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역사교과서 왜곡 심각…고구려 삭제,발해는 당의 지방정부로
중국이 중학교 새 역사 교과서에서 고구려에 대한 기술을 완전히 삭제하고,
발해를 당나라의 지방정부로 서술하는 등 우리 고대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가 더욱 우경화된 내용으로 왜곡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도 동북공정(東北工程)과 함께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옛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은 6일 교육부 의뢰를 받아 현재 사용되고 있는 중국 초급중학교(중학교) 및 고급중학교(고교) 역사
교과서 38권을 분석한 결과 올 1학기(9월)부터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초급중학교용 실험본 교과서 18권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40쪽 분량의 ‘중국 역사 교과서 한국 관련 내용 분석’ 보고서를 지난 1월 교육부에 제출했다.
문제가 된 교과서들은 중국 학생이 한국 고대국가의 존재를 거의 인식할 수 없도록 구성돼 있어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한.중간 외교적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험본 교과서는 중국이 새 교육과정을 도입한 2001년부터 기존 교과서를 전면 개편해 편찬된 것으로 지난 4년간 일선 학교에서 실제 수업에
활용, ‘실험기간’을 거쳐 올 1학기부터 정본 교과서로 배포된다. 교과서 분석에 참여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김지훈 교수는 “현재 마지막 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오·탈자나 지면 배치를 고치는 정도여서 한국 관련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초급중학교 실험본 역사 교과서 18권 중 우리나라 최초 국가인 고조선이 언급된 책은 하나도 없었다.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가 펴낸 교과서에 한반도 북부를 ‘조선’이라 표기한 지도가 1개 실렸을 뿐이다.
고구려 관련 내용도 교과서 18권의 본문에는 한 줄도 수록되지 않았다. 일부 교과서 지도에만 고구려를 ‘고려’로 표기해 싣고 있다.
인민교육출판사는 교사용 지도서에 수나라와 고구려의 세 차례 전쟁을 설명하면서 학생들이 보는 교과서에는 고구려 관련 서술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발해에 대해선 모든 교과서가 ‘말갈족이 세운 나라로 그 수령을 당 현종이 도독(都督)으로 삼아 발해군왕에 책봉했다’며 당나라의
지방정부임을 강조했고, 신라와 당나라의 우호관계 설명에도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교과서 분석연구 책임자인 연구원 정영순 교수는 “이제 실험본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 고급중학교 역사 교과서도 초급중학교 교과서와 같은 기조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국민일보 / 강주화 기자 2005-3-7)
한국역사 설명없이 지도로 중국영역 과시…한반도 표시 지도 중 고구려 단한곳도 없어

중국의 중학교 실험본 교과서 가운데 일부는 역사와 사회과목을 통합하고 화보와 지도를 크게 늘렸다.
이에따라 한국 관련 내용은 거의
사라졌고, 중국 중학생들은 대부분 지도를 통해 우리나라 역사를 알 수 밖에 없게 됐다.
인민교육출판사의 ‘역사와 사회’ 8학년(중학교 2학년) 상책 79쪽에 나오는 ‘진(秦)왕조의 강역도’에는 당시 존재했던 고조선이 표시돼
있지 않다. 대신 평안도 일대까지 진나라의 장성(長城)이 있었던 것으로 돼 있다.
더욱이 지도상의 중국 영토는 중국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한 청나라 때보다 더 넓은 것으로 과장됐다.
이러한 경향은 송나라와
금나라,원나라 때 영토를 보여주는 각각의 지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보고서는 이에대해 “과장된 영토의식 속에서 형성된 자국사와 주변 국가에 대한 역사적 이미지는 아시아 지역 주변 국가들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반도가 포함된 지도 가운데 고구려가 표시된 게 하나도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86쪽의 한나라 때 영토를 보여주는 ‘서한강역도’에는
한반도에 낙랑군만 표시돼 있고, 87쪽의 ‘삼국정립형세도’에는 위나라가 한반도의 북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두 지도를 연결해보면
중국이 한나라 때부터 한반도 북부를 계속 지배하고 있었고 고구려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셈이 된다.
결국 일부 중국 교과서는 역사적 내용에 대한 구체적 서술 없이 특정 시점의 지도만 보여줌으로써 가뜩이나 과장된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된
것처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원 보고서는 “고려 이전의 한반도를 마치 중국이 지속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표기하고 있다”며 “중국 학생들이 한국사에 대한 구체적 이해
없이 과장된 지도의 이미지만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 권기석 기자 2005-3-7)
[중국 역사교과서 왜곡―국내 사학계 반박] “한국사 빼앗기 치밀한 역사도발”
중국의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고조선,고구려 등 한국 고대사 부분을 축소한 데 대해 한국 역사학자들은 '한국 고대사 빼앗기 작업'이 자라나는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교과서에까지 침투했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역사학자들은 "역사 자료 중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부분만
골라서 중국적 세계관으로 해석하는 태도는 역사패권주의"라고 지적했다.
