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극단적인 상황, 최대 피해자는 바로 '우리'"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했을 때 한반도의 주도권을 누가 쥐이느냐 하는 것을 중국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나름대로 실리계산을 하고 있는 겁니다. 러시아나 일본도 마찬가지고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단지 문제는 북한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왔을 때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는 점은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선문대 국제유엔학과 정옥임 교수

◎ 사회/김어준>
북한의 핵실험 준비 상황에 대한 보도가 계속 나오고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북한이 이것을 협상 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정말로 핵을 보유하려고 하는 걸까요?

◑ 정옥임 교수>
결국 결정은 김정일 위원장이 하는 것인데, 아직 마음의 결정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끝까지 핵실험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끝까지 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소위 게임이론에서 치킨게임이라고 하는 미국이든 북한이든 계속 벼랑 끝까지 치닫는데, 먼저 뛰어내리면 바보가 되는 거죠. 바로 그런 점에서 상당히 위기 국면이고, 지금 보기에는 단기적으로는 최대한 끌어내 보겠다는 협상 전략 차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지 않고 모든 걸 포기할 의사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사회/김어준>
미국이 대북 압박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는 안보리 회부라든가 실제 된다 하더라도 북한이 안보리 회부 때문에 멈추는 꼴은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테니까 안보리 회부 때문에 멈출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은데...

◑ 정옥임 교수>
그 순서가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인데요.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하게 됨으로써 안보리 회부로 가는 것이 한 가지 수순일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지금 말씀하셨듯이 계속 시간이 가고 북한으로서는 벼랑 끝으로 가면 미국은 북한이 실질적으로 도발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안보리 회부에서 경제제재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두 번째 시나리오의 경우도 시간이 계속 간다는 점에서는 자시 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사회/김어준>
미국이 북한에 전혀 움직일 틈을 주지 않고 계속 몰아붙이는 것은 결국 미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기 때문일까요?

◑ 정옥임 교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동북아시아 방문하면서 주권 국가로 인정한다는 발언은 했고요, 또 안전보장을 해 달라고 하는데, 이것이 애매한 것이 구소련의 경우 핵무기가 만 단위로 있었지만 결국 붕괴했고, 안전보장은 미국도 못해주는 겁니다. 북한 스스로 내부의 정권에 대한 안전보장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지..아무리 미국이 패권 국가라고 하더라도 북한의 안전보장을 해 줄 수는 없는 거거든요. 아마 김정일 정권을 보장해 달라는 의미일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특히 강경파들의 입장에서 이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보는 것이고, 이렇게 본다면 테러가 서로 없다는 차원에서 이 사안이 94년의 경우와는 또 다르다는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 사회/김어준>
중국이 북 핵 사태의 해결 고리가 되길 바라고 있는 것 같은데, 중국에서는 아직까진 별다른 입장발표가 없습니다. 북 핵 사태와 관련해서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무엇이고 우리 정부가 중국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요?

◑ 정옥임 교수>
중국이라는 나라가 보기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이미 미국은 중국을 향해서 북한에 대한 압박으로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하기 위해서 석유 공급을 차단하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하니까, 중국은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 하루라도 멈추면 파라핀 성분 때문에 다 망가져서 우리는 못한다고 대답을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꼭 석유가 아니더라도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품을 막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것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지렛대를 갖고 있으나, 미국에 요구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쓰지는 않겠다는 간접적은 표현이라고 보거든요, 중국도 고민인 것 중 하나는 미국의 패권을 차단하는 완충기제로서 북한이라는 존재가 필요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동북아에 파장을 주는 것인지.. 중국의 안보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러한 계산을 하겠죠. 또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했을 때 한반도의 주도권을 누가 쥐이느냐 하는 것을 중국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나름대로 실리계산을 하고 있는 겁니다. 러시아나 일본도 마찬가지고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단지 문제는 북한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왔을 때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는 점은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 사회/김어준>
선재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미국에 선재 공격이 있을 수 있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을까요?

