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박물관,개교 100주년 기념 6,7일 국제 심포지움

동북아시아의 대제국으로 다양한 문화의 발화점이자 교차점이었던 고구려를 집중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고려대박물관은 개교 100주년 기념 ‘고구려 특별전’(7일∼7월 10일) 개막에 앞서 6, 7일 교내 백주년기념 삼성관에서 ‘고구려와 동아시아-문물 교류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왕찬허우(王綿厚) 전 중국 랴오닝 성 박물관 관장은 돌무덤과 화장(火葬) 같은 매장문화, 도기 석기의 특징 등으로 볼 때 고구려는 랴오둥지역 맥족(貊族)의 청동문화를 계승했다는 논문을 보내왔다. 맥족과 그 동쪽의 예족(濊族)이 합쳐진 예맥족은 한반도 남부의 한족(韓族)과 더불어 한민족의 양대 기원으로 설명돼 왔다.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은 고조선-부여-고구려를 예맥족 국가, 신라-고려-조선을 한족국가로 구별하려 한다.

니시타니 다다시(西谷正) 일본 규슈(九州)대 교수는 고구려와 왜(倭)의 문화교류를 고고학적으로 분석한 논문을 발표한다. 니시타니 교수는 미리 제출한 논문에서 후쿠오카(福岡) 현 다케와라 고분과 오이타(大分) 현 가란도야 1호분에 등장하는 사신도, 오이타 현 진부총(珍敷塚)의 두꺼비 그림과 오카고분의 동심원 그림, 이시카와(石川) 현의 데라야마 고분군의 물고기 그림 등이 모두 고구려 고분벽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의 조희승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고구려사실장과 ‘깐수’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정수일(고려대 강사) 박사는 고구려와 서역의 문화교류를 연구한 논문을 제출했다. 두 사람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발견된 아프라시압 궁전벽화에 등장하는 고구려 사신에 주목했다. 조 실장은 심포지엄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지만 논문에서 “고구려가 서역에 비단을 수출하고, 서역의 문물을 백제 신라 가야 일본에 전파했다”고 주장했다.

정 박사는 연화무늬 당초무늬 팔메트무늬와 음영효과로 입체감을 나타내는 명암법 등 미술기법, 말각조정 건축양식, 횡적과 공후류 등의 악기, 앞트임과 직선재단을 특징으로 하는 복식문화에서 고구려와 서역의 교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 권재현 기자 200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