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존속 유력

태권도의 올림픽 존속 여부가 8일(한국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117차 IOC총회에서 결정된다.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남기 위해서는 116명의 IOC위원중 59명 이상의 지지표를 받아야 하며 현재로서는 매우 낙관적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IOC총회에서 태권도의 퇴출 여부가 언급되는 이유는 2004년 IOC총회에서 하계 올림픽 규모를 28종목에 참가선수 1만500명으로 제한한 이래 여러 신규 종목들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현재 올림픽 정식 종목 중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태권도, 야구, 근대5종, 수중발레 등 종목들은 골프, 가라테, 럭비, 롤러스케이팅, 스쿼시 등으로부터 끊임없는 도전을 받아왔고 이번에도 여러 언론에 퇴출 여부가 언급되며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의 28개 정식 종목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그대로 존속한다는 것이 대세다.

그동안 우슈, 볼링, 검도 등도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했었지만 정식 종목을 퇴출하고 새로 진입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고, 기존의 종목들이 이미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어 단기의 흥행이나 시청률만을 무기로 상황을 역전시키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또한 IOC총회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나, IOC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현지에서는 퇴출 후보 종목으로 태권도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비치 발리볼, 수중발레, 양궁, 소프트볼, 야구 등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이들은 미국과 중남미, 아시아 일부에서만 인기기 높은 것으로 확인됐고 흥행 성적도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구의 경우, MLB에서 올림픽에 메이저리그 선수를 차출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그 입지는 더욱 불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구 역시 2012년 올림픽에는 존속할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태권도가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비관적인 분위기에 젖기도 했던 우리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태권도가 적극적인 룰 개정을 통해 보다 흥미로운 스포츠로 새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매번 IOC총회 때마다 이번과 같이 '귀에 거슬리는'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이데일리 / 김용철 특파원 2005-7-8)

<IOC총회> 태권도 잔류 '긴박했던 순간'

8일 낮 12시31분(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라플스플라자호텔 라플스볼룸.

현행 28개 하계올림픽 종목 중 21번째로 호명된 종목 태권도가 영어로 표시돼 총회장 대형 스크린에 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116명의 비밀 전자투표가 시작됐다.

올림픽종목 태권도가 운명을 건 시험대에 오른 순간.

'태권도를 2012년 런던올림픽 프로그램으로 받아들이는데 찬성하는 위원은 1번을, 반대하는 위원은 3번, 기권자는 0번 버튼을 누르시오.'

전자투표는 각 종목별로 낮 12시1분부터 시작됐다.

1번 육상부터 20번 소프트볼까지 오는데 불과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종목당 약 1분 남짓이 소요된 것.

그런데 태권도 투표는 12시35분까지 끝나지 않았다.

4분이 넘어가자 초조한 마음으로 '심판'을 기다리던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세계태권도연맹(WTF) 대표단 단원들의 입술은 바짝바짝 타 들어갔다.

중간에 대형 스크린을 작동하는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는 바람에 태권도는 다른 종목보다 투표 시간이 유난히 길었던 것.

WTF 대표단은 "중간에 투표가 잘못되는 게 아닌가 싶어 조마조마했다"고 털어놨다.

모든 투표가 45분 만에 끝나고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1번 종목 육상을 부른 로게 위원장은 '포함됐다(included)'라고 짧게 말했다.

육상이 떨어지리라고 본 사람은 물론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4번째 투표 결과를 발표한 야구.

로게 위원장의 입에서 '제외됐다(excluded)'는 말이 나오자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전 종목이 다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로 탈락 종목이 나오자 각 종목 연맹 관계자들은 너나 할것없이 '혹시 우리도..'라는 말을 떠올린 표정이었다고 현지 WTF 대표단 관계자는 전했다.

태권도는 더욱 극적이었다.

20번째 종목 소프트볼이 호명된 다음 '탈락'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태권도 대표단은 다시 긴장했다.

그 다음이 바로 태권도 차례였는데 두번째 탈락 종목이 나왔기 때문.

그러나 로게 위원장은 태권도를 부르고는 '인클루디드!'라며 잔류를 확인했고 김정길 KOC 위원장과 조정원 WTF 총재 등 한국 대표단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연합뉴스 / 옥 철 기자 200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