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식당경영 임순형씨 “고구려-간도 우리가 지켜야죠”

지난해 6월 광개토대왕비를 복원해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세운(본보 2004년 6월 14일자 A22면 보도) 임순형(林淳亨·49·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씨가 29일 백두산정계비와 중원고구려비도 복원해 같은 장소에 세웠다.

백두산정계비는 1712년(조선 숙종 38년) 당시 조선과 청나라가 국경을 명확히 하기 위해 백두봉에 세웠으나 일제강점기인 1931년 7월 사라졌다. 이 비에는 ‘서쪽으로는 압록, 동쪽으로는 토문을 경계로 삼는다(서위압록 동위토문·西爲鴨綠 東爲土門)’고 적혀 있어 ‘토문’을 놓고 한국은 쑹화 강, 중국은 두만강이라고 주장해 지금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국보 제205호인 중원고구려비는 높이 2m, 폭 55cm로 충북 충주시 가금면 용전리에 있으며 고구려 장수왕이 남하정책을 펴 한강 유역에 이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지금 독도 열풍이 불지만 얼마 전 중국의 고구려 역사 편입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금세 잊고 말았다”며 “두고두고 고구려 역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비를 복원했다”고 말했다.

비의 크기와 새겨진 글자는 간도되찾기운동본부의 도움을 받았고 실제 제작은 6개월에 걸쳐 중국 전문가를 통해 이뤄졌다.

복원된 백두산정계비는 높이 72cm, 폭 40cm로 82자가 새겨져 있으며 잊혀져 가는 간도의 역사를 일깨워 주는 중요한 사료다.

간도되찾기운동본부 육낙현(陸洛現·61) 대표는 “우리가 무관심한 사이 중국이 간도의 역사를 자신의 것이라 우기고 있다”며 “이렇게라도 복원해 간도의 역사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 이동영 기자 2005-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