깨닫고 지도를 모았다”며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지도를 모았고 요즘도 고지도가 있다면 어디든지 찾아간다”고 밝혔다. “지도를 수집하면서 두 종류의 민족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배하는 민족과 지배받는 민족이지요. 지배하는 민족은 다른 나라를 지배하기 위해 지도 연구 및 제작이 활발했습니다. 후자인 우리나라는 선조들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도와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김 관장은 앞으로 지배하는 민족이었던 영국ㆍ프랑스ㆍ스페인 등이 만든 고지도를 수집해 ‘지배와 피지배 국가의 역사’를 연구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뒤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일본에서 마케팅연구소를 운영했으며 이후 동국대 교수를 거쳐 경희대에서 박물관 관장 겸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경제 / 홍준석 기자 2005-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