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한 美교사 "아는것은 한국戰뿐"

"독도도 모르고 동해도 모른다.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은 한국전쟁뿐이다."

25년 동안 미국 네바다주에서 고등학생을 가르쳐온 수전 데이비스(56.여) 교사는 22일 "일본은 몇 번 가봤지만 한국은 첫 방문"이라며 "(한국은) 생각보다 멋지고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다"고 첫인상을 말했다.

데이비스 교사는 이날부터 2주간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권인혁)과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영어권 교육자 한국연구워크숍'에 참가했다.

`한국은 어떤 나라로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는 "한국 하면 한국 전쟁이 먼저 떠오른다"며 "부친이 한국전에 참전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스 교사는 "미국 고등학교 아시아역사 교과서에는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란 제목으로 한 단락밖에 없다"며 "하지만 아버지의 영향 때문에 특별히 3~4일씩 한국전쟁을 가르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한국전쟁을 미국 시각으로 가르쳤지만 이번 워크숍 이후엔 한국 시각으로 가르치고 싶다"며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북한을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한국전쟁을 알기 때문에 조금 알지만 "굉장히 불안한 나라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북한과 교류시 항상 남한과 상의하길 바라며, 남북이 평화통일을 이루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동포 학생들을 통해 한국을 배운 것이 전부"라는 데이비스 교사는 자신을 비롯 일부 미국인 교사들은 `왜 남한이 북한을 침략해 통일시키지 않나'하는 생각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기 위해 `동북공정'이라는 프로젝트를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기자의 설명에 그는 "고구려 자체를 모른다"며 "귀국하면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학생뿐 아니라 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국제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는 이번에 첫 방한한 미국인 교사 20명을 네트워크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데이비스 교사를 비롯 43명의 교사는 워크숍 기간에 한국의 역사, 사회, 교육제도, 가족제도, 종교, 남북관계 등을 주제로 총 17회에 걸쳐 한국 이해의 시간을 갖고, 고교생을 대상으로 직접 수업을 진행하며 한국 교사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교육현장을 체험한다.

또 전통예술공연과 전통예절 실습, 판문점 견학, 해인사ㆍ경주문화유적 답사와 함께 도자기 제작 등 전통문화 체험 학습을 통해 한국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보게 된다.

(연합뉴스 / 왕길환 기자 2005-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