◑ 정옥임 교수>
만약 선재 공격을 기획하고 있다면 아마 핵실험 전에 해야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실험하고 난 다음에는 선재 공격하는 것이 의미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미국이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서 100%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지도 않거든요, 오히려 지금이 적기라는 시나리오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미 평시에도 중요한 문제 지역에 대한 작전계획은 갖고 있거든요, 지금 위기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고 있겠죠, 그리고 저 같은 전문가로서는 가능성이 있다, 현실성은 없다는 것을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지만 정책을 만들어서 실제로 국민의 안보에 직결되는 정책을 실행해야할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정책 기제가 있어야 하거든요, 선재 공격을 하게 된다면 그 문제의 핵시설 영변이라든지 또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길주라든지 그런 지역에 대한 외과적 공격에 더하여서 지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휴전선에 배치하고 있는 장사포라든지 이런 포들이거든요. 같이 할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 시뮬레이션을...그런데 그것 자체도 위험성이 많다는 것은 미국에 군부라든지 정책 결정자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위기라는 것이 합리성에 의해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도 오판할 가능성이 크니까, 상황이 긴박성을 더 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사회/김어준>
우리 정부가 현 시점에서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정옥임 교수>
역설적이긴 하지만 일단 미국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할 것 같고요.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는 가장 가까운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 중국도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헤아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여지거든요. 그렇다면 한쪽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은 지금 어떤 정보와 대안이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긴밀한 공조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초점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안보입니다. 물론 북한 민족도 우리 민족이지만 일차적인 우선권은 우리 국민의 안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 사회/김어준>
그런 차원에서 우리 정부가 현 시점에서 해야 할 선택은 뭐가 있을까요?

◑ 정옥임 교수>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정부가 처한 딜레마일 것 같습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

◎ 사회/김어준>
혹시 우리가 북한관련 정보를 실제보다 더 위험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장영달 의원>
아무튼 추측이라도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이 UN 가입국가이고, 세계에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나라임에도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대우하겠다는 것을 왜 못 받아들이는지...그 문제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사회/김어준>
북한이 요구하는 것이 엄청난 것인 줄 알았는데, 6자회담 복귀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것을 보니까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안전보장 해 달라는 그러니까 쳐들어오지 않겠다는 얘기를 해 달라는 것인데, 미국이 그렇게 까지 안 들어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장영달 의원>
제가 보기에는 당연한 요구로 보이는데, 북한이라고 하는 국가가 아직은 미 개방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이 지금 세계에서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유일한 초강대국이기 때문에 북한이 감히 미국에 맞먹을 생각 말아라! 그 부분을 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생각이 들어요.

◎ 사회/김어준>
북한 정도와는 조금이라도 협상할 수 없다는 자존심 문제일까요?

◑ 장영달 의원>
그것도 있고, 또 하나는 한반도에 대한 주한미군문제 같은 경우는 적절한 긴장관계에 있어야 주한미군의 존재 가치가 높아지니까, 미국으로서는 그런 여러 가지 계산이 있을 수 있지요.

북한에 하고 싶은 얘기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오는 것이 좋겠고, 미국이 어차피 현실적으로 엄청난 물리적인 힘을 갖고 세계 경찰 역할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맞서서 미국이 국가로 인정하고 체제 안전 보장을 확실하게 하지 않는 한은 6자 회담에 도저히 나갈 수 없다고 버티고만 있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은가 라는 전달을 하고 싶어요. 그럼에도 남는 것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체제를 인정하는데 왜 그렇게 인색한 것인가, 이 점을 수수께끼로 봐야하는 것이죠.

아무튼 미국이 북한을 세차게 몰아 붙이는 배경에는 중국과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미국의 가상의 적이라고 하는 것은 중국이고,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일본의 군국화를 미국은 적극 돕고 있단 말이죠. 미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대폭 증가시키는 배경에 북한을 몰아붙이면 그렇게 하기가 쉽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극대화 시켜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 핵을 이용할 수 있는 거예요. 다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그럼에도 북한이라고 하는 나라가 약자이기 때문에 그러한 계략이 깔려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북한을 물리적으로 공격해 봐야겠다는 가능성이 1/100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걱정을 크게 하는 것이죠.

◎ 사회/김어준>
문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데, 대북 군사 공격이나... 상황이 그런 정도의 파국으로 갈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보십니까?

◑ 장영달 의원>
저는 공격가능성이 크다고 보진 않아요. 왜냐하면, 한반도에서 미국이나 일본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공격한다면 한국도 자동으로 전쟁에 개입될 수밖에 없고, 한반도에서 전쟁의 포화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도 뒷짐질 수 없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1/100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몹시 긴장하게 돼 있는 것은 사실이죠.

◎ 사회/김어준>
그렇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할까요?

◑ 장영달 의원>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러나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보장만 받으면 즉각 6자 회담에 나오고 싶은 것이 본심일 것입니다.

▶진행:김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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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2005-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