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이 용돈 아껴 난치병 학생에 기탁

초등학생들이 용돈을 아껴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교내 한 학생의 치료비로 내놓은 사실이 밝혀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충남 연기군 전의면 전의초등학교 어린이회(회장 이수진.13)는 지난 4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 50만원을 '담도폐쇄증'에 걸려 고통받고 있는 김희진(9)양 부모에게 전달하고 김양의 쾌유를 빌었다.

김양은 현재 혈소판 수치가 낮아 출혈시 지혈이 잘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비장 비대증으로 소화기능이 약화돼 서울 삼성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으며 조심스럽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번에 전달한 성금은 김양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어린이회가 소풍날인 지난 3일 학교 현관에 모금함을 설치한 뒤 전교생(563명)을 대상으로 모은 것이다.

이 회장은 "어린이날을 맞아 함께 우리와 함께 즐거워야 할 희진이가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어린이회 임원들과 의논해 성금을 모으게 됐다"며 "큰 돈은 아니지만 희진이가 건강을 되찾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알려지자 학교측도 지난해 익명의 한 교직원이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은 70만원을 김양 부모에게 전달했으며 학교운영위원회와 자모회도 각각 40만원, 30만원을 김양 치료비로 내놓았다.

신정균(55) 교장은 "남의 고통을 헤아릴 줄 아는 제자들이 정말 대견스럽다"며 "앞으로 학생들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이은파 기자 200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