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장관이 말하는 '알파벳으로 본 인생의 성공 조건'

"LOVE(사랑), 그거 54점 밖에 안 되던데요?"

"MONEY(돈), 없으면 못 살 것 같지요? 근데 72점입니다 100점 만들려면 한 참 모자라지요"

10일 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최 토론회에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인사말과 함께 '100점짜리 인생의 조건'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진장관이 말하는 '알파벳으로 보는 100점짜리 인생의 조건'은 이렇다.

'A는 1, B는 2, C는 3... Z 26'같은 방식으로 A부터 Z까지 점수를 매긴다. 이 공식을 각 단어에 대입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행운'을 뜻하는 단어 'LUCK'의 경우 'L=12+U=21+C=3+K=11' 이므로 합계는 47점이 된다.

진장관은 이렇게 계산한 각 단어의 점수를 프리젠테이션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LOVE(사랑), 세상 전부와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이 말도 겨우 낙제점 면한 54점입니다. 공부해서 수많은 지식(KNOWLEDGE)을 쌓아도 96밖에는 얻을 수 없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거?(HARD WORK) 이것도 98점까지 밖에는 못 가지요"라며 인생을 100점짜리로 만들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하겠느냐고 물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네티즌들이 술렁였다.

부지런히 PT에 등장한 단어와 공식을 적는 사람, 곰곰이 생각하는 사람 등 참석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기대 반 관심 반의 눈빛들이 진 장관에게 모아진 잠시 후 나온 대답,

"삶을 100점짜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ATTITUDE(태도, 자세 A=1+T=20+T=20+I=9+T=20+U=21+D=4+E=5 = 합계 100)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마음먹기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이 가치가 우리 인생을 100점짜리로 만들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이지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대답이었다.

이어 진장관은 "같은 얘기를 어제 조찬 모임에서도 했었다"며, "이 내용이 기사화되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리플을 달거나 직접 메일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전하면서 진장관은 "제가 LUCK이 47점이라고 했더니 한 분이 더 '강한' 행운을 대입해보면 점수가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좀 더 좋은 행운, 'GOOD LUCK'을 계산해 보니 88점 밖에 안돼요. 그래서 '운명적인 행운', 'FORTUNE'도 계산해 봤는데 100점에서 1점이 모자랍니다"라고 말해 다시 한 번 장내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STRESS(스트레스)'도 100점이라는 의견을 보내왔다는 한 네티즌의 의견이 소개되자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진장관과 정보통신부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 날 진장관은 오전 11시에 시작하는 토론회에 정확히 10시 59분에 입장했다. 장관에게 할애된 30분의 시간을 칼로 잰 듯 정확히 지켜 프리젠테이션을 마쳤다. '디지털'이나 '첨단' 같은 단어와 참 잘 어울리는 진장관의 '디지털적 면모'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러나 '성공한 인생'을 위한 전략으로 진 장관이 언급한 단어는 '마음'이나 '용기' 같은 아날로그적 가치가 얼마든지 좌우할 수 있는 '태도'였다.

진 장관이 그의 말대로 '온기와 경쟁력을 모두 갖춘 U코리아'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아이뉴스24 / 박연미 기자 2005-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