◇ 중국사를 몽골사라고 할 수 있나
= 초급 중학교 실험본 역사교과서 18권이 고조선을 아예 기술하지 않은 데 대해 유용태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중국은 고조선이 중국 역사 영역 안에 포함되는 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에 따로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고조선을
중국 국경 변방에 있던 민족이나 중국 제후들이 다스리던 속국으로 보지 별개의 나라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학자들은 이런 중국의 시각에 대해 고조선은 중국과는 다른 독자적 문화권을 형성한 엄연한 독립 국가였다고 반박했다. 고조선은 한족과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지석묘와 비파형 동검에서 나타나듯 독특한 자기문화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학계에서는 고조선의 역사를 기자조선,위만조선,한사군으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체계화하며 중국사에 편입시키고 있지만,
국내 학계는
기자가 조선땅에 왔다는 사실 자체가 허구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또 조법종 우석대 사학과 교수는 논문에서 "위만정권이 한나라의
외신(外臣)으로 기록됐다 해도 이는 중국의 통치질서에 편입된 나라를 일컫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중국 교과서가 대부분 한나라 지도의 한반도 부분에 낙랑군만 표기한 데 대해 이인철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낙랑은 극히 제한적인 지역만을
지배하다가 곧 토착 세력들에 의해 축출됐다"며 "몽골족이 한때 중국을 지배한 것을 두고,
중국사가 모두 몽골사라고 한다면 중국이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 조공 책봉관계는 외교형식일 뿐
= 중국 삼국시대 지도에 한반도 북부가 위나라 영토로 그려져 있는데 대해서도 국내 학자들은 고조선에 이어
고구려사까지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여호규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는 "고구려와 부여를 지도에서 뺀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한반도 서북 지역에 낙랑군이 있었지만 나머지 압록강 중부에서 요동 동부,원산,함흥까지는 고구려의 영토였고 송화강 중류 일대는 부여
영토였다"고 말했다. 국내 학자 대부분은 고구려가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 거주하던 예맥족 집단이 모여 이룬 국가로,
기원전 2세기 후반부터는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구려가 중국에 조공하고 책봉을 받는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는 중국측 주장에
대해서는 이는 당시 동아시아의 외교 형식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고구려는 중국을 위해 세금을 낸 일이 전혀 없고,
외국정벌에 군대동원을 한 적이
없으며, 온돌 등 독자적 문화 세계를 형성하며 돌궐 및 왜 등 주변국들에 스스로 중화라고 자처했다는 것이 학자들의 의견이다.
국내 학자들은 이어 수·당과 고구려의 전쟁 부분이 빠진 데 대해 "중국은 수·당과 고구려 전쟁을 중국 내전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이 전쟁은 국초 이래 계속돼온 고구려의 대륙 진출정책이 중국의 세계정책과 충돌해 발생한 동아시아의 국제 전쟁"이라고 반박했다.
◇ 한국 영토, 한반도내로 국한 의도
= 중국 교과서들은 고조선,고구려와 달리 신라 부분을 비교적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학자들은 한국의 역사를 신라시대부터 인정하고, 한국 영토를 한반도 내로 국한시키려는 중국 학자들의 입장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여 교수는 "고구려 문제가 첨예한 역사분쟁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고구려를 중국사로 하면 한국의 큰 반발이 예상되고 기존대로 고구려를 한국사로
하자니 동북공정에 피해가 가니까 결국 언급을 하지 않고 대신 당과 가까웠던 신라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 지호일 기자 2005-3-7)
[중국 역사교과서 왜곡] 한국고대사 왜곡 내용
기존 교과서와 실험본 교과서 모두 중국과 고구려간 갈등보다 신라와의 우호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수나라가 고구려와 전쟁에서
패했다는 내용이 점차 사라지는 등 고구려의 존재 자체를 지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 연구원 보고서의 지적이다. 신라와의 관계에서는 당나라의
문화적 우위를 강조하며 신라를 선진문물의 수혜자로 묘사하고 있다.
