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부터 조선까지

심봉근 동아대박물관 관장이 전문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두툼한 고고학 서적 '한국문물의 고고학적 이해'(동아대 출판부)를 냈다.

책은 대학교 특강과 연습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글 가운데 33편을 추린 것으로 부산·경남 일대의 선사시대 문화와 조선시대의 성곽을 쉽게 이해하게 해 주는 비교적 대중적인 저작물이라 할 만하다.

심 관장은 "학생들이나 고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부분을 담았다"고 했다.

그가 청동기시대를 전공했고, 성곽을 부전공한 만큼 책은 청동기시대(고조선)를 중심으로 삼고 부분적으로 신석기시대와 삼한시대( 초기 철기), 삼국시대(가야 포함)의 내용, 통일신라시대 고분 출토 품과 읍성 및 관방성에 관한 연구, 고려 불구(佛具)와 관련된 내용 을 싣고 있다.

시기별로도 전 시기가 망라된 모습이다.

특히 부산 ·경남지역 발굴조사 중 얻어진 최신 자료들을 소개·분석한 점, 박물관의 미공개 유물들을 다루고 있는 점이 새롭다.

사천시 마도 동의 청동유물, 남해 소초도의 십자형 파두식, 고성 석지리의 한국식 동검, 평안북도 영변의 고구려 동경(銅鏡) 등 미공개 유물의 소개가 그런 것들이다.

심 관장은 "청동기시대를 아주 누추한 시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기원전 5~6세기 단계에서 보이는 발전된 지석묘와 무기, 초기 성곽 형태, 벼농사 등으로 미뤄 고대국가의 출현 시기를 한 단계 높여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또 고조선 문화는 기본적으로 본거지가 평양이 아닌 중국 랴오닝지방이며 기원전 3천년께 연세력이 확장하면서 평양으로 중심지를 옮겨왔다는 설에 동의했다.

(부산일보 / 김건수 기자 200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