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옥스퍼드大 한국학 위기는 한국측 책임"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이 오는 2007년부터 한국학 과정에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대학 한국학과 교수인 제임스 루이스씨가 "한국학 폐지는 옥스퍼드대학이 아닌 결국 한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1994년 한국학과를 설치한 옥스퍼드대학은 최근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오는 2007년 6월부터 한국학 과정을 폐지하겠다고 한국 정부에 전해 왔다.

루이스 교수는 "옥스퍼드에서 한국학의 명맥이 끊긴다면 이코노미스트지는 5년 뒤에도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현할 것이고 이코노미스트지를 읽는 세계의 독자들은 그렇게 인식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7일 현지 동포신문 코리안 위클리에 기고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가 위기의 정점으로 치닫던 2003년 1월 BBC방송에 출연해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미국 학자와 반대입장에 서서 위성토론을 벌인 인물이다.

최근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지가 중국과 일본 특집을 다루면서 영유권 분쟁이 제기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해 한국인들이 격분한 것과 관련, 그는 "외국인들에게 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 이유는 영국을 비롯 세계 주요 국가 엘리트들이 한국을 분석할 때 일본이나 중국의 시각에서 바라보기 때문. 특히 세계 주요국에 한국 전문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서방 언론들이 한국문제를 다룰 때는 대개 일본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게 현실이라는 것.

루이스 교수는 "이런 현실에서 영ㆍ미, 유럽권에서 미래의 언론인ㆍ정치가ㆍ기업인이 될 젊은이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한국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은 한국엔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한국학 폐지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 왕길환 기자 200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