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노무현 대통령, 외교부 업무보고…'확고한 한미동맹 견지' 강조

"외교, 동북아 균형자 역할 수행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우리 외교는 동북아 질서를 평화와 번영의 질서로 만들기 위해 역내 갈등과 충돌이 재연되지 않도록 균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서도 한·미 동맹을 확고히 견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말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협력과 통합의 동북아 질서 구축을 위해 외교부가 전략적인 안목과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주도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 핵 문제, 용산기지 이전 협상, 방위비 분담 등 한미 동맹관계에 있어 외교부가 잘 대처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국가이익과 상호 이해관계를 모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외교협상을 진행시켜 나가 달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원칙에 입각한 대응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한국정부는 일본에게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일본이 과거의 사과를 무효화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한 데 대해 "국내 피해계층과 산업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관계부처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또 영사서비스 체제 구축과 관련해 "국민을 보호하고 편익을 증진하는 영사·민원 서비스 개선노력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당면한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외교부가 국민들이 공감하는 가운데 변화를 주도해나가는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을 당부했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이날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외교 △평화번영의 동북아시대 구현을 위한 균형적 실용외교 △세계로 나아가는 선진외교 △선진 통상국가 구현을 위한 실리외교 등 올해 중점 추진할 4대 정책목표와 20개 이행과제를 보고했다.

외교부는 먼저 국민만족 영사서비스 체제 구축과 선진외교를 위한 조직혁신을 역점추진 혁신과제로 선정, 이를 통해 대국민 봉사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부와 재외공관의 문턱을 낮추고 직원들의 대국민 봉사의식을 높이기 위해 고객평가제 및 영사활동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주요 재외공관에 정부 합동민원실을 설치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사 콜센터를 24시간 상담체제로 전면 가동하고, 그 범위도 해외 사건·사고에서 영사·민원 업무 전반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이와 함께 장관과 재외공관장 간에 성과이행 계약에 기초한 엄정한 인사관리를 해나가는 것과 동시에 영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영사직 신설 및 실무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또 재외공관장직에 대한 개방을 확대하고 언어·지역·통상 전문가 등 해외인재 특채를 추진하는 등 외교관 충원경로를 다양화 할 방침이다.

올해 정책과제로는 테러나 납치, 자연재해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긴급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재외국민보호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을’ 개선하고, 대테러 정부 현지대책반, 사건·사고 대비 신속 대응팀 등 24시간 기동팀을 창설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또 위험지역 방문 금지에 관한 국내법적 근거 규정도 신설하며 해외수집 정보를 정부 부처나 민간이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선하기로 했다.

동북아시대를 위한 균형적 실용외교도 올해 역점 목표다. 이에 따라 올바른 역사인식에 기초한 한일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독도문제는 한일관계보다 상위의 개념이라는 입장 아래 단호히 대응해 영유권을 공고화하는 한편 역사인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담기구를 설립, 교과서 왜곡 시정을 위해 단계별로 대응하기로 했다. 또 진실규명 → 사죄·반성 → 용서·화해라는 인류 보편적 방식에 따라 과거사 현안 해결에 주력하는 것과 동시에 북핵문제 공조 유지와 경제·문화·인적교류는 계속해나가는 등 실질적인 교류·협력은 지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실질적 진전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6자회담 조기 복귀를 설득하고 핵 문제 해결시 안전보장 및 포괄적 경협 등 혜택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해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북 설득을 위한 한미공조를 강화하고 중국의 적극적 역할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부산 APEC 정상회의 등을 통해 정상 간 유대를 강화해나가고, 외교·통상장관 회담, 차관급 전략대화 정례화, 의원외교 및 민간교류 등 다양한 협의 체제를 활성화하며, 방위비 분담협상 타결, 주한 미 대사관 이전 문제 타결 등 주요 양자현안 해결과 함께 전략적 유연성 협의나 자유무역협정 등 통상현안 협의도 진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외교부는 이밖에 △전방위 정상외교를 통한 국익 증진 △부산 APEC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 △대외 공적원조(ODA)의 단계적 확대 및 국제기구 분담금 체납 해소 △유엔개혁 논의에 우리의 입장 반영 등을 선진외교로 나가기 위한 이행과제로 제시했다.

또 주요 교역 대상국의 통상 압력 등이 고조되고 있는 통상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칠레에 이어 싱가포르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시키고, 일본, 아세안,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캐나다 등 16개국과는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인도, 멕시코, 러시아,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는 공동연구를 미국, 중국 등 거대경제권과는 여건조성을 해나가기로 했다.

(연합뉴스 200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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