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리 갔다리' 국민여론

R&R 안보관조사,최대 안보위협국 미국서 일본으로 '돌변'
지난해 미국에서 일본, 안보관의식 반전


국민들은 '우리나라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로 일본을 최우선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국민의 안보관 인식은 지난해 최대 위협국으로 미국을 꼽은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어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중앙일보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R&R 대표· 노규형)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안보에 가장 위협이 되는 국가는 일본(37.1%), 북한(28.6%), 미국(18.5%), 중국(11.9%) 순으로 꼽혔다.

R&R에 따르면 2004년 1월 조사에서 미국이 39%로 나타난 데 비하면 미국을 위협국으로 보는 시각이 1년 새 반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R&R은 또 미국을 위협으로 느끼는 인식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아 20대 29.2%, 30대 26.4%, 40대 13.7%, 50대 이상 8.1%였다. 그러나 일본을 위협국으로 보는 인식은 지난해 7.6%에서 다섯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R&R은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 역사 교과서 왜곡 파동 등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의 파장이 다른 모든 요인을 압도하며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식을 반영한 듯 '한국의 안보 협력 대상 국가'로 미국이 1위(62.2%)로 꼽혔고, 이어 중국(16.5%), 북한(8.1%), 일본(3.5%)의 순으로 나타났다.

북한 문제의 경우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4명중 3명(74.9%)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설문 대상자의 절반 이상(52.5%)은 '핵 개발과 상관없이 남북경협과 대북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R&R은 "북핵이 위협적이라고 본 응답자 중에서도 46.8%가 지속적인 대북지원에 찬성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핵 보유 여부가 대북 지원에 대한 견해에 거의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10명 중 7명 이상(72.2%)이 '2년전 보다 악화됐다'고 했고, 이 중 절반이상(56.7%)이 '악화된 데는 미국이 더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해서도 '악화되더라도 우리 정부가 보다 독자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이(35.1%) '현재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38.5%)과 거의 엇비슷하게 나왔다. 그러나 향후 안보협력국가로는 단연 미국을(62.2%) 꼽았다.

이번 조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20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 진행됐으며 신뢰도는 95%, 최대 오차는 ±3.46%포인트다.

(데일리안 / 김영욱 기자 2005-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