◇ 고구려-수나라 전쟁결과 기록 안해 = 최근 출판된 역사교과서들은 3차례에 걸친 고구려-수나라 전쟁결과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2003년 인민교육출판사의 ‘중국역사 2책’에는 ‘수양제가 100만명의 노역자와 사병을 징집하여 배를 건조하고 군량을 수송해 계속해서
고려(고구려)에 대해 전쟁을 일으켰다’고만 서술돼 있을 뿐 전쟁의 결과는 나와있지 않다. 2004년 출판된 고교 교과서 ‘중국고대사’에서도
‘고려(고구려)에 세 차례 원정해 사병들의 태반이 사망했다’며 한 문장으로 전쟁을 설명했다.
실험본 교과서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져 2004년 ‘중국역사 7학년 하책’에서는 고구려 원정실패와 농민봉기 등 부정적 측면 대신에 대운하
건설과 그에 따른 남북교류 활성화, 중앙 및 지방의 관직개혁 등 수나라의 치적만을 기록했다. 고구려는 수나라 영역을 보여주는 지도에서
동돌궐,서돌궐과 함께 ‘고려’로 표시됐을 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보고서는 “자국 역사의 부정적 측면을 배제하고 긍정적 측면을 서술해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
◇ 고구려 존재 지워가나 = 2001년 중학교 ‘세계역사’에는 ‘한반도에 고구려,백제,신라라는 국가가 있었다’고 돼 있으나 2002년 발행된
‘실험본 세계역사 9학년 상책’에는 삼국에 대한 기록이 삭제됐다. 2004년 발간된 ‘실험본 중국역사 7학년 하책’에도 ‘조선반도상의 국가는
수나라,당나라와 빈번하게 왕래했다’고 적혀 있을 뿐 한반도에 고구려,백제,신라가 있었다는 서술은 보이지 않는다.
고구려의 존재를 자국 역사에서 없애려는 시도도 보인다. 1999년 발행된 교과서에 실린 당왕조의 주요 교통노선을 보여주는 지도위에는 한반도
남부에 신라,북부에 고려(고구려)가 표시됐다. 그러나 같은 내용의 지도가 2003년 ‘중국역사’와 2004년 ‘실험본 중국역사’에 실렸을 때는
고구려가 삭제됐다. 연구원 보고서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고구려의 존재를 지워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신라에 문물전파 강조 = 신라와 당나라와 관계에 대해서는 기존 교과서 대부분이 중국문화가 신라에 미친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2003년
출판된 고등학교용 ‘중국고대사’에는 ‘신라는 나라를 세우고 당나라의 제도를 채용했으며 유학을 가르쳤다. 당나라에서 차,조판인쇄술과 도자기 및
동기제작 기술을 수입했다. 성씨,복식,명절(절기),풍속 등에서 중화문화의 색채가 짙었다’고 쓰여 있다.
최치원은 중국역사 2003년 2책에서 ‘신라의 당왕조 유학생은 귀국한 뒤 당나라의 문화를 광범위하게 전파시켰는데 그 가운데 유명한 사람으로
최치원이 있다’며 앞선 중국의 문물을 전파한 인물로 설명했다.
세계 최고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대해 ‘중국고대사’ 등 일부 교과서는 이것이 측천무후 시기에 중국에서 인쇄돼 신라에 전해졌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과서는 다라니경에 쓰인 닥종이가 한국 고유의 것이라며 신라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적고 있다.
(국민일보 / 권기석 기자 2005-3-7)
동북공정 연장선…중화패권 의도된 노림수…소수민족 독립 견제 의도
중국이 새 역사교과서에서 고구려사를 빼고 발해를 당나라의 지방정부로 기술한 것은 고구려 역사의 이름표에서 한국을 지우고 중국으로 바꾸려는
의도로 ‘동북공정’과 맥을 같이한다.
학자들은 역사교과서 문제는 학술 연구 프로젝트인 동북공정 보다 상징성이나 사회구성원들의 역사인식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현저히 다르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동북공정의 연장선 = 중국은 지난해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한국 역사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의 역사 중 고구려 부분을
삭제했다. 이에대해 한국 내에서 거센 비난 여론이 일자 지난해 8월 중국은 우다웨이 아시아담당 부부장을 보내 ‘고구려사 문제의 공정한 해결 및
정치화를 방지한다’는 등의 5개항에 우리 정부와 구두로 합의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 정부는 이미 고구려 문화유적 기념우표를 발행하는 등 고구려사 왜곡은 사실상 교과서 개정만 빼고는 상당한 수준에서 진행된
상태였다. 5개항 합의 뒤 중국 중앙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고구려사에 대한 언급 등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방정부나 민간을 통한 고구려사 편입작업은
가속화돼왔다.
