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티베트문화 보호해주면 중국 통치받겠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69)가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티베트 독립을 포기하고 중국의 통치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달라이 라마는 14일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티베트의 문화와 정신, 환경을 보호해준다면 중국 통치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티베트의 현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우리 이익을 위해 기꺼이 중국의 일부가 되고 싶으며 중국의 통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분리 독립을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티베트 주권 주장을 포기함으로써 티베트 주민은 중국 경제발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어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이며 티베트는 중국의 자치구"라고 규정하고 "티베트의 문화와 불교도 중국 문화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달라이 라마의 이번 발언은 정치, 경제, 외교문제에 대해서는 자치를 추진하지 않고 종교와 문화문제에 대해서만 자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의 입장 전환은 인도에 있는 망명 정부 내부의 개화파와 급진파 사이의 알력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 권영석 특파원 2005-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