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학과 한국학

배달겨레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면 이는 ‘배달학’이 된다.

잉글리시로 ‘코리안 스터디스’를 배달말로 옮길 때도 ‘배달학’이 적절하다.

‘배달학’이란 말을 잉글리시로 옮기면 ‘Corean Studies’로 되어야 옳다.

코리아란 이름을 로마자로 ‘Corea’ 아닌 ‘Korea’로 쓴 시절이 일본 통감(이등박문) 때였다. 1907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모임에서 이 준 열사가 분격해 숨진 뒤에 재팬 이등박문과 그 일당이 세계에 알리기를 “Corea는 없어지고, 그것이 Korea로 되었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Corea’라는 옛표기를 쓰게 되면 ‘코리아’라는 나라가 오래된 나라였음을 만국이 알게 되리라.

‘코리안 스터디스’를 ‘한국학’으로 번역해서는 걸맞지 않다. ‘한국’이라는 나라이름이 1897년에 생긴 것이어서 학술용어로 되기 어렵다. 학술용어를 제대로 써야 학술이 되고 학자가 된다.

‘한국’이라는 나라이름으로 ‘고조선’을 이야기하기가 불편하고, 그 이름으로 ‘고구려·백제·신라·고려·후조선’을 이야기 하기가 불편하게 된다.

나는 ‘한국’이라는 말을 앞에 둔 책을 다섯 권 내었다. 매우 꺼름칙했으나 시세에 끌려서 그렇게 하고 말았다. ‘한국’이라는 이름으로 ‘고조선’을 이야기하고 보니 물이 거꾸로 거슬러 가는 느낌이 들어서 머리가 아프게 되었다.

그리하여 <배달문학통사>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었다. ‘배달문학’이라는 이름으로 고조선·고려를 이야기 하니, 마음이 편하게 되었다. 남북이 하나로 통일이 되었을 때 적절한 나라이름이 ‘배달’이다. 겨레이름이 ‘배달겨레’이기에 ‘배달’이 맞는 것이다.

실국시대 조선총독부에서 지도를 만들고 ‘조선반도’(朝鮮半島)로 표기했다.

광복 뒤에는 이승만 때 ‘대한반도’라 바꿔 ‘한반도’로 되었다. ‘한반도’란 소리를 들으면 두 가지 뜻이 떠오른다. 한(韓)은 한강 남쪽 땅 마한·변한·진한으로 되고, 한(漢)은 차이나 땅으로 된다. 그러니 ‘한반도’보다는 ‘코리아반도’가 낫겠다.

코리안 배달겨레(단족)가 되어야 고조선·고구려·대진(발해)이 두루 이에 든다.

<려증동 / 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한겨레신문 2005-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