고구려 국내성이 위치했던 중국 지안시에서는 고구려를 중국 소수민족 정권이라는 내용을 담은 ‘지안 시민수책(市民手冊)’을 각급 호텔과 가정에
배포해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했다.
역사교과서 문제도 이처럼 중앙정부의 부담을 줄이면서 민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중국 내부에서는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구려연구재단 윤휘탁 연구위원은 “최근 고구려사 문제에 대한 중국 지방정부 차원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중앙정부가 간여하고 있을
것”이라며 “역사 교과서 개정도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다민족통일국가론에 입각
= 문제의 역사교과서는 중국이 세계 역사의 중심에 있었고 다른 국가 역사에 비해 우수하다는 ‘중화주의’ 관점으로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한국의 독자적 역사를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문물 전달과 전쟁 지원 부분만 다루고 있다. 이는 중국은
시혜자, 한국은 수혜자라른 편향된 의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영순 교수는 “중국 교과서는 한국의 고대사는 거의 싣지 않고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에 중국이 끊임없이 개입한 부분만
서술하고 있다”며 “중국 학생들은 한반도가 독립된 국가를 이루지 못한채 중국의 지속적 영향 아래 있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 교과서는 또 다민족통일국가론에 입각해 과거 중국사로 다루지 않았던 몽골과 한국 역사까지 중국사로 편입하고 있다. 이는 개방화 정책
이후 불거지고 있는 여러 민족들의 자결 요구를 무마하기 위한 의도도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윤 연구위원은 “중국정부는 동북지역 경제개발을 위한
동북진흥전략으로 소수민족의 소외감을 약화시키는 한편 소수민족의 언어와 역사 등에 대한 말살 정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한국과 영토분쟁 소지가 있는 고구려의 언급을 최소화하고 발해를 자국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 데 대해 한반도 통일 이후 영토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일련의 계획 중 일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학자들은 중국이 ‘서북대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티벳을 자국으로 편입시킨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역사교과서 문제도 단순히 치부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 한장희 강주화 기자 2005-3-6)
‘실험본’교과서 대부분 고구려사 아예 삭제…시대별 왜곡내용 및 문제점

초급중학교 실험본 역사교과서 18권은 고구려 역사를 삭제하다보니 당연히 고려도 다루지 않았다. ‘고구려’나 ‘고려’를 모두 ‘고려’로
부르는 마당에 고려왕조를 부각시키면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실험본 교과서 18권을 올 9월부터 사라지게 되는 기존 교과서 6권과 비교하며 분석했다.
고급중학교 기존 역사교과서
14권도 비교용 자료로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고급중학교 역사교과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실험본이 배포된 상태로 오는 2007년 개정작업이
완결될 예정이다.
◇ 고조선 = 초급중학교 실험본 역사교과서 18권은 고조선을 아예 기술하지 않았다.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가 펴낸 7학년(중학교 1학년 해당) ‘역사’ 상권 72쪽 진나라 시대 지도에 ‘조선’이 표기되긴 했지만,
인민교육출판사의
7학년 ‘중국역사’ 60쪽 진나라 시대 지도에는 한반도가 아예 그려지지 않았다.
2001년 이전에 만들어진 초·고급중학교 역사교과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991년 초판이 발행된 상하이교육출판사 7학년 1학기
‘역사’에서 “중화민족의 종이제조술이 조선 일본 아랍 유럽 등에 전해져 세계 문명에 위대한 공헌을 했다”며 간접적으로 고조선을 거론한 게
유일하다.
한나라 시대로 내려오면 모든 교과서가 한반도에 ‘낙랑군’만 표기된 지도를 싣고 있다. 낙랑군은 한나라가 기원전 108년 한반도 서북쪽에
세웠다는 ‘한4군’ 중 하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보고서는 “이런 교과서로 배운 중국 중학생들은 한반도에 고조선이란 고대국가가 있었음을 모른 채
한나라 시대까지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고구려 = 기존 초급중학교 역사교과서들은 대부분 ‘한반도에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이 있었다’는 기본적 사실은 간략하게나마 기술했다.
상하이교육출판사 7학년 1학기 ‘역사’는 “수 양제가 세차례 고려(고구려)를 공격하는 전쟁을 일으켜 인민을 극심한 어려움으로 내몰아 농민 봉기가
발생했다…”고 수나라와 고구려의 전쟁을 비교적 상세히 다루며 각주에서 “조선에는 고려(고구려) 신라 백제의 삼국이 있었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현재 실험본 교과서에선 고구려와 수나라의 전쟁을 비롯해 고구려 관련 내용이 대부분 삭제됐다. 인민교육출판사 7학년 ‘중국역사’ 상권
105쪽의 중국 삼국시대 지도는 한반도 북부가 위나라 영토로 그려져 있고,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 7학년 ‘역사’ 상권의 같은 시기 지도도
마찬가지다. 두 출판사 모두 수나라 시대에 와서야 한반도 위치에 ‘고려(고구려)’라고 표기된 지도를 싣고 있지만 본문에는 고구려와 관련된 기술이
한 줄도 없다.
