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미국내 커지는 한국불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잇따라 한국에 대한 불신이 담긴 발언을 내뱉고 있다.

미국의 북한 인권 옹호단체들이 북한인권주간인 4월 마지막 주에 워싱턴 등 미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를 벌이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과 브래드 글로서먼 연구국장은 1일 이메일을 통해 보내온 ‘북한인권 인식 격차 극복’이라는 글에서 “북한 인권문제는 한미 간 인식 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내준다”고 단언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과거 민주주의 활동가와 인권변호사로 권위주의 정권 붕괴의 촉매 역할을 한 인사들이 현재 북한의 압제에 대해서는 제 목소리를 잃었고 도덕적 신뢰를 상실했다”며 “한국 정부는 탈북자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드 카펜터 케이토연구소 부소장은 지난달 31일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서 “주한미군이 동북아 세력균형에 도움이 안 된다”며 “한국과 미국은 이제 사이좋게 헤어질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최근 독도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을 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미국의 라이벌인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경계심리를 담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일부 언론도 한국이 일본보다는 북핵을 걱정해야 할 때 가 아니냐고 훈수하고 있다.

이같은 발언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이런 목소리가 커지면 결국 미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발언을 예의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일보 / 김정곤 기자 200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