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사 똑바로 인식하고 반성해야" <中대사>

한국에 동북아경협 추진 '막후 다리역할' 기대

리빈(李濱) 주한중국대사는 8일 "일본이 역사를 똑바로 인식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 피해국 국민들로부터 이해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리 대사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오찬 강연회에서 '중국의 발전과 중한관계'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일본이 역사를 부정하고 우경화하고 있는데 대해 중국에서도 우려가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일, 중일간에 모두 영토와 역사교과서 문제가 있다"면서 "한중 양국이 똑같이 바라고 있듯이 일본이 역사의 잘못을 잘 인식하고 양국 국민의 이해를 받으면 국가관계도 정상적으로 잘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 대사는 또 "동북아 발전을 위해 모두 같이 노력하고 있는데 일본이 이런식으로 나오면 어려움이 많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한.중.일 3국 학자들이 모여 역사교과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좋은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일본이 역사에 대해 똑바른 인식을 갖지 않는다면 꿈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 그는 "한.중.일 FTA의 조속한 체결을 촉진하기 위해 한.중 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매우 건설적인 건의"라면서 "경제발전 정도에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한국이 막후의 다리 역할을 한다면 동북아경제협력의 호혜적 추진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전 동아시아 지역의 협력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대사는 이어 북한 문제와 관련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라면서 "북한은 쉽게 굴복하는 체제가 아니며 제재를 하면 역효과만 초래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재는 효과가 있겠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미국이 쿠바에 대해 몇십년간 제재를 했지만 아직까지 그대로 있다"고 덧붙였다.

리 대사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중국과 한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설득작업을 하고있다"면서 "조만간 성과가 나올 것이란 신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또 위안화 평가절상과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위안화 환율은 단순 조정이 아니라 환율 결정체제를 개선하는 쪽에 집중될 것이라면서 "중국 뿐만 아니라 주변국가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진출 한국기업들 사이에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내 노조문제와 관련, 그는 "중국내 모든 기업과 공장에 노조가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모순을 풀기위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한국의 노조와는 큰 차이가 있다"면서 중국내 노조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한편 리 대사는 강연이 끝난 뒤 독도문제 해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의 경우 영유권 주장은 그대로 하되 평화적으로 공동개발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으나 이를 독도에 원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연합뉴스 / 엄남석 기자 200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