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고분벽화 붉은색 주성분은 주사와 철

납 안료 쓴 고구려 쌍영총 기마인물상 벽화

쌍영총ㆍ진파리ㆍ수산리 고분 안료분석 결과

고구려 고분벽화 중에서도 붉은색을 내는 데 사용된 주성분은 황화수은(HgS)이 주성분인 광물질 주사(朱砂)와 철산화물(Fe2O3) 계열임이 확인됐다.

이는 문화재청이 지난 10일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개최한 '고구려 고분벽화 보존 국제세미나'에 발표된 고구려 고분벽화 안료에 대한 자연과학적 분석 결과로 더욱 강하게 뒷받침되게 됐다.

북한 소재 고구려 고분벽화 보존을 위한 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신탁기금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준희 담당관 등이 최근 현지에서 직접 채취해온 진파리와 수산리 고분 벽화 시료를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에서 분석한 결과 두 고분 적색안료는 각각 주사와 철산화물로 밝혀졌다.

진파리 고분 시료의 경우 백색은 탄산무수염광물의 일종인 방해석(方解石. CaCO3)일 것으로 추정됐으며 적색은 주사일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산리 고분 시료는 백색은 진파리 고분과 같은 방해석일 것으로 짐작됐으나 적색 안료는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나 철(Fe)이 주로 검출되는 것으로 보아 철산화물일 것으로 짐작됐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 유혜선 박사는 이미 지난달 언론발표를 통해 공개한 쌍영총 고분벽화 중 기마인물상 안료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정리했다.

알려진 대로 그림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납(Pb)이 확인되고 있는 백색 안료는 연백(염기성탄산납.2PbCO3ㆍPb(OH)2)이었고, 적색은 주사였다고 유 박사는 보고했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제작하는 데 사용된 붉은 물감 원료가 주사와 철산화물의 두 가지 계통이라는 연구성과는 1980년대, 미국의 보존과학자인 존 윈터(John Winter)에 의해 제출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 보강된 보존과학적 성분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고구려인들이 고분벽화를 제작할 때 사용한 물감, 적어도 적색과 백색을 표현하는 데 사용한 물감의 원료는 비교적 분명하게 밝혀지게 됐다.

한편 최근에 확인 발굴된 밀양 고법리 고려말-조선초기 '박익' 벽화묘 출토 유물에 대한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결과 목관은 옻칠을 한 소나무를 재료로 했으며, 목관 표면 범자 명문에 쓴 흰색 안료는 순은(純銀)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 김태식 기자 2005-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