인민교육출판사는 대신 교사용 지도서에 “수 양제는 공명욕만 앞세워 세차례 고려와 전쟁을 했다”고 기술했다. 교사용 지도서에는 수나라와
고구려의 전쟁을 수록하고 학생들이 보는 교과서에선 삭제한 것이다.
◇ 신라 = 고구려와 달리 신라는 당나라와의 우호관계에 초점을 맞춰 비교적 상세히 서술돼 있다. 중국의 제도와 문화가 신라에 미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것이다.
인민교육출판사의 7학년 ‘중국역사’ 하권에는 과거제와 관련해 ‘당 왕조의 과거제는 당시 이웃나라에 영향을 줘 신라 일본에서 모두
과거시험으로 관리를 선발했다. 신라의 유명한 문학가 최치원은 당나라 때 신라인으로서 장안(長安)에서 진사가 된 출중한 사람이다’라고 기술됐다.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의 7학년 ‘역사’ 하권은 “당나라 정부가 전문적으로 신라 객상(客商)을 접대하려고 사용한 신라관이 유명했다”는 내용을
자세히 다뤘다. 인민교육출판사 9학년 ‘세계역사’ 상권에서는 불교가 중국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래됐다는 대목이 소개됐다.
◇ 발해 = 실험본 초급중학교 역사교과서는 분량이 옛 교과서보다 줄었는데도 발해만큼은 상당히 비중있게 취급됐다.
현재 중국 영토 안에 있는 모든
민족의 역사는 중국사에 포함된다는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에 입각해 발해를 말갈족이 세운 당나라 지방정부로 기술한 것이다.
인민교육출판사 7학년 ‘중국역사’ 하권 25쪽 ‘당 왕조 후기 강역과 변강 각 민족 분포’란 지도는 발해가 당나라의 동북 영토 안에 있었던
것으로 표기했다. 또 “발해의 도성 상경은 당나라 수도 장안을 모방해 건설됐고,
발해는 당 왕조의 제도를 모방해 지방마다
부(府),주(州),현(縣)을 설치했다…”며 발해가 당나라 영역 안에 있던 지방정부임을 강조했다.
이 출판사의 교사용 지도서는 “7세기 말에 말갈족 일파인 ‘속말말갈’이 송화강 및 흑룡강 유역을 통일하니 당 현종이 그 수령을
도독(都督)으로 삼아 발해군왕에 책봉했다”고 기술하며 이를 근거로 학생들에게 중국이 통일적 다민족 국가임을 설명토록 했다.
실험본이 아닌 상하이교육출판사 7학년 1학기 ‘역사’도 “말갈인의 수령 대조영이 당 왕조에 귀순하고 아들을 장안에 보내 공부시켰다. 당
현종은 대조영을 발해도독부 도독으로 봉했다”고 적고 있다.
◇ 고려 = 직접적으로 고려를 다룬 교과서는 하나도 없다. 인민교육출판사의 7학년 ‘중국역사’ 하권 54쪽 원나라 시대 지도에도 한반도에 고려가
표기돼 있지 않다. 기존 교과서에 “936년 왕건이 조선반도를 통일하고 국호를 고려로 고쳤다”는 식으로 간단히 서술됐던 내용조차 실험본 교과서엔
없다. 보고서는 “중국에서는 고구려와 고려를 모두 ‘고려’로 부른다”며 “교과서의 고구려 이미지를 약화시켜 가는 마당에 고려왕조를 부각시키면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조선 = 상하이교육출판사 9학년 1학기 ‘역사’는 ‘고대중조문화교류’란 항목에서 “15세기 중엽 조선인들은 한자(漢字)에 근거해
이두(吏讀)와 언문(諺文)을 창조했다. 한자는 지금까지 조선반도 주민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고 기술했다. 통일신라시대에 표기법이 완성된 이두를
15세기 창조물로 잘못 전달하면서 한글의 창제 당시 명칭인 ‘훈민정음’ 대신 한자보다 한글을 낮춰 부르는 ‘언문’으로 표기한 것이다.
(국민일보 / 강주화 기자 20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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