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에 놀아난 美CIA"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정보가  '완전히 잘못됐다(dead wrong)'는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일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전쟁전 주장은 정보 관계자들에게는 '미친' 사람으로, 친구들에게는 '타고난 거짓말쟁이(congenital liar)'로 알려진 한 이라크 망명자 입에서 나온 말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날 정보역량평가위원회(CIC) 발표를 1면 머리 기사로 전하면서 망명자 한 명이 이라크 전쟁전 무기 평가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정보분석가들 '커브볼'에 헛스윙' 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코드명  '커브볼'이라는 망명자가 자신이 이라크의 생물학 무기 개발에 참여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라크 전쟁후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었고 그가 주장한 동료라는 사람들은 그를  알지도 못했으며, 그 자신도 무기 개발이 시작됐다는 1995년 이후에는 이라크에  있지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신뢰도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에도 불구, '커브볼'의 주장은 걸러지지 않고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것.

신문은 로런스 실버맨 연방 항소법원 판사와 찰스 롭 전 상원의원이 조사를  주도, 전날 발표한 보고서는 '커브볼'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한 미 정보당국이 '커브볼'의 진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그의 주장을 세밀하게 점검하지 못한 것이 "이라크의 (생물학무기) 프로그램 상황을 근본적으로 오판한 첫째가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미 정보기관들의 오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커브볼'의 신원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보고서에 따르면 그가 망명한 화학 엔지니어  출신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신문은 CIA는 '커브볼'과 직접 접촉한 적이 없고 그는 대신 독일정보기관의 통제를 받았으며, 이 정보기관은 이라크 망명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관리해온 미 국방부 첩보기구인 국방정보국(DIA)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전달해왔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 김용윤 특파원 2005-4-2)

“美, 북핵에 대해 아는것 별로 없다”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으며(disturbingly little), 2003년 이라크전쟁의 시작에 앞서 확보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정보도 “거의 모두가 형편없이 틀렸다(dead wrong)”는 내용의 미국 정부 보고서가 공개됐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동 참여한 백악관 직속기구인 ‘미국 정보능력 위원회’는 지난달 31일 600쪽 분량의 최종 보고서를 채택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회는 “이라크가 WMD를 개발했다”는 정보기관의 오판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미 정보기관과 군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왔다.

관심을 모았던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상황 등 11개 분석평가서는 비밀로 분류돼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된 보고서 가운데 북한 및 이란의 핵개발 항목은 A4용지 절반에 그쳤다. 그나마 “위원회는 북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당국의 정보수집 및 분석능력을 면밀히 조사했다”는 방법론 소개가 전부였다.

비공개로 분류된 북한 핵에 대한 정보 역시 제한적임을 짐작하게 하는 설명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가장 위험한 적국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특히 그들의 속마음에 대해선 더 모른다”고 기술했다.

위원회는 또 특정 국가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몇몇 경우에는 우리가 5년, 10년 전에 파악했던 정보내용보다 훨씬 형편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원회는 미 정보당국이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국제 핵 밀매망을 분쇄했고, 리비아의 핵무기 및 화학무기 개발 정보를 파악한 뒤 압박함으로써 핵 포기를 이끌어 낸 것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재진행형인 북한 이란에 대한 정보 부족 사실이 공개된 점을 반영하듯 백악관 기자회견 및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는 “현재의 대(對)북한 및 이란 압박 정책이 정확한 정보에 바탕을 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보 파악 성공사례인) 리비아를 생각하면 전체 그림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발표장에서 “위원회의 주요 결론은 내 생각과 같다. 정보당국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이라크전쟁이 ‘잘못 보고된 정보’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의도적으로 정보를 왜곡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해석했다.

(동아일보 / 김승련 특파원 2005-4-1)

“北, 對美 위협 감소”…美국토안보부 보고서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 온 북한 쿠바 시리아 수단 리비아 이란의 6개국 중 이란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의 대미 위협이 줄어들고 있다는 미 행정부 내부보고서 내용이 소개됐다.

미 국토안보부는 내부 보고서를 통해 “9·11 테러 이후 이들 5개국이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는 테러 단체를 지원하거나 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1일 보도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에 대해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이들 국가를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 내용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란에 대해서는 “앞으로 자국 요원뿐 아니라 테러단체를 이용해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2011년까지의 예산 지출 순위를 결정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 부형권 기자 200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