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교수의 ‘광우병 안걸리는 소’ 오늘 일본 간다

다급해진 일본 "공동연구하자" SOS
2000억 들인 日실험실 한국에 내준셈 "효과검증되면 머잖아 광우병 걱정 끝" "백제 王仁박사에 견줄 과학기술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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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黃禹錫·52) 서울대 교수팀이 탄생시킨 광우병 내성(耐性)소가 13일 새벽 일본으로 건너가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실용화에 앞서 광우병 내성소가 실제로 광우병 예방효과가 있는지, 인체에는 해가 없는지를 일본에서 실험해보기 위해서다. 일본은 몇 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광우병 내성소를 탄생시키지 못했다. 이번 광우병 내성소의 방일(訪日)은 일본에 우리의 앞선 과학기술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과거 4세기 때 백제의 왕인(王仁) 박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문물을 전해준 일에 비교될 만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황 교수가 이끄는 광우병 내성소 연구팀의 한 사람인 서울대 수의학과 이병천 교수는 “일본에 우리의 앞선 과학기술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백제 왕인(王仁) 박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문물을 전해준 일에 비교될 만한 사건”이라고 광우병 내성소의 도일(渡日) 의미를 설명했다.

광우병은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겨 사지가 마비되는 병으로, 1985년 영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감염이 우려되는 소까지 수백만 마리가 소각 처리돼 수십조원의 피해를 입혔다. 더욱이 광우병에 걸린 소를 인간이 먹을 경우 같은 병에 걸리게 되는 치명적인 병이다. 세계 각국에서 광우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왔지만 실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성공을 거둔 것은 황우석 교수팀뿐이다.

황 교수팀은 2003년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이 프리온(Prion) 단백질을, 병을 유발하지 않는 정상 프리온 단백질로 억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렇게 만든 광우병 내성소 네 마리가 탄생하자 일본은 공동연구를 제의해 왔다. 일본도 몇 년간 광우병 내성소를 탄생시키려고 노력해 왔으나 별 소득이 없던 상태였다. 2000억원을 투자해 쓰쿠바에 지은 동물위생고도(動物衛生高度) 연구시설도 정작 광우병 내성소가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다. 황 교수는 “일본 과학자 입장에선 2000억원이나 들여 만든 실험실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한국 연구팀에 내주게 된 셈”이라며 “그렇지만 일본에서 계속 광우병 감염소가 발견되는 등 사정이 급해지자 우리와의 공동연구를 먼저 제의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한 뒤에도 광우병 내성소의 도일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애초 3월로 잡혀 있던 것이 두 달 넘게 연기된 것이다. 일본 연구인력들이 광우병 감염소가 발견된 현장을 쫓아다니느라 여력이 없었던 탓도 있었지만, 구제역 발생지역으로 분류된 한국의 소를 일본에 반입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황 교수는 “하루라도 빨리 실험을 해서 광우병을 예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이가 흔들릴 정도로 애가 탔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한 일본대사가 나서 양국의 입장을 조율하고 서둘러 일정을 잡도록 도와주었다.

광우병 내성소는 13일 낮 12시 35분 혼자 도쿄행 대한항공 KE551편으로 인천공항을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팀의 이병천 교수 등은 내성소에 대한 일본측 검역이 끝나는 한 달 보름 뒤 일본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한·일 공동연구팀은 이때부터 외부와 철저하게 격리된 실험실에서 광우병 내성소가 인체에 안전한지, 광우병 예방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게 된다.

광우병은 잠복기간이 길어 실험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광우병 예방효과가 입증되면 전 세계인들이 광우병 걱정 없는 쇠고기를 먹게 되는 획기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광우병 내성소에 대해서는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태여서 기술유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광우병 내성소의 도일을 추진하면서 일본 고이즈미 총리로부터 총리 과학자문관직을 제의받기도 했다”면서 “21세기의 ‘왕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이영완 기자 2005-5-13)

황교수 또 '세계가 놀랄 논문?'

양대 저널에 제출… 네이처誌 곧 발표 예정
치료用 배아줄기세포 연구 급진전 된듯

황우석 교수가 지난해 사이언스에 발표한 인간배아복제 논문에 이어 또다시 세계 과학계를 놀라게 할 연구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 교수는 12일 “현재 세계 과학저널의 양대 산맥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논문을 보낸 상태”라며 “네이처에 먼저 논문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번에 발표할 연구성과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일부에서 말한 ‘인간배아줄기세포 전임상 시험 연구’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했다. 그는 다만 “동물에 대한 연구”라고만 말했다. 황 교수는 그동안 사석에서 “깜짝 놀랄 만한 연구논문이 올해 나올 것”이라고 말해왔다.

현재 황 교수팀은 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로 손상된 세포를 대체하는 세포치료법과 인체 장기이식용 미니돼지, 광우병 내성소 개발 등 세 가지의 연구를 하고 있다. 광우병 내성소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안정성 테스트를 한 뒤에야 새로운 결과가 나오게 된다. 또 무균 미니돼지 연구진들은 “아직 논문으로 발표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저널에 제출한 논문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황 교수팀은 지난해 사이언스에 인간배아를 복제해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 연구팀은 앞으로 다양한 세포로 복제배아를 만들고, 난자 없이도 복제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었다. 또 복제 배아줄기세포로 원하는 세포를 만들어 손상된 세포나 조직을 치료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무균 미니돼지는 현재 서울대 의대 안규리(安圭里) 교수 등 바이오이종(異種)장기개발센터 연구팀이 연구 중이다. 장기개발센터는 6월 중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바분(Baboon)원숭이를 들여와 미니돼지의 장기를 처음으로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선일보 / 김철중의학전문, 김영진 기자 2005-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