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릉단오제와 세계문화유산

천년 역사의 강릉단오제가 9일부터 13일까지 강릉 남대천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매년 음력 5월5일 씨 뿌리기를 끝내고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고유의 민속 축제인 강릉단오제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지구촌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자적 가치와 독창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단오제가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것도 이 때문이다. 강릉단오제는 향토축제에서 국가축제로, 그리고 국제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예국의 `무천'과 같이 축전을 통해 민족정기를 승화시켜 온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3월20일 신주빚기부터 4월과 5월에 걸쳐 근 50여일간 대관령산신제와 대관령국사성황제, 대관령국사성황 행차, 조전제, 송신제 등으로 이어지는 강릉 고유의 전통문화다. 여기에 신라 때부터 전해오는 강릉학산오독떼기, 국내 유일의 무언극인 관노가면극, 강릉농악이 함께 펼쳐지는 `인류문화의 걸작'이다.

강릉단오제는 그동안 문화적 유산으로 세계화의 초석을 다졌다. 지난해 강릉국제관광민속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강릉단오제의 국제화에 물꼬를 텄다. 이제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에 제3차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등록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추진되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등록되면 강릉문화유산의 세계화에 큰 획을 긋게 된다.

그러나 중국언론이 지난해 `단오절은 우리 것'이라고 주장한데 이어 최근 공동으로 문화유산등록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는 본란을 통해 `단오절은 우리 것'이라는 중국의 시비가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심사를 5개월여 앞두고 중국언론의 시비는 문화유산등록을 방해하는 문화침탈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2001년에 지정되었고 2003년에는 판소리가 지정되었다. 강릉단오제가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중국의 시비에 대한 대응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강릉단오제는 세시 풍속의 하나인 중국의 단오절과 달리 독창적인 무형문화유산이다. 역사적 지역적 민속적 정체성, 풍부한 내용과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다. 세계무형문화유산 지정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강릉단오제는 21세기의 패러다임인 `문화의 세기'에 안성맞춤인 주민 참여 축제마당이다. 강원도 축제판에 새로운 신명을 불러올 국제적 프로젝트임에 틀림없다. 올해 강릉단오제를 더욱 성황리에 개최, 강릉단오제가 인류문화의 걸작임을 세계에 과시해야 한다. 강원문화르네상스의 기운에 편승해 강릉단오제의 신바람이 강원인의 정신문화로 자리잡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촌 세계인의 숨결이 되도록 해야 한다

(강원일보 200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