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현악기는 어떤 音을 낼까

고대 한반도의 악기는 어떤 모양이고 어떤 소리로 어떻게 연주했을까. 20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리는 고대 악기 복원 연주회는 그 실체를 알아볼 흥미로운 자리다.

국립국악원이 마련한 이 무대는 한강 이남 고대 유적에서 나온 악기 3종을 복원해서 시연한다. 광주 신창동의 현악기(10현금, 기원전 1세기 추정), 대전 월평동의 현악기(8현금, 기원후 6세기 추정), 하남 이남산성에서 나온 작은 장구 모양의 요고(腰鼓, 기원 후 6세기 추정)를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복원했다.

이중 신창동 10현금은 몸통 오른편만 남은 상태로 출토된 것을 거문고식, 가야금식 2종으로 복원했기 때문에 시연회에 등장할 악기는 4종이다. 작곡가 이상규, 정대석, 전인평, 최재륜이 복원된 악기를 위해 새로 쓴 곡들을 국립국악원 연주단이 연주한다.

이 과정에서 신창동의 10현금은 고대 한반도 남부 지역의 독자적인 악기임이 재확인됐다. 월평동 8현금은 몸통 없이 양이두(羊耳豆, 줄을 거는 머리 부분)만 나왔는데, 정창원의 신라금 양이두와 모양이 비슷하고 백제 지역 출토물이라는 점에서 가야금의 기원을 신라 땅이던 낙동강 유역에만 한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입증한다.

이들 악기를 요즘의 가야금이나 거문고, 장구와 비교하면 일단 크기가 훨씬 작고, 현악기는 줄의 수가 다르다.

이번 시연회는 국립국악원의 ‘고고악(考古樂) 복원’ 시리즈의 첫 번째다. 앞으로 고구려 고분벽화, 백제금동대향로, 신라 토우, 불교유적 그림 등에 나오는 악기와 연주를 차례로 복원할 계획이다.

(한국일보 / 오미환 기자 2005-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