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공산당 부각해 역사 왜곡" <홍콩紙>

중국이 2차대전 일본을 격퇴할 당시 공산당의 역할을 집중 조명하라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홍콩 유력지가 9일 비난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이날 중국 지도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지침에서 2차대전 당시 일본의 패배는 공산당의 덕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는 전국 하급기관에 시달한 이번 지침에서 "우리는 일본에 맞서 승리한 역사적 경험에 관해 폭넓게 선전교육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침은 이어 "우리는 공산당의 주도 아래 각 민족과 정파 등이 구축한 반일 연합전선의 기치아래 전쟁에서 승리한 사실을 강제적으로 주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는 또 "모든 기념 활동에서 전쟁 당시 공산당이 민족연합저항전선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야 한다"고 지시했다.

지침은 "선발한 해외 애국 인사들과 반일 전쟁 영웅 또는 친인척들, 전쟁에 기여한 외국인들을 이번 기념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초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중국 작가 자오다궁(趙達功)은 "공산당이 일본의 패배는 모두 자신들의 공로라고 주장하며 전면적인 역사 왜곡에 간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8년 동안의 항일전쟁에서 국민당군이 직접 전투에 참여하며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지만 중국 역사 교과서는 수십년간 반대로 기술해왔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어 중국의 이같은 역사왜곡은 일본에 대해 전쟁 당시 만행에 대한 사죄를 요구할 때 중국의 도덕적인 권위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1930년대 초반 중국 동북성을 점령해 괴뢰정권을 세우면서 중국을 침략하기 시작했으며 중국은 공식적으로 1937년에 항일전쟁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 권영석 특파원 20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