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의 해석 “일본의 독도 집착은 두고온 고향에 대한 저주”

“돌아갈 고향이 없어졌다는 절망이 미움으로 변했다” 풀이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이사는 18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 역사적으로 지금의 경상도 지역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시마네로 건너갔음을 언급하면서, 고향을 떠나온 이들이 무의식적인 증오심으로 고향을 저주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갑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 ‘기자 조갑제의 세상’에 올린 글 ‘시마네 사람들의 고향저주’에서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은 그 고향에 정착해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증오심을 느끼고 있으며, 이 증오심은 유전자가 되어 대대로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 의문을 던지면서 “신라도래인들의 피가 많이 섞여 있을 것이 분명한 시마네 사람들이 하필 신라지역의 울릉도와 독도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도 무의식 속에서 살아 있는 고향저주의 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금의 한국인들이 과거 시네마로 건너가 역사에 대해 하나하나 서술했다. 조 대표는 시마네에 일본 고대국가의 발상지인 이즈모가 있다는 사실을 거론한 뒤, 그 이유는 “지금의 경상도 지역으로부터 많은 한국인들이 시마네 지역으로 건너왔고 이들이 선진된 제철기술과 기마술을 갖고와 왜라고 불리던 토착 일본인들을 정복하면서 지금의 나라 지방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일본서기를 인용, “‘스사노오노미고도’라는 신이 신라에서 살고 있다가 아들과 신하들을 이끌고 배를 만들어 타고 이즈모에 (맨 처음) 도착했다고 한다”며 “이는 신라지역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으로 진출했음을 신화로써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조 대표는 이즈모 인근 야스기시에 있는 “화강박물관의 설명문에도 이 지역의 제철기술은 한반도 남부로부터 건너왔다고 적혀 있다”며 “기술이 왔다는 것은 기술자가 도래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야 신라의 제철기술이 일본에 전해졌고, 이 기술로써 많은 무기를 만든 집단이 동쪽으로 진출하여 고대국가의 터전을 놓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일본인들의 고향과도 같은 시마네 사람들은 왜 경상북도 울릉군의 독도를 괴롭히는 것일까”라고 자문한 뒤, 미국의 뉴잉글랜드 지역에 정착했던 영국인들이 고향인 영국과 싸워 미국의 독립을 쟁취하는 데 주력이 된 사실, 그리고 영국을 정복한 프랑스 노르만디 공의 후손들이 고향인 프랑스로 가 100년 전쟁을 일으킨 사실을 예로 들면서, 시마네현 사람들의 독도 영유권 침해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조 대표는 특히 “한일감정의 원류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신라의 삼국통일에 닿는다는 주장도 있다”며 “가야·백제·고구려 계통의 도래인은 ‘이제는 우리가 돌아갈 고향이 없어졌구나’하고 낙담했을 것이며, 그 절망이 미움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나서 “그 미움의 대상은 한반도 전체를 차지하게 된 신라, 그리고 신라를 원류로 한 그 뒤의 고려·조선·대한민국”이라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적 행위를 사실상 ‘한국인 대 한국인’의 싸움으로 묘사했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 최한성 기자 2005-3-18)

시마네현, 고대 우리문화가 전해지는 창구역할

시마네현은 일본에서 ‘신들의 땅’이라고 불린다. 일본 신화의 단골 배경지이기 때문이다. 곳곳에 신사(神社)들이 즐비하고 신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는 10월께에는 관광객 수백만 명이 찾는다. 인구 76만 명으로 동북에서 남서로 가늘고 긴 지형을 이루고 있다. 동해를 사이에 두고 부산과의 직선거리가 300km에 불과해 동해에서 흘러간 라면봉지가 종종 발견될 정도다.

고대에는 우리 문화가 일본으로 전해지는 창구 역할을 했다. 고구려 또는 가야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가라쿠니(韓國) 신사도 있다. 이밖에도 시마네현의 기와, 토기와 불교미술에는 한반도의 영향이 뚜렷하다. 우리 문화가 동해를 타고 자연스럽게 전달된 결과다.

자연자원이 풍부한 편이며, 임업과 수산업이 발달했다. 현 전체의 79%가 산림으로 목재 생산이 활발하고 오키섬 주변에 형성된 풍부한 어장은 일본 전역의 수산물 공급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시마네현 사람들이 독도를 탐내는 것도 바로 오키섬에서 북서쪽으로 약 157km 떨어진 지역에 형성된 어장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마네현측은 1894년께부터 독도에서 강치(물개)와 전복 조업을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마네현은 1989년 경북도와 자매 결연을 맺고 이후 매년 3~4차례 양국을 오가며 수산, 환경, 경제 분야에 대한 교류를 다져왔다. 그러나 경북도 의회는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움직임이 일어난 뒤 교류중단 선언을 했다. 2001년에 경북도는 시마네현 지사의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망언에 반발해 시마네현에 파견했던 공무원을 철수시키기도 했다.

(한국일보 / 박상준 기자 2005-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