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문화교류 강화로 정치 갈등 극복”

일본 신문 “예산증대·정부지원으로 ‘일류열풍’ 만들기” 주력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중국의 고구려·발해 역사 왜곡,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일본 시네마현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한중일 관계는 정치적 차원뿐 아니라 국민감정 차원에서도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일시위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일본 언론·학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교류를 강화해 일본 입지를 드높이자’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 경제 역사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의견이 대립할 때 그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이해를 증진 시킬 수 있는 문화교류의 역할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최근 중국에서의 반일 시위가 보여줬던 것처럼 정치적인 골이 깊지만 이것이 문화적 분야에서의 교류 중단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 내에서도 독도 등의 역사문제가 있지만 이런 문제를 풀고 차원 높게 승화시키기 위해서라도 문화행사는 더 강화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테추오 야마오리 일본문화연구국제연구센터 관장은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500년 원한이라는 표현으로 상징되는 양국의 문화적 관계를 살펴보면 된다”며 문화적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동아시아는 ‘매실나무 문화 지역’이라는 한국의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의 말을 관심있게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령은 3개국에 공동으로 자생하는 매실나무는 모든 곳에서 사랑 받고 있지만 거기서 피는 꽃은 중국은 작약 한국은 매화, 일본의 벚꽃 이렇게 다 다르다”고 밝혔다. 이를 호세이 대학의 왕민 교수는 “현 동아시아 모든 국가가 중국 전통철학과 일본 대중문화를 공통으로 갖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같은 문화라고 확신하는 태도는 이들 사이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문화시장을 휩쓸고 있는 미국 문화의 비중을 줄이고 안으로는 자국 문화를 밖으로는 ‘일류열풍’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한 문화 수출 계획을 시도하고 있다. 주간 인비테이션은 일본 무역 산업성이 일본 문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예산을 2004년 대비 40%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일본의 문화적 파워와 관련 지극히 보수적인 일본 외무성을 비롯한 일본정부가 국가 우선정책인 컨텐츠 산업강화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문화는 외국자본의 금융적 투자를 가져올 뿐 아니라 타국으로 하여금 국가 이미지를 최적화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대규모 반일시위가 있었던 중국에서도 일본문화는 여전히 인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일본 드라마 도쿄 러브 스토리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만화, 게임, 음악 패션에서 일본 문화는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젊은 세대의 일본에 대한 시각은 이중적이다. 중국 젊은이들은 일본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동시에 우호적이다”라고 왕 교수는 지적했다.

(내일신문 / 이지혜 리포터 2005-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