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에 고려인자치주 건설”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였고 일제시대 독립운동의 무대였던 러시아 연해주에 흩어졌던 한민족을 다시 불러 모아 민족의 삶의 터전을 넓혀나가는 돌파구로 만들겠습니다."

연해주에 고려인 자치주 건설을 목표로 최근 창립총회를 연 유진각 고려-러시아 연해주농업개발협력지구 수립추진협의회장(61)은 "외국에 새 행정구역을 만드는 조심스런 제안이지만 스탈린의 폭정으로 흩어진 고려인이 조상의 혼이 깃든 역사의 땅에 다시 정착한다는 의미는 크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유 회장은 "지난 93년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공식 사과를 통해 고려인 정착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지 10년만에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남한의 1.6배나 되는 면적에 풍부한 천연자원과 비옥한 농토를 갖고 있어 우리 민족에게 기회이고 희망의 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회장은 "현재 러시아와 소련 붕괴 후 독립한 주변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고려인수는 55만명으로 추산된다"며 "러시아 정부가 연해주의 쇠락을 막기 위해 한인의 이주를 적극 환영하고 있고 국내 농업계와 학계, 재계인사 등이 적극 참여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자치구를 만들고 앞으로 3년동안 3만명을 확보해 고려인 자치주를 세우는 게 목표"라며 "고려인 뿐만 아니라 탈북자, 베트남 한국인 2세 라이따이한, 연해주 진출을 희망하는 사업가 등을 함께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일보 / 임정환 기자 2005-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