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반기문은 미국의 나팔수" 맹비난

현 상황을 '중대국면'으로 규정한 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중"이라며 대북 강경 선회를 시사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북핵 관련 발언을 북한이 맹성토하고 나섰다. 북핵위기가 고조되면서 남북관계도 급랭하는 양상이다.
  
조평통 "반기문은 미국의 나팔수"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6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지난 4일 반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을 거론, "남조선의 외교당국을 대표한다는 사람이 도대체 언제부터 이처럼 미국의 대변인, 나팔수가 되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북한의 강력한 핵억제력에 의해 미국의 북침전쟁 기도가 좌절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있다며 "털어놓고 말해서 남조선도 우리의 핵억제력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남조선이 우리의 선군정치와 핵우산의 덕을 보고 있는 조건에서 응당 우리 민족에게 전쟁참화를 씌우려는 미국을 규탄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데 미국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우리의 정당한 핵억제력을 걸고 드는 것은 정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의 핵보검이 없다면 한반도에서는 이미 미국에 의해 열백번도 더 전쟁이 터졌을 것이고 그 불소나기속에서 남한도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제사회에서 고립ㆍ규탄을 받는 것은 미국이고, 미국은 날강도적이고 독선적인 침략정책과 무모한 반공화국 핵소동으로 사면초가의 처지에 빠져 있다"며 "남조선 외교당국자는 마땅히 이런 현실을 볼 줄 아는 이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국의 부당한 핵소동에 같이 춤을 춘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들 자신의 고립을 초래하고 미래도 없게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프레시안 / 김한규 기자 2005-5-7)

北 무조건 돌아오라, 막바지 외교노력

아셈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반기문 외교 장관은 중국, 일본과 외교장관회담을 잇따라 갖고 북핵 문제를 중점 논의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핵 문제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의 회담 복귀를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 중대 국면, 6자회담 복귀 강력 촉구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4일 현재의 북핵 상황을 '중대 국면'으로 규정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마냥 기다릴 수만 없다"고 밝혔다.

6자회담이 1년 이상 표류하고 더구나 북한의 추가조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한중일 순방을 통해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했지만 북한은 북미 양자회담의 병행과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해 줄 것을 회담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며 여전히 회담에 불응하고 있다.

미국 또한 북한이 모든 문제를 6자회담 틀에 복귀한 뒤 논의해야 하며 북미 관계 정상화 문제도 핵을 폐기한 이후 협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북한의 선 핵폐기를 요구하는 미국측 주장과 미국의 상응조치를 지켜보며 핵을 포기하겠다는 북한의 요구가 맞서 있는 것이다.

이같이 양자간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북한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 조치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고 미국도 강경 조치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잇따르고 있다.

반기문 외교장관도 최근의 상황을 반영해 "북핵 문제가 상당히 우려할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며 6자회담 재개 전망도 밝지 않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 핵 폐기 美주장과 상응조치 北 요구 맞서

아시아 유럽 외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교토를 방문하고 있는 반기문 장관은 6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마치무라 일본 외상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중대 국면을 맞고 있는 북핵 문제를 중점 논의한다.

오전에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두 나라 장관은 6자회담이 장기 표류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북한의 추가 조치 자제 등 회담 재개를 위한 참가국들의 분위기 조성과 함께 북한의 조건 없는 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에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역시 북핵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지만, 두 나라 관계의 최대 현안인 독도와 교과서 왜곡 문제도 중점 논의된다.

반 장관은 이들 문제에 대해 일본의 가시적이고 성의있는 조치를 다시 한 번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한중일 세 나라 외교장관이 다시 3자위원회를 갖는다.

북핵 문제에 대한 큰 틀의 방향 설정은 다음주 한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잇따라 열리게될 한미, 한일, 미중정상회담 등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한,중,일 연쇄 외무장관 회담은 갈림길에 선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참가국들의 막바지 외교적 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갈림길에 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막바지 외교 노력될 듯

아시아 유럽 외무장관회의는 1박2일 일정으로 6일 저녁에 개막된다.

'세계적 도전 요인에 대한 아시아 유럽간 대화의 심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북핵 문제도 주요 지역 현안으로 다뤄진다.

반기문 외교장관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회원국들의 지지와 성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셈 회의에서는 또 아셈의 3대 협력 분야인 정치, 경제, 사회문화 분야에 대한 공동 관심사와 내년에 출범 10주년을 맞는 아셈의 장래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노컷뉴스 / 감일근 기자 2005-5-6)

백악관-엘바라데이 "北 핵실험 말라"

엘바라데이 "모든 당사국 포괄 해결 대좌 절박" =핵실험 징후 판단 엇갈려

미국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강력 경고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와함께 북한과 미국을 포함해 북핵 6자회담 모든 당사국에 대해 신속히 대화를 갖고 '포괄적인' 해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북한의 동북부 길주 지역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포착된 핵실험 준비로 볼 수 있는 동향과 관련, 뉴욕 타임스의 보도 이후 외신들이 일제히 미 정보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같은 내용을 보도했으나, 이 동향에 대한 판단에선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다르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핵실험 징후 정보를 잇따라 언론에 공개하고 관계국에 통보하는 자체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보인다.

◇ 대북 경고 = 엘바라데이 총장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회의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전 세계 모든 지도자가 오늘 당장 전화기를 들고 북한당국에 핵실험을 하지 말도록 설득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아시아와 세계에 재난 수준의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환경면에서도 방사성 낙진이 아시아 지역에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으로 세계의 양보를 강요하려 하면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고 ,핵 공갈을 계속해서 얻을 게 있을 지 의심스럽다"며 북한은 "국제사회가 어떠한 핵보유국의 추가도 용납치 않을 것임을 잘 알아야 한다"고 핵추구 포기를 촉구했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유럽 순방행 공군1호기에서 "북한이 그런 단계(핵실험)를 취한다면 또 하나의 도발적인 행위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뿐일 것"이라고 말하고 "역내 모든 국가는 한반도 비핵화를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대화 촉구 = 엘바라데이 총장은 "IAEA가 북한의 의무 위반을 유엔 안보리에 보고한 이래 지난 12년 동안 의식을 치를 만큼 치렀으니, 이제는 (모든 당사국이) 이를 악물고 긴급하게 포괄적인 해법을 찾아 고조되고 있는 핵위험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화를 할 수 없는 때라는 것은 없다"며 "앞으로 한동안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지만, 테이블에 대좌해 모두가 공정,공평하다고 인식하는 포괄적인 해법을 도출하는 외에 다른 해결책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뭘 해야 할지는 모두 알고 있다"며 북한은 핵무기 추구를 포기하고, 대신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적.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안을 상기시키고, "빠르면 빠를수록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거듭 촉구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언론국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현재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 핵실험 징후 논란 = 뉴욕 타임스 보도 이후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관계자는 북한 함북 길주에서 북한이 큰 구덩이를 파고 그것을 다시 흙으로 덮어채우며, 멀리 떨어진 곳에 관람대를 만드는 등 핵실험에 전형적인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인공위성 정보 내용을 확인했다.

북한이 구덩이를 다시 덮기전에 핵폭발물을 넣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북한이 미국의 인공위성 감시 주기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를 피해 이미 파묻었을 수도 있고, 실제론 그냥 덮기만 했을 수도 있다.

한 관계자는 "북한이 기술적으론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보계의 일치된 의견이며, 따라서 언제 하느냐는 (북한의) 정치적 문제"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AFP 통신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 징후와 관련 "첩보자료에 대한 판단이 정보계에서 만장일치인 것은 아니다"며 "일부에선 위성에 포착된 것들이 '핵실험에 필요한 모든 것'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일부에선 핵실험 모니터에 필요한 전자장비가 아직 포착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핵실험 준비와 일치하는' 동향임을 강조하는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과 함께 "핵실험 준비와 일치하기는 하지만,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는 다른 관계자들의 견해도 소개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언론국장은 이날 "북한의 언행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이미 우려를 표시했다"면서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새로운 평가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윤동영 특파원 2005-5-7) 

"김정일, 1년내 핵실험" <전 美CIA 아시아 책임자>

아서 브라운, 美기업에 '북 핵실험'시나리오 컨설팅

북한이 1년내 동굴이나 광산 갱도에서 핵실험을 실시할 공산이 크며, 이 경우 1998년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때처럼 북한이 발표할 것이라고 지난해말까지 미 중앙정보국(CIA) 요직을 지낸 아서 브라운 위기관리그룹(CRG) 선임 부회장이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CIA 비밀공작부서 동아시아 책임자를 지낸 브라운 부회장은 또 핵실험장에서 새어 나온 소량의 방사능 낙진이 일본쪽으로 흘러가면 "서울과 도쿄(東京)의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한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철수나 사업축소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대북 봉쇄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다른 조치를 취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오싹한 시나리오'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운 부회장은 CRG의 주요 고객인 일부 미국 기업들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북한 핵문제에 관한 브리핑을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나시오가 6일(현지시간)자 칼럼에서 전했다.

이 칼럼에 따르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핵보유국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점을 최근 점점 공개적으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핵보유를 스스로 주장한 데 이어 이를 '공인'받기 위해 곧 핵실험을 통해 '증명'하는게 다음 수순이 될 것이라는 것.

브라운 부회장은 그 근거로, 특히 로웰 자코비 국방정보국(DIA)장이 지난주 의회에서 "북한이 핵을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지녔으며, 이 미사일이 미국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증언한 데 대해 북한이 아무런 부인 노력도 하지 않는 점도 들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잔인성과는 별개로 자신의 입장에선 합리적인 코스를 추구해왔다"며 "그에겐 이라크가 되느냐 파키스탄이 되느냐의 2가지 선택밖에 없는데" 김 위원장은 파키스탄의 길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라크의 길은 "미국의 공격을 앉은 채 당하는 것"이라면, 파키스탄의 길에선 "재빨리 핵 카드를 보여줌으로써 정권생존 보장책을 놓고 거래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브라운 부회장 분석으론 김정일 위원장이 현재 협상을 통해 자신의 핵옵션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브라운 부회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되면 "한국과 중국 같은 주변국들이 현실을 부인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직시하게 될 것"이라며 이게 그나마 유일한 북한 핵실험의 '전도된 이점' (perverse benefit)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핵실험은 "지옥같은 자명종 소리"가 되겠지만 "이번 경우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한국과 중국의 입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서 역설을 폈다.

그는 자신의 이같은 브리핑 내용은 모두 비밀로 분류되지 않은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연합뉴스 / 윤동영 특파원 200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